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선혜 세계 첫 녹음 ‘어빈 슐호프 가곡집’ 독일·프랑스 사로잡았다

잇따라 유명 음반상 수상...3월19일 여수서 한국 첫 초연

박정옥 기자 승인 2021.03.05 14:45 | 최종 수정 2021.03.06 12:25 의견 0
소프라노 임선혜가 세계 최초로 녹음한 ‘어빈 슐호프 가곡집(Erwin Schulhoff : Lieder)’이 독일과 프랑스에서 잇따라 최고음반에 선정됐다.


[클래식비즈 박정옥 기자] 역시 월클이다. 소프라노 임선혜가 세계 최초로 녹음한 ‘어빈 슐호프 가곡집(Erwin Schulhoff : Lieder)’이 독일과 프랑스에서 잇따라 최고음반에 선정됐다. 임선혜는 오는 19일 여수에서 이 앨범에 수록된 슐호프의 노래 몇 곡을 한국 첫 초연한다.

임선혜의 소속사 EMK엔터케인먼트는 ‘어빈 슐호프 가곡집’이 1/4분기 ‘독일 음반 비평가상(Preis der Deutsche Schallplattenkritik)’을 수상한데 이어 프랑스의 저명한 음악잡지 레 뮤지카(Res Musica)의 ‘이달의 음반(La Cléf du mois)’에 뽑혔다고 5일 밝혔다.

독일의 그래미상으로 통하는 ‘독일 음반 비평가상’은 매년 발매되는 앨범 가운데 최고의 완성도를 선보인 음반을 선정하는 권위 있는 상이다. 2009년 임선혜가 르네 야콥스 지휘와 프라이부르크 바로크오케스트라와 함께 녹음한 ‘모차르트 오페라 이도메네오’ 음반이 ‘올해의 독일 비평가상’을 수상한 적이 있다. 올해도 이 영예를 이어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음악매거진 레 뮤지카가 뽑는 ‘이달의 음반’ 역시 프랑스에서 유명한 상이다. 잡지의 리뷰에 “임선혜는 맑은 소리에 세련미와 유머, 극적인 드라마를 연결시킬 줄 안다”는 찬사가 실렸다.

소프라노 임선혜가 세계 최초로 녹음한 ‘어빈 슐호프 가곡집(Erwin Schulhoff : Lieder)’이 독일과 프랑스에서 잇따라 최고음반에 선정됐다.


이처럼 유럽에서 호평 받고 있는 ‘어빈 슐호프 가곡집’은 임선혜가 참여한 첫 가곡집이다. 대중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곡을 소개해 널리 주목 받게 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유태인 출신인 어빈 슐호프(1894~1942)는 수용소에서 짧은 생을 마감한 독일계 체코 작곡가다. 후기 낭만과 현대 시대에 걸쳐 있는 그의 관능적인 선율은 독일 작가들의 텍스트와 잘 어우러져 있다. 임선혜는 동료 성악가들과 함께 세계 최초로 슐호프의 가곡 전곡(80여곡)을 녹음했으며, 이 중 소프라노를 위해 작곡한 40여곡을 불렀다. 독일 남서부 방송국(SWR2)과 베를린의 음반 레이블 바스티유 뮤직(Bastille Musique)이 공동 제작했다.

소프라노 임선혜가 세계 최초로 녹음한 ‘어빈 슐호프 가곡집(Erwin Schulhoff : Lieder)’이 독일과 프랑스에서 잇따라 최고음반에 선정됐다.


임선혜는 “제가 처음으로 참여한 가곡 음반이라는 데에 의의가 있다”며 “몇몇 체코어 노래 빼고는 모두 독일어 노래인데 외국인인 제게 앨범 제안을 해준 것이 고맙고 힘이 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직 세상에 나오지 않은 슐호프의 노래들이 많은데 이 곡들을 가장 먼저 해석할 수 있는 영광이 누렸다”며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19일 여수에서 슐호프의 노래 몇 곡을 부를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임선혜는 오는 17일 샤롯데씨어터에서 개막하는 뮤지컬 ‘팬텀’에서 주인공 크리스틴 다에 역으로 출연해 박은태, 카이, 전동석, 규현과 함께 호흡을 맞춘다.

또한 19일 여수 GS칼텍스 예울마루에서 열리는 ‘2021 예울마루 실내악페스티벌 스프링 콘서트’에 출연해 슐호프를 비롯한 말러와 베르크의 가곡을 이진상 피아니스트·양성원 첼리스트와 함께 연주한다. 이어 25~26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진행되는 서울시향과의 협연에서는 랭보의 시에 벤자민 브리튼이 곡을 붙인 ‘일뤼미나시옹’을 최수열 지휘자와 함께 선보이며, 다음달 4일 ‘2021 통영국제음악제’ 폐막 공연도 앞두고 있다.

고음악의 디바라고 알려진 임선혜가 이번 3월에 선보일 곡들은 우연히 모두 20세기의 곡들이다. 그만의 색깔로 풀어내는 현대음악은 어떨지, 앞으로 펼쳐질 무대들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임선혜는 서울대학교 성악과를 졸업하고 독일학술교류처(DAAD) 장학생으로 선발돼 독일 칼스루 국립음악대학 최고연주자 과정을 졸업했다. 독일 유학 중이던 1999년 12월 고음악의 거장인 지휘자 필립 헤레베헤에게 발탁돼 유럽 무대에 데뷔했다. 윌리엄 크리스티, 파비오 비온디, 지기스발트 쿠이켄 등 고음악 거장들을 비롯해 주빈 메타, 리카르도 샤이, 이반 피셔, 만프레드 호넥 등의 지휘자와 세계무대에서 활발히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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