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 임윤찬 거침없는 터치...‘리스트 초절기교 연습곡 12곡’ 전곡 연주
10월12일 롯데콘서트홀 리사이틀
자신만의 개성 살아있는 공연 선사
민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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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0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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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비즈 민은기 기자] 현재 우리 음악계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리스트의 ‘초절기교(超絶技巧) 연습곡’ 12곡 전곡 연주 리사이틀을 연다. 가장 어려운 난이도의 곡이라고 평가되는 이 작품을 17세의 ‘괴물신인’이 어떻게 터치할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임윤찬은 오는 10월 12일(화) 오후 8시 롯데콘서트홀에서 독주회를 개최한다. 9월 25일 통영국제음악당 콘서트홀 무대를 시작으로 광주 유스퀘어문화관, 성남 티엘아이아트센터, 대구콘서트하우스로 이어지는 5개 도시 전국투어의 피날레 공연이다.
2019년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 최연소 우승자인 임윤찬은 평소 많은 ‘최연소’ 타이틀이 붙어왔다. 올해 예술의전당 교향악 축제에 최연소 협연자로 참여했고, 10월이 되면 롯데콘서트홀에서 독주회를 여는 최연소 연주자이자 초절기교 연습곡 전곡을 최연소로 연주하는 피아니스트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음악은 스포츠가 아니기에 숱한 최연소 기록들보다 그동안 네 번의 리사이틀을 모두 전석 매진시키며 ‘임윤찬 신드롬’을 이끌어 낸 실력에 주목해야 한다. 우리 음악계에서 그간 콩쿠르 우승이 아닌 ‘공연’만으로 이런 절대적인 지지와 관심을 받은 경우는 흔치 않다.
음악팬들은 처음엔 임윤찬의 남다른 음악성과 천재적인 면모에 환호를 보냈지만, 곧이어 요즘 보기 드문 그의 독특한 연주 스타일과 취향에 매료됐다. 스승 손민수가 임윤찬을 가리켜 ‘시간 여행자’라고 일컬을 정도로 ‘올드 스쿨(Old School·전통적인 학파)’을 지향하는 그의 스타일은 현대의 많은 아티스트들로부터 스스로를 차별화한다.
임윤찬은 녹음기술이 발달하지 못한 시대, 그야말로 각자의 개성이 살아있는 시대의 피아니스트였던 슈나벨, 노이하우스, 코르토 등의 연주를 들으며 영감을 받는다고 평소 말해온 바 있다. 그렇기에 임윤찬의 연주는 획일적인 콩쿠르를 위한 연주가 아닌 프로그래밍부터 연주 스타일까지 모든 것에 자신만의 강한 개성이 살아 있다. 열일곱살 연주자의 취향으로 믿기지 않는 아주 독특한 피아니스트가 우리에게 온 것이다.
이번 프로그램 구성 역시 리스트의 ‘순례의 해 - 두 번째 해 이탈리아’에 나오는 페트라르카 소네트 4·5·6곡에 이어 리스트 초절기교 연습곡을 쉬지 않고 연주함으로써 공연자체를 하나의 커다란 스토리로 프로그래밍하고자 하는 시도를 엿볼 수 있다. 예측할 수 없는 레퍼토리와 프로그램 배열, 그리고 예상을 뛰어넘는 앙코르까지 관객들이 이 열일곱살 소년에게 열광하는 이유다.
특별히 이번에 그가 연주하는 초절기교 연습곡은 단순히 연습곡이 아닌 리스트의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작품이다. 작곡가 슈만이 “이 작품을 그대로 재현해 낼 수 있는 사람은 리스트 그 자신뿐일 것이다”라고 말할 정도로 극악의 난이도로 피아노로 보여줄 수 있는 모든 테크닉의 집결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전곡 연주 사례는 흔치 않으며 막상 무대 위에 올려져도 완성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때가 많기에, 열일곱살 피아니스트의 선택에 음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0월 12일 서울 롯데콘서트홀 공연 티켓은 4만4000원~6만6000원이며 인터파크티켓 등에서 예매할 수 있다.
/eunki@classicbiz.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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