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노·허진아·김세린·성승욱...성악 드림팀이 부르는 ‘한여름의 메시아’

서울시합창단 8월 8·9일 헨델의 메시아 공연
데이비드이 지휘...120분 압축된 형태로 선사

박정옥 기자 승인 2024.07.08 10:15 의견 0
서울시합창단은 오는 8월 8일과 9일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헨델의 오라토리오 ‘메시아’를 무대에 올린다. 소프라노 허진아(소프라노), 메조소프라노 김세린, 테너 존노, 바리톤 성승욱(왼쪽부터)이 출연한다. ⓒ세종문화회관 제공


[클래식비즈 박정옥 기자] 존노(테너), 허진아(소프라노), 김세린(메조소프라노), 성승욱(바리톤)의 성악 드림팀이 ‘한여름의 메시아’를 선사한다.

세종문화회관 서울시합창단은 오는 8월 8일(목)과 9일(금)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헨델의 오라토리오 ‘메시아’를 무대에 올린다. 이번 공연은 데이비드 이(서울시립교향악단 부지휘자)가 지휘봉을 잡고 카메라타 안티콰 서울이 함께한다.

헨델의 오라토리오 작품 중 가장 유명한 ‘메시아’는 1742년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초연된 후 크리스마스 시즌에 세계 곳곳에서 연주되는 스테디셀러다. 이번 공연은 전곡 연주가 아닌 이야기 흐름에 맞게 발췌해 120분 내외로 압축된 형태로 연주된다. 크리스마스 시즌에 많이 연주되는 음악을 한 여름에 감상하는 것이 이번 공연의 이색적인 특징이다.

지휘를 맡은 데이비드 이는 어린 시절부터 ‘메시아’를 자주 감상하고 합창·오케스트라 단원으로도 공연에 직접 참여한 적이 있었다고 한다. 데이비드 이는 “메시아는 음악가로서 정말 사랑하는 작품 중 하나다. 특히 합창단 지휘로 메시아를 무대 위에 올리는 것은 처음이라 매우 설레고 기대된다. 메시아라는 작품이 가진 드라마틱한 서사를 바로크 음악 특유의 생생한 에너지를 통해 표현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한여름의 메시아’는 독창자를 선발하기 위한 오디션을 개최해 국내 최고 성악가들과 함께 공연을 올린다. 소프라노 허진아, 메조소프라노 김세린, 테너 존노, 바리톤 성승욱으로 지난 5월 동영상 심사(1차)와 대면 실기오디션(2차)을 통해 발탁했다.

소프라노 허진아(서울시합창단 부수석 단원)는 뛰어난 기량으로 2022년 ‘메시아’ 무대에서 큰 호응을 얻었고, 안정적인 표현력의 메조소프라노 김세린(국립오페라단 솔리스트)은 오페라와 독창자로 활발하게 활동 중인 젊은 음악가다. 바리톤 성승욱은 오페라와 솔리스트로 많은 경험을 가진 베테랑 성악가다.

여러 장르를 완벽하게 소화하며 ‘천재 테너’라는 수식어를 얻는 존노는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메시아’ 무대에 선다. 존노는 “미국에서는 ‘메시아’를 많이 연주했고, 작품 자체가 대중들에게 굉장히 친근한 것에 비해 한국에서는 그렇지 않은 것 같아서 늘 아쉬웠다. 그 아쉬움을 연말에 제가 서는 무대에서 아리아를 부르는 것으로 대신 했었는데 우연한 기회에 오디션 공고를 보고 망설임 없이 지원했다. 큰 영광이다. 많은 분들이 ‘메시아’를 경험했으면 좋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예술감독을 맡은 박종원 서울시합창단장은 “헨델의 ‘메시아’를 예술작품으로서의 가치와 음악적 완성도에 집중했다. 젊은 오케스트라 지휘자, 그것도 작품에 대한 애정이 깊은 데이비드 이의 해석력을 바탕으로 기량이 뛰어난 독창자들, 그리고 우리 단원들이 함께 펼칠 무대가 무척이나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한 “서울시합창단이 추구하는 합창은 예술적 경지를 잘 표현하는 것, 우리가 느낀 감동의 메아리를 공유하는 것이다. 그것이 음악의 본질이라고 생각한다. 이번에 모인 ‘메시아’ 드림팀 연주를 통해 관객들에게 가슴이 뜨거워지는 경험을 선물하고 싶다”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연주되는 ‘메시아’는 3주 만에 작곡된 최고의 걸작으로 하이든 ‘천지창조’, 멘델스존 ‘엘리아’와 더불어 세계 3대 오라토리오로 손꼽힌다. 내용은 성경에서 모티브를 얻었지만 ‘메시아’는 교회 연주 목적이 아니라 바로크 시대 극장에 올리기 위해 쓴 대중성이 짙은 작품이다. 헨델은 오라토리오를 통해 기독교적인 교회나 구원사상보다는 오페라 같은 극적 흥미를 추구하고 있어서 변형된 오페라 또는 종교적 오페라로 보아도 무리는 아니다. 일반적으로 오페라는 음악적 구성이나 소재에서 무대 예술이 갖추어야 하는 연기, 의상, 무대, 장치 등에 따라서 제한된 표현이 불가하였으나 오라토리오는 다른 음악 분야와 마찬가지로 자유로운 음악 표현이 가능해 내면적인 세계를 마음껏 펼칠 수가 있었다.

헨델 ‘메시아’는 작곡 당시 영국의 시대적 상황과 적절하게 맞물려 정치적, 사회적 특성을 반영한 시사성 높은 사안들을 구약의 일화와 비유하여 사회적 긴장을 예술로 용해시키는 효과를 발휘하였기에 통치자들의 유용한 통치 도구로 이용됐다. 따라서 영국 청중들에게는 오페라보다 더 많은 인기를 누리게 되었고, 영국 음악계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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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아’는 예배 음악이 아닌 극장 음악이었으며, 초연도 극장에서 이루어졌다. 헨델의 다른 오라토리오에 비할 때 합창 오페라, 합창 칸타타, 합창 드라마 중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예외적인 특징을 가진다. 즉 ‘메시아’는 극적인 효과가 풍부하지만 다른 오라토리오들처럼 줄거리나 구체적 등장인물이 등장하지 않으며, 종교적인 테마 들의 연결로 전체적인 구성을 이끌어내는 통일성을 제공한다. 헨델의 음악적 우수성을 잘 보여주고 있는 ‘메시아’는 헨델의 위대한 음악정신을 담고 있는 대표적 작품으로 이 시대의 위대한 음악적 유산이다.

서울시합창단 ‘한여름의 메시아’는 전석 5만원으로 각 예매처 및 세종문화회관 홈페이지, 전화를 통해 예매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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