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11일 생일에 맞춰...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 ‘피아졸라 탄생 100주년’ 기념공연

올해도 인 하우스 아티스트 시리즈 진행...‘부에노스아이레스의 사계’ 등 연주

박정옥 기자 승인 2021.02.23 08:02 의견 0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가 아스트로 피아졸라의 생일인 3월11일에 맞춰 탄생 100주년 기념 축하 무대를 연다.


[클래식비즈 박정옥 기자]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가 아스트로 피아졸라의 생일인 3월11일에 맞춰 탄생 100주년 기념 축하 무대를 연다. 지난해 11월 롯데콘서트홀 ‘인 하우스 아티스트’로서 첫 창단 공연을 성공리에 마친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는 올해도 고품격 실내악의 감동을 이어간다.

● 피아졸라 생일에 열리는 탄생 100주년 기념공연

2021년은 아르헨티나 태생의 탱고 거장이자 반도네온의 명인이었던 피아졸라 탄생 100주년이 되는 해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코리안챔버는 인 하우스 아티스트 시리즈 두 번째 공연으로 피아졸라 탄생 100주년 공연을 꾸민다.

이번 무대에서 코리안챔버는 탱고음악의 혁신적인 세계화를 이끌며 탱고와 클래식은 물론 재즈까지 접목해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피아졸라의 다양한 작품을 비롯해 뜨거운 찬사를 받고 있는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사계’를 선보인다.

● 격정적이면서 섬세한 열정이 가득한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사계’

피아졸라는 비발디의 ‘사계’가 작곡된 지 약 200년 후 태어났다. 비발디의 ‘사계’가 각각 3악장의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의 순서로 구성되었다면, 피아졸라의 ‘사계’는 처음부터 하나의 곡으로 작곡되지 않고 각각 따로 작곡한 곡을 나중에 편곡하면서 완성시켰다.

피아졸라는 ‘누에보 탱고’를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사계절 풍경에 접목시켰는데 여러 시기에 걸쳐 사계절의 항구 풍경을 그려 여름(Verano Porteño, 1964), 가을(Otoño Porteño, 1969), 겨울(Invierno Porteño, 1970), 봄(Primavera Porteña, 1970)의 순서로 작곡했다.

비발디의 ‘사계’가 청명하고 맑은 느낌을 비롯해 서정성이 깊은 멜로디를 지니고 있는 것에 비해 피아졸라의 ‘사계’는 우울한 듯 깊은 애수가 가득하면서 동시에 격정적이고도 섬세한 열정이 가득한 것이 특징이다.

원곡은 반도네온과 바이올린, 일렉트릭 기타, 피아노, 더블베이스의 5중주 편성이지만 피아노 솔로부터 피아노트리오 버전, 현악 4중주 버전, 현악 합주 버전, 피아노 협연이나 바이올린 협연 버전 등 여러 형태로 편곡 연주되는 명곡이다. 가장 유명한 버전은 1990년대 후반에 바이올리니스트 기돈 크레머가 의뢰해 우크라이나 출신의 작곡자 레오니트 데샤트니코프가 편곡한 바이올린 솔로와 현악 합주 버전이다.

기돈 크레머는 피아졸라의 탱고 오페라 작품인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마리아’ 속에서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겨울’을 발견하고 그 매력적인 선율에 깊은 호감을 갖게 된다. 이후 피아졸라의 작품 중에서 나머지 계절을 찾아낸 그는 작곡가 친구인 데샤트니코프에게 편곡을 부탁했고, 그렇게 탄생한 피아졸라의 ‘사계’는 비발디의 ‘사계’와 견주기에 손색이 없을 만큼 뛰어난 작품으로 알려지며 오늘날 많은 연주자들이 무대에 올리는 작품으로 재탄생했다.

보통은 작곡된 순서에 따라 여름-가을-겨울-봄의 순서로 연주하는데, 피아졸라 자신은 가을-겨울-봄-여름 순으로 연주하는 걸 좋아했다고 한다. 중간 중간 인용된 비발디 ‘사계’의 멜로디를 찾아내는 것도 이 곡을 듣는 재미 중 하나다.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가 아스트로 피아졸라의 생일인 3월11일에 맞춰 탄생 100주년 기념 축하 무대를 연다. 이번 공연은 바이올리니스트 윤소영이 함께 해 더 큰 기대를 모은다.


특히 이번 공연은 세계굴지의 매니지먼트사인 IMG 아티스트이자 활발한 연주활동을 펼치고 있는 바이올리니스트 윤소영이 함께 해 더 큰 기대를 모은다. 코리안챔버와 윤소영이 펼치는 피아졸라의 ‘사계’는 베를린, 뉴욕 등에서 이미 공연된 후 명연으로 회자되며 클래식 애호가들 사이에서 한국에서의 연주 요청이 쇄도하기도 했다. 윤소영 특유의 온화하면서도 장중한 스케일과 무게감이 실린 화려한 기교는 피아졸라의 열정 가득한 연주를 해석하기에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사계’ 외에도 ‘신기한 푸가(임우준 편곡)’ ‘실감나는 3분’ ‘천사의 죽음’ ‘다섯악기를 위한 콘체르토’ ‘모리코네를 추억하며(강 드보라 편곡)’ 등을 연주한다.

피아졸라 탄생 100주년 기념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 공연 티켓 가격은 5만~9만원이다.

● 롯데콘서트홀의 풍부한 어쿠스틱으로 전하는 고품격 실내악의 감동

롯데콘서트홀이 새롭게 선보이는 '인 하우스 아티스트 시리즈'는 탁월한 음악적 역량을 겸비한 것은 물론 음악 안에서 자신만의 연주 철학과 색깔을 추구하는 단체들을 선정해 다양한 시도로 관객과 만나는 프로그램이다.

2020~21년 롯데콘서트홀 인 하우스 아티스트는 창단 50주년을 넘어 한국 클래식의 역사를 탄탄하게 받치고 있는 대들보와 같은 코리안챔버와 창단 1년 6개월 만에 세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런던 위그모어홀 국제 현악 사중주 콩쿠르에서 우승한 후 클래식 팬들이 기대하는 것 이상의 빠른 속도로 자신들만의 음악세계를 무한대로 확장시켜 나가고 있는 에스메 콰르텟(1 바이올린 배원희, 2바이올린 하유나, 비올라 김지원, 첼로 허예은)이다. 지난해 11월 각각 창단 공연을 한 두 단체는 올해에도 각각 2회씩 공연하며 롯데콘서트홀 인 하우스 아티스트로서의 활동을 이어간다.

● 작고 섬세한 소리에서 더욱 탁월한 음향의 진가를 발휘하는 롯데콘서트홀

롯데콘서트홀은 작고 섬세한 소리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2000석이 넘는 큰 규모의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악기 한 대 한 대의 울림과 하모니의 잔향이 디테일하게 객석 구석구석까지 전달돼 체임버 공연에서 롯데콘서트홀의 역량은 또 하나의 악기로 그 진가를 발휘한다.

롯데콘서트홀 인 하우스 아티스트 시리즈는 최상의 공간에서 잘 다듬어진 고급스러운 음향을 경험할 수 있는 감동의 무대로 관객들을 맞이한다. 잘 단련된 연주단체들의 소리는 정교하고 섬세한 선율을 통해 클래식 팬들에게 이전에 국내에서 경험해보지 못한 황홀하면서도 정련된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오랜 관록의 코리안챔버와 빠르게 눈부신 비상을 펼쳐 나가는 에스메 콰르텟의 연주를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이번 시리즈는 한국 체임버 공연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이 될 것이다.

코리안챔버는 3월 11일 피아졸라 탄생 100주년 기념공연에 이어 7월 2일 오보이스트 함경과 함께 본 윌리엄스의 ‘오보에 협주곡’ 등을 연주한다. 이어 에스메 콰르텟은 5월 11일 모차르트 현악사중주 제19번 ‘불협화음’을 비롯해 드뷔시, 차이콥스키 현악사중주를 선보이고, 5월 16일에는 슈베르트 현악사중주에 이어 피아니스트 김태형과 함께 쇼스타코비치 ‘피아노 오중주’를 들려주며 인 하우스 아티스트로서의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한다.

/park72@classicbiz.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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