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필하모닉 수석 지휘자 에드워드 가드너가 오는 6월 26일과 27일 서울시향과 첫 호흡을 맞춰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알프스 교향곡’을 연주한다. ⓒ서울시향 제공
[클래식비즈 민은기 기자] 영국의 명장 에드워드 가드너의 손끝에서 대자연의 풍광이 펼쳐진다. 리하르트 슈트라우의 ‘알프스 교향곡’과 펠릭스 멘델스존의 ‘핑갈의 동굴’로 서울시립교향악단과 첫 호흡을 맞춘다. ‘가장 완벽한 바이올리니스트’라느 별명을 지진 제임스 에네스는 영국 낭만주의 음악의 정수로 통하는 윌리엄 월튼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선사한다.
서울시향은 6월 26일(목) 오후 8시 예술의전당, 27일(금) 오후 8시 롯데콘서트홀에서 ‘2025 서울시향 에드워드 가드너와 제임스 에네스’를 개최한다. 2023년 런던 필하모닉을 이끌고 내한해 환상적인 연주를 펼쳤던 에드워드 가드너가 서울시향의 지휘봉을 처음 잡으며, 영국 언론사 텔레그래프가 ‘가장 완벽한 바이올리니스트 중 한 명’으로 꼽은 캐나다 출신 제임스 에네스가 서울시향과 3년 만에 다시 만난다.
포디움에 서는 가드너는 영국 음악계의 상징적 인물로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수석 지휘자이자 노르웨이 오페라와 발레단의 음악감독이다. 또한 베르겐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수석 지휘자에 이어 현재 명예 지휘자로 활동하고 있으며, 잉글리시 내셔널 오페라 음악감독 역임뿐만 아니라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라스칼라 극장 등 세계 유수 오페라 하우스에서도 활약했다.
1부는 ‘핑갈의 동굴’이라고도 불리는 멘델스존의 ‘헤브리디스 제도’로 시작한다. 1830년 작곡된 관현악 서곡으로 ‘음의 풍경화가’ 멘델스존이 스코틀랜드 여행 중 아름답고 신비로운 자연 풍경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걸작이다. 서곡으로 분류되지만 단악장 형식의 완전한 작품이며, 곡의 흐름은 서로 대비되는 두 가지 주제에 기반한 자유로운 소나타 형식을 따르고 있다. 첫 주제는 바다로 밀려오는 파도를, 두 번째 주제는 바다 위를 유유히 나아가는 배를 연상시키며 종결부는 ‘핑갈 동굴’의 거대한 굉음과 장관에서 받은 영감으로 클라이맥스를 장식한다.
‘가장 완벽한 바이올리니스트’라는 별명을 가진 제임스 에네스는 오는 6월 26일과 27일 에드워드 가드너가 지휘하는 서울시향과 협연한다. ⓒ서울시향 제공
이어 캐나다 출신의 바이올리니스트 에네스가 20세기 영국을 대표하는 작곡가 월튼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선보인다. 월튼 전성기의 대표작이자 영국 낭만주의 음악의 정수를 보여주는 걸작으로 전설적인 비르투오소 야샤 하이페츠가 의뢰하고 초연한 작품이다. 독주자에게 무척 까다로운 기교를 요구하지만 서정적인 선율과 리듬 변화, 색채감 있는 오케스트레이션이 돋보인다.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음반상인 그래머폰 어워드와 그래미상을 여러 차례 수상한 독보적 실력의 연주자 에네스의 연주로 극도의 기교와 음악성을 요구하는 월튼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에네스는 멜버른 심포니 오케스트라 상주 아티스트로 활동하고 있으며, 에네스 콰르텟의 리더이자 시애틀 체임버 뮤직 소사이어티 예술감독이다. 유수의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은 물론 카네기 홀, 암스테르담 콘세르트헤바우, 베르비에 페스티벌, 드레스덴 음악제 등 주요 무대에 출연하고 있다. 또한 두 번의 그래미상, 세 번의 그래머폰 어워드, 열두 번의 주노 어워드를 수상하는 등 수많은 음반상을 받았으며, 2021년 그래머폰 어워드에서 ‘올해의 아티스트’로 이름을 올렸다.
2부에서는 교향시의 대가 슈트라우스의 ‘알프스 교향곡’으로 피날레를 장식한다. 슈트라우스 특유의 탁월한 관현악 기법이 돋보이는 음의 풍경화이자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 대한 묵상이 담긴 서사시다. 단악장 구조에 22개의 소곡(장면)이 서사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새벽부터 황혼까지 산의 정상에 올라가는 하루의 여정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그려내고 있다. 슈트라우스의 거대하고 섬세한 오케스트레이션이 절정에 이른 작품으로 등산과 하산의 과정을 통해 인생의 여정을 보여준다.
● 실내악도 선사하는 제임스 에네스...브람스 현악육중주 1번 연주
한편 서울시향은 다음날인 6월 28일(토) 오후 5시 세종체임버홀에서 ‘2025 서울시향 실내악 시리즈 II: 제임스 에네스’를 개최한다. 바이올리니스트 제임스 에네스가 서울시향 단원들과 실내악 무대를 꾸민다.
1부는 라벨 탄생 150주년을 맞아 라벨의 소나티네 연주로 무대의 막을 연다. 라벨 특유의 정교하고 섬세한 감각을 느낄 수 있는 현대 피아니즘의 정수 ‘소나티네’를 색채감이 더욱 강조된 플루트와 현악 사중주의 편곡으로 연주한다. 라벨 특유의 세련된 화성으로 우아하고 서정적 분위기와 감성의 절제가 돋보이는 곡이다.
이어 프랑스 인상주의 실내악의 정수이자 드뷔시의 유일한 현악 사중주를 연주한다. 드뷔시가 ‘목신의 오후 전주곡’ 발표하기 전에 쓴 곡으로 앙상블에서 도출해 낸 아름답고 다채로운 사운드가 돋보이는 독창적인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전체 네 악장으로 구성된 작품으로 드뷔시 특유의 색채감 있는 화성과 서정적이고 몽환적인 정서가 녹아 있다.
2부에서는 탁월한 기교와 섬세한 연주력을 에네스가 서울시향 단원들과 함께 브람스 현악 육중주 1번을 들려준다. 이 곡은 낭만주의적 서정성과 고전주의적 형식미가 결합된 작품으로 풍부한 음향적 컬러가 돋보이며, 특히 ‘브람스의 눈물’로 불리는 2악장의 변주는 사랑을 향한 정열과 이루어지지 못하는 슬픔이 몽환적으로 승화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브람스의 감성적이면서도 절제된 아름다움을 제임스 에네스가 어떻게 표현할지 기대를 모은다.
/eunki@classicbiz.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