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트 리우, 알렉산더 울만, 주세피 지보니(왼쪽부터)가 오는 8월 24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쇼팽, 리스트 그리고 파가니니’에 출연한다. ⓒ스톰프뮤직 제공


[클래식비즈 박정옥 기자] 광기에 찬 기교와 초인적인 개성으로 ‘악마의 바이올리니스트’로 불렸던 이탈리아의 천재 음악가 니콜로 파가니니(1782~1840). 낭만주의 음악을 예술의 정점으로 이끈 두 거장, 프란츠 리스트(1811~1886)와 프레데릭 쇼팽(1810~1849). 이 세 전설적인 작곡가의 음악을 한 무대에서 만나는 공연이 찾아온다. 오는 8월 24일(일) 오후 5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쇼팽, 리스트 그리고 파가니니’다.

파가니니의 혁신적인 작품과 그의 음악에 영감을 받은 리스트와 쇼팽의 걸작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이번 무대는 낭만주의 음악의 화려한 기교와 깊은 서정을 모두 담아낸다. 뜨겁고 강렬한 선율부터 섬세하고 서정적인 순간까지, 각기 다른 색채를 지닌 세 거장의 작품을 통해 낭만주의 음악의 입체적인 풍경을 조망할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이다.

악마적인 기교의 파가니니, 초인적 테크닉과 감성을 겸비한 리스트, 그리고 섬세한 시적 세계를 구축한 쇼팽. 이 세 작곡가가 어떻게 음악사의 한 시대를 장식했는지를 무대를 통해 되짚어보며, 그들의 창작 세계와 내면의 울림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프로그램이 풍성하다. 파가니니의 음악뿐만 아니라 그의 음악에 수많은 영감을 받았던 작곡가들의 작품들도 함께한다. 먼저 ‘바이올린 독주를 위한 24개의 카프리스’ ‘바이올린 협주곡’ 등 파가니니의 대표적인 곡들을 통해 그의 천재적인 음악 세계를 확인한다. 또한 ‘나는 떨고 있네’ ‘칸타빌레’ 등 파가니니의 감성과 독창성이 담긴 작품을 선보임으로써 그의 음악을 한층 더 깊게 느껴볼 수 있다.

여기에 쇼팽과 리스트의 대표작품과 파가니니에게 영향을 받았던 작품을 함께 만나보며 더욱 다채로운 시간을 가진다. 쇼팽은 파가니니의 열정적인 연주와 초인적인 기교를 보고 큰 충격을 받아 ‘파가니니의 추억’ 변주곡 및 피아노 연습곡인 ‘에튀드’를 작곡하며 그에게서 받은 음악적 영감을 작품을 통해 표현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쇼팽의 ‘소나타 2번’ ‘에튀드 Op.10-9’ ‘파가니니의 추억’을 선보인다.

파가니니에게 지대한 영향을 받았던 또 한 명의 작곡가인 리스트는 그의 연주를 듣고 자극을 받아 “피아노계의 파가니니가 되겠다”고 선언한 뒤 하루 14시간 피아노 연습에 매진하며 파가니니와 같은 화려한 테크닉을 소유하기 위해 노력했다. 리스트는 파가니니의 ‘바이올린 협주곡 2번 3악장’인 ‘라 캄파넬라’를 피아노로 편곡해 파가니니에 대한 존경을 표시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바로 그 작품인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대연습곡 3번 라 캄파넬라’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세 위대한 작곡가의 이름을 내건 콩쿠르의 수상자들이 그들의 작품을 연주하는 포맷도 참신하다.

‘2021 제노바 파가니니 콩쿠르’에서 1위를 수상한 바이올리니스트 주세페 지보니를 초청해 광기 어린 파가니니의 작품들을 더욱 생동감 넘치게 연주하며, 파가니니의 화려한 연주 기교를 다시 한 번 재현한다.

또한 ‘2015년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 3위 수상자 피아니스트 케이트 리우가 쇼팽의 작품을 섬세한 감정 표현과 뛰어난 테크닉으로 선보이며 공연의 깊이를 더한다.

아울러 ‘2011년 프란츠 리스트 국제 피아노 콩쿠르’ 1위를 거머쥔 알렉산더 울만까지 수준 높은 기교로 악명 높은 리스트의 작품을 연주하며 공연에 생생함을 전달한다.

콩쿠르 수상 후 활발한 활동으로 실력을 발휘하고 있는 연주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이번 무대는 강렬한 멜로디와 화려한 기교로 초절기교의 명인으로 불렸던 파가니니의 음악을 중심으로, 그가 동시대 음악가들에게 끼친 신선한 자극과 영향력을 생생하게 조명한다. 다가오는 8월 ‘쇼팽, 리스트 그리고 파가니니’를 통해 그의 악마적 재능과 더불어 낭만주의 음악의 진수를 경험해보자.

/park72@classicbiz.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