[클래식비즈 박정옥 기자] “코리안심포니가 지닌 음악성은 마치 고철에서 황금을 잉태하는 연금술처럼 내게 비범한 영감을 불러일으켰다. 코리안심포니의 가족이 돼 이 놀라운 혈통을 이어나갈 수 있게 된 것을 진심으로 영광스럽게 생각하며, 악단이 지닌 음악적 자산에 강력한 색채를 더해 국제적인 명성을 얻게 하는 것이 목표다.”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제7대 예술감독으로 선임된 다비트 라일란트(42)가 코리안심포니의 강점으로 ‘개방성’을 꼽으며 따뜻한 리더십으로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코리안심포니는 “벨기에 출신의 다비트 라일란트를 새 예술감독으로 임명한다”라며 “임기는 내년 1월부터 3년간이다”라고 1일 밝혔다. 코리안심포니는 지난해 6월 음악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예술감독추천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추천위는 1차 후보군으로 국내외 지휘자 30명을 검토해 3차에 걸쳐 7명의 후보자로 압축했다. 이 중 복수 추천해 이사회에서 라일란트를 최종 선임했고 문화체육관광부의 보고로 확정했다.
라일란트는 벨기에 출신으로 브뤼셀 왕립음악원과 파리 에콜 노르말 음악원,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에서 지휘와 작곡을 전공했다. 런던 계몽시대 오케스트라 부지휘자로 활동하며 사이먼 래틀, 마크 엘더, 블라디미르 유로프스키, 로저 노링턴과 긴밀한 협력을 이어왔으며, 모차르트 레퍼토리에 있어서는 니콜라우스 아르농쿠르에게 큰 영향을 받았다.
2018년부터 프랑스 메스 국립오케스트라와 스위스 로잔 신포니에타의 음악감독을 맡고 있으며, 독일 뮌헨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객원 수석지휘자로도 활동하고 있다. 또한 뒤셀도르프 심포니 오케스트라에서는 ‘슈만 게스트’라는 명예 칭호를 수여받아 왕성한 객원 지휘를 펼치고 있다.
이 밖에도 베를린 콘체르트하우스 오케스트라, 뮌헨 라디오 오케스트라, 파리 체임버 오케스트라, 릴 국립오케스트라, 툴루즈 카피톨 국립 오케스트라, 교토 심포니 오케스트라, 도쿄 메트로폴리탄 심포니 오케스트라 등 세계 유수의 오케스트라에서 관현악과 오페라를 아우르는 다채로운 레퍼토리로 관객을 만나오고 있다.
특히 베를리오즈, 드뷔시, 라벨에 이르는 프랑스 음악과 슈만, 슈트라우스로 대표되는 독일 낭만 음악 등 폭넓은 레퍼토리를 자랑하며 무엇보다 모차르트 음악 해석에 대한 명성이 높다.
라일란트는 2018년 오페라 ‘코지 판 투테’, 2019년 국내 초연 오페라 ‘마하고니 도시의 번영과 몰락’, 2021년 ‘교향악축제’로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와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코리안심포니는 그와 세 차례 조우하며 오케스트라의 잠재력을 폭발시킬 음악적 리더십을 확인했다. 특히 완성도 높은 음악에 대한 열정과 소통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또한 매 공연마다 관객의 열렬한 호응을 이끌어내 코리안심포니가 더욱 국민적 사랑을 받는 악단으로 도약하는 데에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는 프로그램에 있어 전통적인 관현악 레퍼토리는 물론 베를리오즈, R. 슈트라우스, 라벨, 모차르트, 하이든처럼 대조적인 세계관을 가진 작곡가를 제시해 한국 관객들의 감상 경험을 확장할 계획이다. 또한 한국 작곡가의 작품을 세계에 알리는 데도 앞장선다. 코리안심포니의 ‘작곡가 아틀리에’에서 창작된 작품을 연 2회 이상 초연하는 등 한국의 숨겨진 작곡가와 젊은 작곡가 발굴에 적극적으로 나선다.
박선희 코리안심포니 대표이사는 “라일란트가 지닌 따뜻한 리더십과 ‘프랑스와 독일’ 두 문화를 아우르는 음악적 DNA는 우리와 가장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확신이 들었다”며 “무엇보다 현재 유럽과 아시아에서 가장 뜨거운 러브콜을 받는 지휘자로서 코리안심포니를 한 단계 성장시키며 단체의 새로운 역사를 여는 적임자로 낙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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