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합창단은 오는 4월 15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제201회 정기연주회로 낭만주의 거장의 합창음악Ⅰ ‘테 데움’을 개최한다. ⓒ국립합창단 제공
[클래식비즈 민은기 기자] 안토닌 드보르자크, 에드워드 엘가, 안톤 브루크너는 낭만주의 시대를 대표하는 거장들이다. 그들이 작곡한 ‘테 데움(Te Deum)’을 한 무대에서 선보여, 각 작곡가가 이 곡을 어떻게 해석하고 음악적으로 풀어냈는지를 비교 감상할 수 있는 특별한 공연이 열린다.
국립합창단은 오는 4월 15일(화) 오후 7시 30분 롯데콘서트홀에서 제201회 정기연주회로 낭만주의 거장의 합창음악Ⅰ ‘테 데움’을 개최한다.
‘테 데움’은 가톨릭교회의 전통적 라틴어 기도문으로, 원래는 하느님의 영광을 찬미하는 아침기도였다. 많은 작곡가들이 이 가사를 기본으로 축일이나 대관식 등 국가적인 축하 행사에서 자주 연주되는 합창곡으로 만들었다.
● 보헤미안 정서와 장엄한 오케스트라의 조화, 드보르자크의 ‘테 데움’
체코 출신의 낭만주의 작곡가 드보르자크는 민속적 요소와 고전적 구조를 조화롭게 융합하는 음악적 특징을 지니고 있다. 그의 ‘테 데움’은 1892년에 작곡된 작품으로, 오케스트라와 합창이 긴밀하게 결합된 강렬한 음악적 구조를 갖추고 있다.
드보르자크는 이 곡을 통해 전통적인 유럽 교회 음악 양식과 자신의 독창적인 민속 선율을 결합했으며, 기존의 종교 음악과는 차별화된 웅장하고 인상적인 표현을 시도했다. 또한 힘 있고 화려한 오케스트라와 역동적인 합창이 돋보인다. 브루크너의 장엄함과 엘가의 서정성을 모두 아우르면서도, 드보르자크 특유의 보헤미안 정서가 곳곳에 스며들어 있어 더욱 극적인 인상을 남긴다.
특히 두드러지는 리드미컬한 전개와 강렬한 금관악기의 사용이 곡 전체에 활력 을 불어넣으며, 풍부한 다이내믹의 변화와 대조적인 성부 진행은 긴장감과 해소를 반복하며 청중의 몰입도를 극대화한다. 또한 선율적인 라인 속에서도 드보르자크는 특유의 민속적 색채가 배어 있어, 웅장하면서도 따뜻한 감성을 동시에 전달한다.
마지막 부분에서는 장대한 코랄과 오케스트라의 결합이 극적인 클라이맥스를 형성하며, 특히 금관악기와 타악기의 강렬한 사용이 인상적인 피날레를 만들어낸다. 이를 통해 드보르자크는 희망과 승리의 감정을 극대화하며, 곡 전체를 마무리하는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소프라노 김방술과 바리톤 안대현이 솔리스트로 나선다.
● 장엄함과 서정, 두 얼굴의 감동을 전하다...엘가의 ‘테 데움과 베네딕투스’
영국을 대표하는 낭만주의 작곡가 엘가는 대규모 합창과 오케스트라를 활용한 장대한 작품들로 잘 알려져 있다. 1897년에 작곡된 ‘테 데움과 베네딕투스’는 엘가 특유의 서정성과 웅장함이 조화를 이루며, 두 개의 상반된 악장을 통해 깊은 울림을 전한다.
첫 번째 악장인 ‘테 데움’은 밝고 힘찬 분위기로 시작한다. 관현악의 강렬한 울림과 합창의 힘이 어우러져 장중한 분위기를 형성하며, 활기찬 리듬과 역동적인 전개는 영국적인 기품과 에너지를 생생하게 드러낸다. 고전적인 대위법적 기법과 현대적인 색채가 조화를 이루며, 엘가만의 정교한 작곡 역량이 엿보인다.
반면 두 번째 악장 ‘베네딕투스’는 한층 더 부드럽고 서정적인 분위기로 전환된다. 목관악기의 섬세한 반주 위에 잔잔한 선율이 흐르며, 고요하고 따뜻한 감동을 자아낸다.
앞선 악장의 장엄함과 뚜렷한 대조를 이루면서도, 작품 전체의 균형감과 서사적 깊이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이 작품은 브루크너의 장중함이나 드보르자크의 민속적 색채와는 또 다른 독창적인 매력을 지닌다. 화려하면서도 절제된 감성을 담아내며, 정교한 화성 진행과 절묘한 악기 편성으로 완성도를 높인다. 낭만주의적 감성과 영국 합창 음악의 전통이 어우러진 이 곡은, 엘가가 지닌 음악적 독창성과 깊이를 여실히 보여준다. 양하영이 오르간 연주를 맡고, 국내 초연이다.
● 신성함과 승리의 서사, 브루크너의 ‘테 데움’
19세기 오스트리아의 대표적인 작곡가인 브루크너는 그의 음악에서 강렬한 화 성과 장대한 구조를 강조했다. 그는 후기 낭만주의 음악의 거장으로서, 독창적 인 화성 진행과 심오한 표현력을 통해 깊은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작품들을 남 겼다. 1884년에 완성된 ‘테 데움’은 그의 후기 합창 음악을 대표하는 걸작 중 하나로, 전통적인 합창 형식을 따르면서도 극적인 감정 표현과 오케스트라의 풍 부한 색채감을 통해 오페라적인 요소를 가미한 것이 특징이다.
웅장한 합창과 강렬한 오케스트라 선율, 그리고 신비로운 화성이 조화를 이루며, 듣는 이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 특히 트럼펫과 팀파니가 강조된 도입부는 마치 거대한 문이 열리는 듯한 극적인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며, 이어지는 장대한 코랄 선율은 장엄한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킨다. 마지막 부분에서는 성악과 관현악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며 절정의 감정을 끌어올리며, 마치 승리의 선언처럼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소프라노 임세경, 매조소프라노 이아경, 테너 국윤종, 바리톤 양준모가 솔리스트로 출연한다. 양하영은 오르간을 연주한다.
● 드보르자크·엘가·브루크너, 시대를 잇는 합창의 미학
국립합창단은 이번 연주회를 통해 같은 텍스트를 바탕으로 각기 다른 개성과 시 대적 배경을 반영한 세 거장의 작품을 한 자리에서 선보인다. 드보르자크는 역동적 인 리듬과 민속적 선율을 결합하여 보다 생동감 넘치는 감정을 전달하며, 엘가는 세련된 서정성과 균형 잡힌 화성을 통해 섬세하면서도 감성적인 해석을 더한다. 반면 브루크너는 장대한 화음과 치밀한 대위법을 통해 웅장하고 숭고한 분위기 를 조성한다.
이번 무대에서는 국립합창단의 풍부한 성량과 정교한 앙상블이 각 작품의 개성을 극대화하며, 국내 최정상급 솔리스트들의 깊이 있는 해석이 더해져 더욱 완성도 높은 공연을 선사한다.
또한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의 웅장한 사운드와 정밀한 연주가 조화를 이루어, 낭만주의 합창 음악이 지닌 다채로운 매력을 한층 깊이 있게 탐색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단순한 음악 감상을 넘어, 시대를 대표하는 세 거장의 음악적 언어를 비교하며 감상할 수 있는 특별한 무대가 될 이번 정기연주회는 웅장한 하모니와 섬세한 감동이 함께하며 국립합창단과 함께 음악이 선사하는 위대한 조화를 경험할 수 있다.
공연에 앞서, 세 거장의 음악 세계를 깊이 있게 들여다보는 프리렉처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4월 8일(화) 오후 6시 국립예술단체 공연연습장(N스튜디오) 1층 국립합창단 연습실에서 열린다. 4월 3일(목) 오후 5시까지 신청하면 된다.
국립합창단의 민인기 단장 겸 예술감독이 강연자로 나서, 세 작곡가의 ‘테 데움’을 중심으로 각 작품의 역사적 배경, 음악적 특징, 해석 포인트 등을 쉽고 흥미롭게 풀어낸다. 관객들은 본 공연 전에 음악적 맥락을 충분히 이해함으로써, 더욱 풍부하고 입체적인 감상 경험을 하게 된다.
제201회 정기연주회 ‘테 데움’의 티켓 가격은 R석 5만원, S석 3만원, A석 2만원이며, 경로자·문화누리카드 소지자는 50% 할인이 가능하다. 국립합창단 유료회 원은 1인 4매에서 최대 10매까지 40% 할인을 받을 수 있다. 그밖에 학생 30% 할인, 여가 친화 인증사 임직원 20% 할인 등 다양한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자세한 사항은 국립합창단 또는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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