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비즈 김일환 기자] “베토벤은 가장 존경하는 작곡가며 평생에 걸쳐 가장 오랫동안 연구해 온 인물입니다.”
캐나다 출신의 바이올리니스트 제임스 에네스는 늘 입버릇처럼 이렇게 말한다. 한국 첫 리사이틀 프로그램도 당연히 베토벤을 선택했다. 오는 11월 12일(화) 부천아트센터에서 열린다.
그는 “베토벤의 위대함을 각인시키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며 독주회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오롯이 베토벤에만 집중하는 시간을 준비했다. 바이올린 소나타 1번, 5번 ‘봄’, 9번 ‘크로이처’를 연주한다. 2019년과 2020년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앨범을 통해 한국 팬들을 만났던 그의 음악을 현장에서 직접 만나는 특별한 순간이다.
그는 “10개의 소나타 중 제가 고른 세 곡은 베토벤 소나타 전체를 아우르는 작품이다”라며 “공연 후 관객들이 나머지 7개의 곡도 탐구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에네스는 ‘에네스 콰르텟’의 수장으로 지난 2016년 리처드 용재 오닐과 함께 한국을 처음 방문했다. 그 때도 베토벤의 작품을 선택했는데 현악 사중주 사이클의 탁월한 연주력으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또한 2018년과 2022년 서울시향과 협연해 호평을 받았다.
그는 올해도 25년 동고동락한 명기 스트라디바리우스 ‘엑스-마르시크(EX-Marsick)’와 함께 한다. 벨기에 바이올리니스트이자 교육자인 마르틴 피에르 마르시크(1847~1924)가 생전 연주한 악기다. 에네스는 “악기 마르시크로 인해 더 나은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음악가가 됐다”라고 말한 만큼, 약 300년 된 바이올린이 뿜어내는 품격 있는 이야기가 기대된다.
이번 시즌 한국을 포함해 미국, 영국, 노르웨이 등에서 케미를 맞추고 있는 오래된 절친 피아니스트 오리온 와이스와 호흡을 맞춘다.
● 올해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 바이올린 입상자 콘서트
제임스 에네스 리사이틀과 함께 부천아트센터의 11월 프로그램 역시 엑설런트하다. 먼저 2024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 바이올린 부문 입상자들의 첫 콘서트가 10일(일) 열린다.
이번 윤이상콩쿠르에는 총 26개국 140명의 참가자가 지원해 지난 8월 10개국 24명의 본선 경연자가 선정됐다. 이들은 2일 참가자 현장 등록을 시작으로 1·2차 본선을 거쳐 9일 결선무대를 갖는다. 1위부터 3위까지 영예의 수상을 안은 입상자들의 첫 콘서트가 10일 열리는 것.
윤이상콩쿠르는 한국 출신의 세계적 작곡가 윤이상(1917~1995)을 기리며 지난 2023년부터 시작된 콩쿠르로, 2006년 한국에서 최초로 유네스코 산하 기구인 국제콩쿠르세계연맹(WFIMC)에 의해 회원 자격을 승인받았다.
● 양성원·엔리코 파체·이지윤의 환상조합이 선사하는 ‘올 브람스’
첼리스트 양성원과 피아니스트 엔리코 파체는 ‘짝꿍’이다. 서로를 “음악적인 상상력과 깊이를 끌어낼 수 있는 최고의 파트너”로 부르는 명콤비다. 이지윤은 유리 천장을 깬 바이올리니스트다. 45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독일 베를린슈타츠카펠레의 최초 여성악장이자 종신악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들 세 사람이 24일(일) ‘올 브람스(All Brahms)’라는 타이틀로 합을 맞춘다.
10년 전 양성원과 엔리코 파체의 호흡으로 완성된 브람스의 ‘첼로 소나타 1번’과 슈만의 아내인 클라라가 지극히 사랑한 브람스의 ‘바이올린 소나타 1번’이 1부를 장식한다. 2부에서는 브람스가 말년에 개정한 걸작 ‘피아노 3중주 1번 B장조’를 세 아티스트의 하모니로 콘서트홀을 가득 메운다.
색소포니스트 브랜든 최와 카운터테너 이동규 등이 인기리에 진행 중인 ‘브랜든 최의 요즘 클래식 Ⅲ- 피아니스트 윤아인’이 7일(목) 소공연장에서 펼쳐진다. 이 시대 최고의 여류 피아니스트 엘리소 비르살라제에게 사사 받으며 러시아 피아니즘을 계승하고 있는 뛰어난 연주력의 소유자 윤아인의 모든 것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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