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휘자 진솔이 이끌고 있는 클래식 음악 전문 연주단체 ‘아르티제’는 오는 6월 12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모차르트 레퀴엠’을 공연한다. ⓒ아르티제 제공
[클래식비즈 박정옥 기자] 지휘자 진솔을 중심으로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아르티제’가 모차르트·베르디·드보르자크·포레·브람스·베를리오즈 등 세상의 모든 레퀴엠을 차례대로 연주하는 프로젝트에 돌입한다. 그 첫 무대로 오는 6월 12일(수) 오후 7시 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모차르트 레퀴엠’을 공연한다.
아르티제(Artisee)는 지난 2012년 창단된 클래식 음악 전문 연주단체다. 2014년 첫 정기 연주회를 시작으로 실내악 연주에 특화된 ‘앙상블 아르티제(Artisee E)’, 수평적 소통 구조의 독일식 챔버 오케스트라를 표방한 ‘아르티제 캄머오케스터(Artisee K)’, 그리고 구스타프 말러의 음악을 사랑하는 음악인들을 모아 말러의 교향곡 전곡을 연주하기 위해 결성한 ‘아르티제 딜라이트(Artisee D) 말러리안’ 등 다양한 형태의 참신한 기획으로 끊임없이 새로운 도전을 선보이고 있다.
첫 정기 연주회 이후 10주년을 맞이한 아르티제는 2024년 ‘아르티제 레퀴엠 시리즈’를 새롭게 시작한다. 레퀴엠(Requiem)은 라틴어로 안식을 의미하며, 클래식 음악에서는 죽은 이의 영혼이 마침내 평안을 찾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긴 음악을 의미한다.
레퀴엠은 장례를 위해 미사에서 연주되는 음악인 만큼 종교적 색채가 강할 것 같지만, 죽은 이를 위로하기 위한 음악적 특성 때문인지 현대에 들어서는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게임 등에서도 BGM으로 활용되면서 대중들에게 감동을 전하고 있다.
레퀴엠은 중세 시대부터 발전해 모차르트, 베르디, 드보르자크 등 다양한 작곡가들의 레퀴엠이 존재하는데, 그중 가장 대중적으로 유명한 작품은 모차르트의 레퀴엠(K.626)이다. 이 작품은 모차르트의 유작이자 인류에게 남겨진 걸작으로 평가되고 있는데, 모차르트는 이 곡을 쓰는 내내 자신의 죽음을 예견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자신이 떠난 이후에도 누군가의 손에 의해 작품이 완성될 수 있도록 수많은 지시 사항을 악보에 남겼고, 결국 모차르트 사후 그의 제자인 프란츠 쥐스마이어가 이 작품을 마무리했다.
비록 모차르트는 이 작품의 완성을 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지만, 모차르트의 레퀴엠은 목소리와 기악의 조화로움이 주는 입체적인 선율과 관악기의 풍부한 울림이 특징이다. 이러한 특징들이 바로크 시대의 엄격함과 결합해 있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음악 양식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모차르트의 레퀴엠이 연주되는 이번 무대에서는 최근 도전적인 예술가로 인정받아 홍진기 창조인상 문화예술 부문을 수상한 지휘자 진솔이 지휘봉을 든다.
예원학교·서울예고·서울대학교·독일 베를린 한스아이슬러 음악대학을 졸업한 소프라노 이해원,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하고 독일 카를스루에 국립음대에 재학 중인 알토 정주연, 캐나다 몬트리올 국제콩쿠르 1위·노르웨이 퀸소냐 국제콩쿠르 1위·이탈리아 알카모 국제콩쿠르 1위·독일 데뷔 콩쿠르 2위 등 다양한 콩쿠르에 입상하며 유럽을 중심으로 활약 중인 테너 박승주, 현재 프랑스 로렌국립오페라의 동양인 최초 베이스 전속단원으로 활약하며 유럽 무대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베이스 김용이 솔리스트로 출연한다.
또한 아르티제 캄머오케스터(악장 이근화·비올라 수석 노원빈·첼로 수석 박건우·타악기 수석 김범태), 아르티제 콰이어 등 70여명이 함께 무대에 오른다.
이번 공연에는 모차르트의 레퀴엠뿐만 아니라 카를 필리프 에마누엘 바흐의 플루트 협주곡도 연주한다. 플루트 분야 최고 권위 상인 뉴욕 레스피기상 수상자이자 이탈리아 베로나의 에바리스토 펠리체 달라바코 콘서바토리 최연소 교수
겸 이탈리아 트렌토의 프란체스코 안토니오 본포르티 콘서바토리 교수로 재직 중인 플루티스트 토마소 벤치올리니가 협연한다.
우리에게 익숙한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의 셋째 아들인 카를 필리프 에마누엘 바흐가 작곡한 플루트 협주곡은 플루트의 생기 있는 음색이 특징이다. 아르티제는 인간이 느끼는 활력을 표현하는 듯한 이 플루트 협주곡을 모차르트 레퀴엠 이전에 연주함으로써, 떠난 이를 기리고 남은 이들을 위로하는 레퀴엠이 더욱 감동적인 반전을 선사하길 바라며 이번 프로그램에 포함했다.
지휘자 진솔은 “이번 무대를 시작으로 아르티제는 베르디, 드보르자크, 포레, 브람스, 베를리오즈 등 다양한 작곡가들의 레퀴엠을 하나씩 선보일 예정이다”라며 “위령곡, 위혼곡, 진혼곡, 진혼 미사곡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며 사람의 영혼을 위로하는 레퀴엠을 호국보훈의 달인 6월에 무대에 올려 의미가 깊다. 관객 여러분께 음악을 통해 위로와 평안을 전하고 싶다”고 연주회 개최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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