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든 콰르텟이 오는 11월 23일 예술의전당 IBK기업은행챔버홀에서 ‘Our Beloved Mendelssohn’이라는 주제로 리사이틀을 연다. ⓒ스테이지원 제공
 
 
[클래식비즈 박정옥 기자] 한국 실내악계의 차세대 주자로 떠오르고 있는 이든 콰르텟(Eden Quartet)은 예쁜 이름을 가진 현악사중주단이다. ‘이든’은 고어(古語)로서 ‘착한’ ‘어진’이라는 뜻을 가진 순우리말 관형사다. 음악으로 사람들을 위로하고 싶은 마음을 담아 지었다.
이든 콰르텟에 새 멤버가 합류했다. 바이올리니스트 이소영이다. 기존 멤버 정주은(바이올린), 임지환(비올라), 정우찬(첼로)이 탄탄하게 다진 토대에 이소영이 가세하면서 이든은 한층 더 다채로운 색채와 유연한 앙상블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소영은 2023 안드레아 포스타치니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 2위 및 특별상을 수상하며 주목받은 연주자다. NDR 북독일 라디오 필하모니 오케스트라 아카데미 단원으로 활동하며 유럽 무대에서 폭넓은 경험을 쌓아왔다.
이든 콰르텟이 오는 11월 23일 예술의전당 IBK기업은행챔버홀에서 ‘Our Beloved Mendelssohn’이라는 주제로 리사이틀을 연다. ⓒ스테이지원 제공
 
새로 라인업을 구성한 이든 콰르텟이 오는 11월 23일(일) 오후 2시 예술의전당 IBK기업은행챔버홀에서 ‘Our Beloved Mendelssohn’이라는 주제로 리사이틀을 연다. 펠릭스 멘델스존의 현악사중주 2번, 4번, 6번을 한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드문 기회로, 작곡가의 내면과 시대적 격동을 함께 조망한다.
이든 콰르텟은 2024 프레미오 파올로 보르치아니 국제 현악사중주 콩쿠르에서 한국 팀 최초로 2위 및 젊은 심사위원상을 수상했으며, 2023 모차르트 국제 콩쿠르 3위, 2022 ARD 국제 콩쿠르 세미파이널 리스트, 펠릭스 멘델스존 바르톨디 콩쿠르 3위 등 국제무대에서 눈부신 성과를 거두며 존재감을 확고히 해왔다.
‘네 명이 함께일 때 더욱 빛나는 팀’ ‘소리가 아닌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연주’라는 평을 받으며, 매년 다양한 무대를 통해 자신들만의 음악 세계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
이번 공연에는 현재 군 복무 중인 비올리스트 임지환을 대신해 세계무대에서 주목받는 신예 비올리스트 신경식이 객원으로 함께한다. 그는 2024 막스로스탈 국제 콩쿠르 한국인 최초 우승, 프라하의 봄 국제 콩쿠르 준우승 및 특별상 등 화려한 경력을 지닌 아티스트다. 깊이 있는 음악성과 따뜻한 음색으로 청중과의 진한 교감을 이끌어내고 있다.
프로그램은 멘델스존의 청년기를 대표하는 현악사중주 2번으로 문을 연다. 슈베르트의 영향을 받은 이 작품은 서정과 드라마가 교차하며 낭만주의의 서막을 알린다. 이어지는 현악사중주 4번은 밝고 열정적인 선율과 자유로운 화성, 경쾌한 스케르초가 어우러져 세련된 기교와 내면의 활력을 느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여동생 파니의 죽음 이후 쓰인 현악사중주 6번은 비통함과 격정 속에서도 예술로 승화된 깊은 정서를 담아내며, 멘델스존의 음악적 정점이자 인류 보편의 슬픔을 대변하는 걸작으로 평가된다. 세 작품은 멘델스존의 삶의 굴곡과 예술적 궤적을 함께 보여주며, 청중을 사랑과 열정, 상실과 극복의 여정으로 초대한다.
이든 콰르텟은 이번 무대를 통해 멘델스존의 음악 세계를 단순히 ‘연주’하는 것을 넘어, 그가 남긴 감정의 궤적과 시대의 숨결을 오늘의 시선으로 되살린다. 네 명의 연주자는 작품마다 깃든 서정과 격정을 치밀한 호흡으로 직조하며, 각 악기의 개성을 넘어 하나의 유기적 흐름으로 청중을 몰입시킨다.
순간의 긴장감과 살아 있는 에너지가 만들어내는 이든 콰르텟의 사운드는 멘델스존의 순수한 열정을 현재의 감성으로 새롭게 경험하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