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출신의 지휘자 미겔 하스베도야가 오는 7월 4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서울시향과 처음 호흡을 맞춘다. ⓒ서울시향 제공
[클래식비즈 박정옥 기자] 페루 출신의 지휘자 미겔 하스베도야가 서울시립교향악단 포디움에 처음 오른다. 그는 지미 로페스의 ‘피에스타!’를 한국 초연하고, 에드워드 엘가의 ‘수수께끼 변주곡’을 들려준다. 2015년 퀸엘리자베스 콩쿠르 바이올린 부문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을 거머쥔 임지영은 루트비히 판 베토벤의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4년 만에 서울시향과 협연한다.
오는 7월 4일(금) 오후 8시 롯데콘서트홀에서 서울시향과 처음 호흡을 맞추는 미겔 하스베도야는 포트워스 심포니 오케스트라에서 21년간 음악감독으로 활동하다 현재는 명예 음악감독을 맡고 있다. 최근 노르웨이 방송교향악단의 수석지휘자로 7년의 임기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그는 젊은 시절 로스앤젤레스 필하모닉 부지휘자로 이름을 알렸으며, 남미 음악의 발굴과 음악 유산을 보존하기 위해 비영리 단체 ‘카미노스 델 잉카’를 설립해 예술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번 공연은 한국에서 초연되는 지미 로페스의 ‘피에스타!’로 시작한다. 스페인어로 축제를 의미하는 ‘피에스타!’는 원래 실내 앙상블을 위한 곡이다. 하스베도야가 리마 필하모닉 협회의 100주년을 기념해 위촉했다. 오케스트라 버전은 2008년 하스베도야의 지휘로 초연됐다.
‘피에스타!’는 유럽의 고전음악 기법과 라틴 아메리카, 아프로-페루 음악, 현대의 팝 음악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적 요소를 조화롭게 결합해 독특한 사운드를 만들어낸 작품이다. 반복적인 리듬과 긴장감 있는 전개, 복잡한 리듬과 대조적인 텍스처로 역동적인 분위기와 강렬한 에너지를 선사한다.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이 오는 7월 4일 롯데콘서트홀에서 미겔 하스베도야가 지휘하는 서울시향과 협연한다. ⓒ서울시향 제공
이어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이 ‘바이올린 협주곡의 제왕’으로 불리며 고전주의를 대표하는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무대에 오른다. 이 곡은 화려한 기교보다는 섬세한 선율, 서정적 흐름과 철학적 깊이를 보여주며, 오로지 바이올리니스트의 실력과 음악성으로 승부해야 하는 최고난도의 곡이다.
베토벤 음악 특유의 박진감과 투쟁성을 위풍당당하게 드러내고 있으며, 동시에 유려한 서정과 심오한 사유, 고아한 품격 등을 두루 아우르고 있어 베토벤의 위대한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세계 클래식계가 주목하는 임지영은 20세의 어린 나이에 세계 3대 콩쿠르 중 하나인 2015년 퀸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주목받은 아티스트다. 임지영은 2015년 금호음악인상, 한국언론인연합회의 ‘자랑스러운한국인대상’, 2016년 대원음악상 신인상을 수상했고, 2021년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30세 이하 아시아 리더’에 유일한 클래식 연주자로 이름을 올렸다.
공연의 대미는 엘가의 ‘수수께끼 변주곡’으로 장식한다. 영국 작곡가 엘가의 대표작 중 하나로 원제는 ‘창작 주제에 의한 변주곡’이며, 곡 전반에 걸친 숨겨진 주제와 총 열네 개의 변주로 이루어져 있다. 각각의 변주는 엘가의 가까운 지인들의 특징을 포착해 음악적으로 묘사하고 있으며, 각 변주마다 스케치한 대상을 가리키는 이니셜과 애칭이 붙어 있다.
이 곡은 엘가 특유의 섬세한 감정 묘사와 탁월한 오케스트레이션, 시대를 초월한 인간적인 통찰이 담긴 작품이며, 특히 제9변주 ‘님로드(Nimrod)’는 독립된 곡처럼 자주 연주되며 대중에게 가장 잘 알려진 곡으로 장중하고 숭고한 분위기로 깊은 감동과 짙은 여운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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