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베이스 바리톤 사무엘 윤(왼쪽)이 서진이 지휘하는 에이블뮤직그룹과 협연한다. ⓒ에이블아트 제공


[클래식비즈 김일환 기자] 세계적인 베이스 바리톤 사무엘 윤이 에이블뮤직그룹의 정기연주회에 참여한다. 또한 조우성 작곡가의 현대 창작곡 ‘희망은 깃털 달린 작은 새’가 국내 초연되는 등 현대음악 작품을 중심으로 콘서트를 준비했다.

에이블아트는 ‘제8회 에이블뮤직그룹 정기연주회’를 오는 11월 16일(일) 오후 6시 경기아트센터 소극장에서 개최한다. 에이블뮤직그룹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통합된 챔버앙상블이다. 2016년 에이블아트의 대표 공연예술사업으로 창단돼 최상의 음악을 향해 활동무대를 넓히고, 장애문화예술의 가치를 높이며 새로운 문화를 창조해 나가고 있다.

올해 무대를 빛낼 사무엘 윤은 여러 국제 성악 콩쿠르에서 입상하며 실력을 입증했고, 바이로이트 바그너 페스티벌 개막작 ‘방황하는 네덜란드인’의 주역으로 세계적인 화제를 모았다. 사이먼 래틀, 주빈 메타 등과 같은 거장 지휘자들과의 협연하며 세계 주요 극장에 섰다. 2022년 독일 주정부가 수여하는 독일어권 최고 영예인 궁정가수 칭호를 수여받은 그는 현재 서울대학교 성악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제8회 에이블뮤직그룹 정기연주회’가 오는 11월 16일 경기아트센터 소극장에서 개최된다. 사진은 지난해 정기연주회 모습. ⓒ에이블아트 제공
‘제8회 에이블뮤직그룹 정기연주회’가 오는 11월 16일 경기아트센터 소극장에서 개최된다. 사진은 지난해 정기연주회 모습. ⓒ에이블아트 제공


이번 연주회의 주제는 ‘Contemporary Music-깃털 달린 작은 희망’이다. ‘있는 그대로, 느낀 그대로’의 장애예술(에이블 아트)은 현대음악(컨템포러리 뮤직)과 많이 닮아있다. 국내 처음으로 선보이는 현대 창작곡과 다양한 현대음악이 펼쳐질 이번 연주회는 이 시대에 새로운 음악 장르를 여는 분기점이 될 것이다.

조우성의 현대 창작곡 ‘희망은 깃털 달린 작은 새’가 첫 선을 보인다. 이 곡은 에밀리 디킨슨의 시를 모티브로 만들었다. “희망은 깃털 달린 작은 새/ 영혼 위에 내려앉아/ 말 없는 선율을 노래하며/ 결코 멈추지 않는다.” 이 시처럼 장애 아이들의 돌발적이고 예측할 수 없는 행동과 소리를 혼란이 아닌 다른 의미와 축복이 담긴 음악적 언어로 바라본다. 그 안에서 모든 존재의 소리를 감싸 안는 순간, 다름이 음악이 되고 혼란이 희망의 울림으로 변하는 순간을 마주한다. 이 작품을 통해 장애·비장애를 넘어선 ‘깃털 달린 희망’을 우리 모두가 꿈꾸게 된다.

특별히 박찬욱 감독의 영화 ‘어쩔수가없다’에서 그림 악보를 가지고 첼로 연주를 하는 주인공(이병헌 분)의 딸, 자폐를 가진 ‘리원’의 실제 모델인 첼리스트 이정현 단원이 직접 작곡한 ‘숲속은 즐거워’를 자신의 작품인 그림 악보 영상과 함께 연주한다.

사회 및 해설은 클래식 전문기자인 김호정이 맡았다. 지휘자 서진을 비롯해 장애연주자에는 바이올린 공민배, 첼로 이정현, 더블베이스 이준영, 클라리넷 민경호가 함께한다. 전문연주자로는 바이올린 강민정, 비올라 이희영, 첼로 장미솔, 더블베이스 서범수, 클라리넷 황남규가 참여한다.

공연 관람은 5세 이상부터 가능하며, 2025년도 수원시 장애인문화예술진흥사업으로 수원시가 후원하고 있다. 전석 무료 공연으로 티켓 문의는 에이블아트 사무국으로 하면 된다.

/kim67@classicbiz.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