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 첼로 소나타 5곡·변주곡 3곡 단 하루에 완주...김민지의 뉴 챌린지
‘독주악기 첼로’로의 진화과정 한눈에 감상
원재연의 피아노와 호흡 맞춰 고밀도 공연
김일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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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5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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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비즈 김일환 기자] 베토벤은 모두 5개의 첼로 소나타를 남겼다. 1번 F장조(Op.5 No.1), 2번 G장조(Op.5 No.2), 3번 A장조(Op.69), 4번 C장조(Op.102 No.1), 5번 D장조(Op.102 No.2)다. ‘첼로의 신약성서’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음악적으로나 역사적으로 중요한 작품들이다. 특히 첼로 소나타 3번은 첼로와 피아노 두 악기에 동등한 중요성을 부여한 역사상 최초의 첼로 소나타로 인정받고 있다.
베토벤은 또한 3개의 첼로 변주곡을 만들었다. <모차르트 오페라 ‘마술피리’ 중 ‘사랑을 느끼는 남자들은’ 주제에 의한 7개의 변주곡(WoO.46)> <헨델 오라토리오 ‘유다스 마카베우스’ 중 ‘보아라 용사 돌아온다’ 주제에 의한 12개의 변주곡(WoO.45)> <모차르트 오페라 ‘마술피리’ 중 ‘소녀 혹은 귀여운 아내를’ 주제에 의한 12개의 변주곡(Op.66)>이다.
독보적인 첼로 실력을 선보이고 있는 한국 대표 첼리스트 김민지가 베토벤의 첼로 소나타 5곡과 첼로 변주곡 3곡을 하루에 완주하는 리사이틀을 연다. 오는 12월 12일(목) 오후 7시 30분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이다.
첼로의 감미로움을 돋보이게 하는 현란한 테크닉을 가진 아티스트로 평가받고 있는 김민지는 그동안 도전적인 행보를 보여줬다. 2021년 카를 필리프 에마누엘 바흐(C.P.E 바흐)의 첼로 협주곡 전곡(1~3번) 연주, 2022년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J.S. 바흐)의 무반주 첼로모음곡 전곡(1번~6번) 연주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전곡연주 챌린지의 범위를 넓혀 김민지는 약 2년 만에 베토벤 첼로 소나타 전곡 연주를 꺼내 들었다.
유수의 국제무대 및 독주와 실내악 무대, 오케스트라 솔리스트 등 여러 연주를 통해 다양한 레퍼토리를 선서하고 있는 김민지는 2021년 20세기 첼로 작품 네 곡(굴다, 카잘스, 카사도, 힌데미트)을 모아 첫 정규 음반을 발매했다.
이번 독주회는 주목받지 못했던 단순한 저음 악기였던 첼로를 독주 악기의 위치로 올려놓은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는 베토벤의 걸작 첼로 소나타 5곡 전곡과 3개의 베리에이션을 단 하루 만에 선보이는 무대다.
반주악기에서 독주악기로서의 지위를 확보하게 된 첼로의 위치와 피아노와의 밸런스가 어떻게 변화되어 가는지, 더 나아가 베토벤의 초기 음악부터 중기를 거쳐 후기까지 베토벤의 음악 인생 전반을 한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무대다.
든든한 파트너가 함께 한다. 부조니 국제 콩쿠르 준우승 후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피아니스트 원재연이 호흡을 맞춰 더욱 더 밀도 높고 짜임새 있는 공연을 선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2003년 미국 아스트랄 아티스트 내셔널 오디션에서 우승하며 미국 무대에 데뷔한 김민지는 한국예술종합학교, 뉴잉글랜드 음악원, 프랑스 툴루즈 음악원에서 수학했다. 동아, 중앙, 한국, 조선일보 콩쿠르에서 모두 1위를 입상한 그는 허드슨 밸리 현악 콩쿠르, HAMS 국제 첼로 콩쿠르, 어빙 클라인 국제 현악 콩쿠르 등에서도 모두 1위를 차지했다.
로린 마젤이 이끄는 스페인 레이나 소피아 오케스트라에서 아시아 최초로 첼로 부수석을 역임했다. 현재 서울대 음대 교수로 재직하며 덕수궁 석조전 음악회 음악감독과 여수 에코 국제 음악제 예술감독, 첼리스타 첼로 앙상블 수석 멤버로 활동하고 있다.
/kim67@classicbiz.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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