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가 자랑하는 ‘베르사유 궁전 왕립 오페라 오케스트라’가 오는 5월 28일 아트센터인천 콘서트홀에서 비발디와 귀도의 ‘사계’를 동시 연주한다. ⓒ메이지프로덕션 제공

[클래식비즈 박정옥 기자] 안토니오 비발디(1678~1741)의 대표작은 ‘사계’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연주되고 가장 사랑받는 ‘대중적인’ 곡이다.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클래식 곡으로 꼽히기도 한다. 1725년 암스테르담에서 출판됐는데, 작곡과 초연 연도는 불분명하다. 사계절을 노래하고 있는 소네트(유럽의 대표적인 정형시 가운데 하나로, 14행시 또는 소곡이라고도 한다)를 소재로 삼아 선율을 붙였다. 독주 바이올린이 전면에 나서고, 현악기를 중심으로 한 작은 규모의 오케스트라가 그 뒤를 받쳐주는 협주곡이다.

비발디와 같은 시대에 활동한 작곡가 중애 조바니 귀도(1675~1729)가 있다. 비발디보다 세 살 많다. 미주알고주알 자료가 부족해 미스터리한 음악가로 남아 있다. 파리에서도 활약해 이탈리아 음악을 프랑스에 알리는 데 기여했다.

1713년에서 1716년 사이, 금융가였던 피에르 크로자는 자신의 식당을 새로 꾸미기 위해 화가 장-앙투안 바토에게 사계절을 주제로 네 점의 그림을 의뢰했다. 귀도가 1717년께 ‘사계절에 대한 조화로운 장난(Scherzi armonici sopra lequattro stagioni dell’anno)‘을 작곡한 것은 이 새로운 그림에 대해 경의를 표하기 위한 것으로 추측된다.

‘사계절에 대한 조화로운 장난’은 익명 시인 네 사람의 시에 바탕을 두고 있으며, 각각의 ‘음악적 오락’은 약 14개의 악장으로 구성돼 있다. 비록 협주곡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지만, 사실상 프랑스식 모음곡처럼 들린다. 이 음악은 이탈리아와 프랑스 스타일의 정교한 혼합이다.

귀도의 ‘사계절’은 베르사유에서 출판됐으나 연도가 정확히 명시돼 있지 않다. 그러나 1725년과 1733년 사이에 ‘출생신고’를 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비발디의 ‘사계’와 동시대의 작품으로, 아마도 비발디보다 약간 앞선 시점에 만들어졌을 것으로 보인다. 궁금하다. 귀도가 비발디에게 영감을 줬을까? 아니면 비발디가 귀도에게 영감을 줬을까?

프랑스가 자랑하는 ‘베르사유 궁전 왕립 오페라 오케스트라’가 오는 5월 28일 아트센터인천 콘서트홀에서 비발디와 귀도의 ‘사계’를 동시 연주한다. 스테판 플레브니악(사진)이 지휘와 바이올린 솔로 연주를 맡는다. ⓒ메이지프로덕션 제공


프랑스가 자랑하는 ‘베르사유 궁전 왕립 오페라 오케스트라(Orchestre de l‘Opera Royal de Versailles)’가 내한공연을 연다. 2023년 이후 두 번째 방문이다. 오는 5월 28일(수) 오후 7시 30분 아트센터인천 콘서트홀이다.

이번 공연은 비발디의 ‘사계’ 발표(1725년) 300주년을 기념해 기획된 무대다. 바로크 음악의 거장 비발디의 ‘사계’와 동시대의 작곡가 귀도의 ‘사계’를 함께 선보이는 특별한 무대다.

비발디의 ‘사계’는 봄, 여름, 가을, 겨울 각 3악장씩 모두 12개의 악장으로 구성돼 있다. 귀도의 ‘사계’는 작은 제목이 붙은 모두 14개의 악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봄은 ‘시간은 날아간다’ ‘각 계절은 사라진다’ ‘시냇물’ ‘무제트’ ‘양치기들의 춤’, 여름은 ‘공기는 불타오르고’ ‘제피르가 사라지네’ ‘뻐꾸기들의 노래’ ‘우리를 도와주소서, 오! 사랑스러운 세레스여’ ‘거센 폭풍이여’로 구성돼 있다. 또한 가을은 ‘사냥’, 겨울은 ‘서리 내리는 계절’ ‘즐거운 축제들’ ‘바람이 울부짖게 두자’ 등의 악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번 공연의 지휘와 바이올린 솔로는 폴란드 출신의 스테판 플레브니악이 맡는다. 베르사유 궁전 왕립 오페라 오케스트라 상임 지휘자인 그는 생동감 넘치는 해석과 열정적인 무대로 국내외 클래식 팬들을 사로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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