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우리가 몰랐던 홍범도 장군을 제대로 알 수 있게 해주는 음악극 ‘봉오동의 영웅’이 오는 7월 9일 고양아람누리 새라새홀에서 공연된다. 바리톤 석상근과 소프라노 이윤지가 출연한다. ⓒ예술의정원 제공
[클래식비즈 김일환 기자] 최근 육군사관학교가 외부 이전 추진으로 논란이 됐던 홍범도 장군(1868~1943)의 흉상을 교내에 존치하기로 결정했지만, 윤석열정부에서 홍범도 장군은 ‘수모’를 당했다. 해군 함정 홍범도함의 이름 변경을 검토하고, 심지어 장군에 대한 서훈 취소 움직임까지 나오는 등 난리법석을 떨었다. 그릇된 이념의 잣대로 애국지사를 욕보인 부끄러운 사건이다.
홍 장군의 일생을 돌아보면 저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우리는 그가 군인으로서 나라를 위해 싸웠던 투쟁의 역사를 기억하고 존경한다. 하지만 남편으로서, 아비로서 비극적인 삶을 견뎌야했다는 사실은 잘 알지 못한다.
오는 7월 9일(수) 오후 7시 30분 고양아람누리 새라새홀에서 공연하는 ‘봉오동의 영웅(대한독립군총사령관 장군 홍범도)’은 그동안 우리가 몰랐던 홍 장군을 제대로 알 수 있게 해주는 음악극이다. 영상, 연극, 성악이 결합된 스토리가 있는 공연으로 가장 짧은 시간에 장군의 생애를 일별할 수 있다.
특히 봉오동 전투와 청산리 대첩에서의 위대한 승전에 가려져 홍 장군과 아내 단양 이씨(1874~1943)와의 사랑 이야기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내 가족의 죽음만큼 슬픈 일이 어디 있겠는가. 그럼에도 장군은 일본군의 고문 후유증으로 아내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고 그 슬픔을 봉오동 전투에서 일본군을 대패시키는 역사적 승리로 승화시킨다. 이처럼 우리가 몰랐던 러브 스토리를 중심으로 봉오동 전투를 다룬 내용이 바로 ‘봉오동의 영웅’이다.
그동안 우리가 몰랐던 홍범도 장군을 제대로 알 수 있게 해주는 음악극 ‘봉오동의 영웅’이 오는 7월 9일 고양아람누리 새라새홀에서 공연된다. 바리톤 석상근과 소프라노 이윤지가 출연한다. ⓒ예술의정원 제공
경기도 문화의 날 공모지원사업 선정작 ‘봉오동의 영웅’은 크게 홍범도의 애국의식이 싹트는 계기와 과정을 담은 제1장 ‘투쟁정신 싹트다’, 일본군을 처음으로 격퇴하는 제2장 ‘후치령 첫 승리’, 일제의 탄압을 피해 타국으로 독립운동 근거지를 옮겨야 했던 제3장 ‘독립운동 근거지 연해주로’, 드디어 대승을 거두게 되는 제4장 ‘봉오동 전투와 청산리 대첩’, 소련의 이주 정책에 의해 강제로 중앙아시아로 내몰려 생을 마감하게 되는 제5장 ‘중앙아시아로의 강제 이주’ 등 총 5장으로 구성됐다.
이번 공연에서 홍범도 장군 역은 바리톤 석상근이, 그리고 고문 끝에 목숨을 잃는 아내 이씨 부인 역은 소프라노 이윤지가 맡아 명품 연기와 노래를 펼친다. 엘렉톤 백순재를 중심으로 한 리음앙상블의 반주가 더해져 그 어떤 역사인물 드라마보다 심장을 뛰게 할 것으로 보인다. 한숙현이 예술감독을 맡았다.
‘봉오동의 영웅’은 노래보다 더 중요한 구성요소로 영상을 꼽을 수 있다. 장군의 활동을 일러스트와 영상, 자료화면 등으로 생생하게 편집한 영상물이 더해져 홍범도 장군의 전쟁사와 함께 그가 활약하던 시대 배경을 더욱 몰입도 있게 읽을 수 있도록 해준다.
공연의 핵심은 전쟁사와 함께 가족의 비극적인 삶에 있다. 홍 장군이 전쟁에 임하는 동안 가족을 잃어야 했던 깊은 상처를 다룬다. 아내가 죽고, 큰 아들 홍양순(1892~1908) 또한 전사한 비극적 슬픔을 극복하고, 마침내 봉오동 전투와 청산리 대첩에서 승리하는 홍 장군의 아픈 일대기가 눈물 짓게 만든다. 이번 공연은 예술의정원이 주최, 경기도가 후원하는 전석 초대 공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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