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비즈 민은기 기자] “현대음악 어렵지 않습니다.” 작곡가 최재혁과 비올리스트 이한나가 앙상블블랭크(Ensemble Blank)’와 힘을 합쳐 어렵게만 느껴졌던 현대음악의 참맛을 들려준다. 한국에서는 아직 낯설다고 여겨지는 현대음악을 작곡가와 비올리스트, 그리고 전문연주단체의 신선한 조합으로 풀어낸다.
최재혁, 이한나, 앙상블블랭크는 오는 8월 4일(수) 오후 8시 금호아트홀연세에서 콘서트를 연다.
공연 타이틀은 ‘비올라 인 마이 라이프(Viola in My Life)’다. 20~21세기 비올라곡을 조명함과 동시에 미국 미니멀리즘의 시작을 알린 작품으로 구성했다. 또한 한국 신예 작곡가 김혁재의 곡을 비롯해, 최재혁이 비올리스트 이한나와 퍼커셔니스트 한문경을 위해 만든 곡도 세계 초연될 예정이다.
이한나는 현재 가장 활발히 활동하는 연주자다. 라비니아, 베르비에, 말보로와 같은 국제 유수의 페스티벌에 여러 차례 초청돼 킴 카쉬카시안, 콜린 카, 루시 채프먼, 차스 나이디히와 같은 대가들과 호흡을 맞췄다. 2015년 월간 객석이 선정한 ‘차세대 이끌 젊은 예술가’에 선정되기도 했다. 국제 영아티스트 콩쿠르 1위, 헬람 영아티스트 콩쿠르 특별상, 오사카 국제콩쿠르 2위 등 다수의 국제 콩쿠르를 석권했다.
작곡가 겸 지휘자 최재혁은 2017 제네바 국제콩쿠르에서 작곡부문 최연소 1위를 수상했다. 2018 스위스 루체른 페스티벌에서 사이먼 래틀, 던칸 와드와 함께 슈톡하우젠의 ‘그루펜’을 지휘하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이어 부천필하모닉, 앙상블 앙텡콩탱포랑, 키예프 심포니 등 국내외에서 활발한 지휘 활동과 함께 메뉴힌 바이올린 콩쿠르, 밴프 음악제, 앙상블 앙텡콩태포랑 등에 위촉작곡가로 초대되며 작품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최재혁과 피아니스트 정다현, 플루티스트 류지원, 퍼커셔니스트 이원석, 그리고 첼리스트 이호찬이 아티스틱커미티(Artistic Committee)를 구성해 함께 이끌어가고 있는 앙상블블랭크는 ‘현대음악은 듣기 어렵다는 편견을 해소하고 있는 연주단체’다. 현대음악을 들으면서 낮잠을 자거나 와인을 마시기도 하고, 베토벤이 상상했던 미래를 기획하기도 하는 등 다양한 장소에서의 공연 동선과 조명을 통해 엑설런트한 무대를 연출해 찬사를 받고 있다.
비올라는 피아노나 바이올린에 비해 레퍼토리가 다양하지 않고 접근성이 떨어져 일반인에게는 아직 낯설 수 있는 악기다. 그러나 비올라만의 카멜레온 같은 음색의 유니크함 때문에 많은 작곡가들이 사랑한 악기다.
“비올라는 저와 뗄 수 없는 존재입니다. 거의 모든 시간을 이 악기와 함께했어요. 저를 가장 잘 이해해주는, 그리고 묵묵히 기다려주는 인생의 친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번에 앙상블블랭크와 함께 의미 있는 공연을 만들게 돼 감회가 새롭습니다.”
이한나는 항상 새로운 시도를 하는 앙상블블랭크와 멋진 케미를 이뤄 팬들과 비올라 음악을 공유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음악감독을 맡고 있는 최재혁은 “이번 공연 프로그램은 미국 20세기 음악이 전체의 음악적 스토리를 구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선곡에 많은 공을 들였다. 코플랜드의 ‘Appalachian Spring(아팔라치아의 봄)’을 시작으로 바버의 ‘Adagio for Strings(현을 위한 아다지오)’, 펠트만의 비올라와 앙상블을 위한 ‘Viola in My Life(내 인생의 비올라),’ 그리고 라이히의 ‘여덟개의 선(Eight Lines)’을 연주해 20세기 미국 클래식 음악 발전사를 한번에 경험할 수 있다. 또한 힌데미트의 비올라와 현악합주를 위한 ‘장송곡(Trauermusik)’도 기대된다.
세계 최초로 초연하는 작품도 있다. 앙상블블랭크의 작곡공모 선정 작곡가 김혁재의 ‘Same New Shit(똑같은 것들)’과 최재혁의 비올라와 타악기를 위한 ‘My Life in Viola(비올라 속 내 인생)’이 연주돼 21세기 한국 클래식 음악의 현황을 엿볼 수 있다.
티켓은 7월 4일 오전 11시부터 오픈된다. 인터파크티켓과 금호아트홀연세에서 예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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