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가곡 반드시 살린다” 예술의전당·성악과 학생들 컬래버 콘서트

8월14~15일 IBK챔버홀서 네차례 공연
우리 가곡 활용한 릴레이 음악극 선사

민은기 기자 승인 2021.08.10 16:31 의견 0
예술의전당이 ‘2021 예술의전당 대학가곡축제’를 8월 14일과 15일 이틀간 개최하는 가운데, 멘토들이 지난 7일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멘토링을 진행하고 있다. Ⓒ예술의전당


[클래식비즈 민은기 기자] “한국 가곡 반드시 살리겠다.” 예술의전당이 우리 가곡 부흥에 발 벗고 나선다. 전국에 있는 대학교 성악과 학생들과 힘을 합쳐 ‘듣는 재미, 보는 재미’를 버무린 본격 가곡 콘서트를 진행한다.

예술의전당은 ‘2021 예술의전당 대학가곡축제’를 8월 14일(토)과 15일(일) 이틀간 오후 1시와 7시 2회씩 총 4회에 걸쳐 IBK챔버홀에서 개최한다.

대학가곡축제는 그동안 소외됐던 우리 가곡에 대해 국민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대학 성악과 재학생들에게는 뜻 깊은 무대 경험을 제공하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이번 무대는 팀이나 개인이 우리 가곡을 활용해 15~20분 분량으로 꾸민 음악극을 릴레이로 선보인다.

지난 6월 참가자 모집을 통해 선발된 성악학도들이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어떻게 우리 가곡을 재해석 할 것인지 관심이 집중된다. ‘축제’라는 이름에 걸맞게 순위를 매기지 않고, 관객과 연주자 모두가 화합하며 즐기는 잔치가 될 예정이다.

‘2021 예술의전당 대학가곡축제’에 참가한 학생들이 우리 가곡을 활용해 꾸민 음악극을 멘토들 앞에서 선보이고 있다. Ⓒ예술의전당
‘2021 예술의전당 대학가곡축제’에 참가한 학생들이 우리 가곡을 활용해 꾸민 음악극을 멘토들 앞에서 선보이고 있다. Ⓒ예술의전당


유인택 예술의전당 사장은 “학교에서 수업 때 우리 가곡을 노래했던 중장년층에게는 그 시절의 향수를, 그간 낯설었지만 각종 오디션 무대를 통해 우리 가곡을 알게 된 청년들에게는 색다른 관람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며서 “이번 축제를 계기로 우리 가곡이 보다 널리 애창되는 장이 열리면 좋겠다”고 포부를 덧붙였다.

공연 문의와 사전 예매는 예술의전당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며 입장료는 전석 무료다. 이번 대학가곡축제는 네이버 TV를 통해 전국 생중계될 예정이다. 예술의전당은 현장에서 SAC나눔으로 예술기부도 접수받아 코로나로 무대와 일자리를 잃은 예술인과 스태프를 지원할 계획이다.

● 전국서 몰린 참가자들 그들의 특별한 사연이 음악극으로 탄생

바리톤 공병우(왼쪽에서 두번째) 멘토가 지난 7일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멘토링을 진행하고 있다. Ⓒ예술의전당


이번 대학가곡축제는 성악과 재학 중이면 누구나 참여 가능하도록 모집의 문턱을 크게 낮추고 지난 6월부터 접수에 들어갔다. 2차에 걸친 온라인 설명회를 통해 성악과 학생들의 바람과 요청을 청취하며 접수 대상 범위도 확대했다. 총 7개 권역(서울, 경기, 대전, 전남, 대구, 부산, 제주)의 성악과 재학생들이 고르게 접수했고 최종 28개 팀(73명)이 무대에 오른다.

이들은 예술의전당이 마련한 3차에 걸친 전문가 멘토링을 거치며 짜임새 있는 음악극을 구성했고 음악도에게 꿈의 무대로 불리는 IBK챔버홀 무대에 서게 된 것이다.

연출가 김태웅(왼쪽에서 두번째) 멘토가 지난 7일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멘토링을 진행하고 있다. Ⓒ예술의전당


눈길을 끄는 이색 지원자도 많다. 이병학(서울사이버대 4학년)씨는 76세로 출연자 중 최연장자다. 이씨가 속한 팀(SCU성악앙상블, 이병학·박종신·오세진·이종건)은 20대부터 70대까지의 연령대로 구성됐으며, ‘고향생각’ ‘시간에 기대어’ ‘산아’ ‘그리운 금강산’ 등으로 ‘그리운 가족’을 노래한다.

음악가의 길을 포기했던 지원자 김동희(서울사이버대 2학년)씨는 성악을 전공하는 두 자녀(서울대 이은서·계명대 이준기)와 함께 ‘들려dream’이라는 팀으로 무대에 오른다. 이들은 ‘내 맘의 강물’ ‘꿈의 날개’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를 부르며 ‘엄마의 꿈’을 응원한다.

작곡가 최진(왼쪽에서 두번째) 멘토가 지난 7일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멘토링을 진행하고 있다. Ⓒ예술의전당


양신국(제주대 4학년)씨는 대한민국 최남단에서 합류했다. 그는 제주대 학과장의 추천으로 이번 공연에 참가하는데, ‘시인 김소월의 시와 사랑’이라는 타이틀로 ‘산유화’ ‘못 잊어’ ‘초혼’ 등을 들려준다.

● 바리톤 공병우·작곡가 최진·연출가 김태웅 등 멘토로 나섰다

‘2021 예술의전당 대학가곡축제’ 멘토로 나선 연출가 김태웅, 바리톤 공병우, 작곡가 최진(왼쪽부터)이 학생들이 꾸민 음악극을 감상하고 있다. Ⓒ예술의전당


이번 대학가곡축제는 경쟁과 경합 대신 우정과 화합을 위한 축제의 장이다. 우열을 가리는 대신에 보다 탄탄한 음악극 구성과 무대 경험을 성악과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것이 축제의 목적 중 하나다.

잠재력 있는 미래 거장들의 신선한 아이디어가 보석을 재탄생할 수 있도록 예술의전당은 전문가 멘토링을 제공했다. 우리나라 대표 바리톤 공병우 교수, 오페라와 뮤지컬 무대를 모두 섭렵한 메조소프라노 김향은이 성악 부문 가이드를 맡았다.

바리톤 공병우(오른쪽)가 학생들이 꾸민 음악극에 대해 조언을 해주고 있다. Ⓒ예술의전당
연출가 김태웅(왼쪽)이 학생들이 꾸민 음악극에 대해 조언을 해주고 있다. Ⓒ예술의전당


최근 가장 인기가 많은 예술가곡 ‘시간에 기대어’와 ‘서툰 고백’의 작곡가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작곡가 최진과 2021년 예술의전당 창작오페라 ‘춘향탈옥’을 연출하며 연극적 창의성을 오페라에 접목하며 호평 받은 연출가 김태웅이 각각 곡 구성과 연출에 조언을 주었다.

3차에 걸친 멘토링은 코로나 상황을 고려해 온라인과 1:1 오프라인을 병행해 진행됐다. 콘서트 참여 학생들은 “공연만큼이나 중요한 성장의 기회가 됐다”며 높은 만족도를 보여줬다.

● 예술의전당이 앞장서는 우리 가곡 활성화...대학가곡축제가 그 신호탄

우리 가곡은 1920년대부터 시대별 굴곡을 오롯이 담아내며 오늘에 이르고 있다. 우리와 희로애락을 함께한 우리 가곡은 우리 삶과 뗄 수 없는 정서를 함축하며 특유의 아름다움과 서정성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최근 들어 외면 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예술의전당은 이번 대학가곡축제를 위해 기존의 애창 가곡부터 최근의 아트팝까지 다채로운 레퍼토리에 대한 조사를 마친 상태다. 예술의전당은 대학가곡축제를 시작으로 다양한 가곡 소재의 음악회와 공연을 통해 우리 가곡 활성화 운동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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