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산히 부서진 이름이여”...이마에스트리 ‘헝가리 침몰사고 희생자 위로’ 뭉클

부다페스트 여객선 사고현장 찾아가 무반주 연주로 간이 추모회

민은기 기자 승인 2021.10.09 11:48 | 최종 수정 2021.10.09 12:41 의견 0
세계적인 남성합창단 이마에스트리가 부다페스트 헤리티지하우스홀에서 헝가리 공연을 진행하고 있다. Ⓒ주헝가리한국문화원


[클래식비즈 민은기 기자] 유럽 5개국 순회연주 중인 세계적인 남성합창단 이마에스트리가 무려 일곱 차례나 앙코르를 받는 등 네 번째 방문국인 헝가리에서의 콘서트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공연에 앞서 지난 2019년 여객선 침몰사고로 숨진 한국 관광객의 넋을 위로하는 추모회를 사고 현장에서 열어 헝가리 공연의 의미를 더했다.

이마에스트리는 지난 6일(현지시간) 오후 부다페스트 헤리티지하우스홀에서 헝가리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헝가리는 유럽 5개국(체코, 오스트리아, 슬로바키아, 헝가리, 세르비아) 순회연주 중 네 번째 방문국이다.

이날 헝가리 연주는 관객 앙코르를 7번이나 받는 등 열광적인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문화 외교사절 이마에스트리의 솜씨를 제대로 발휘한 공연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양재무 음악감독과 이마에스트리 단원들이 헝가리 부다테스트의 한국 관광객 여객선 침몰 사고현장을 직접 찾아 양재무 작곡의 ‘산산히 부서진 이름이여’를 무반주로 연주해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고 있다. Ⓒ이마에스트리


특히 연주 전날에는 지난 2019년 5월 발생한 한국 관광객 여객선 침몰 사고현장을 직접 찾아 양재무 작곡의 ‘초혼’(김소월 시)을 무반주로 연주해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했다. "산산히 부서진 이름이여~"를 합창해 뭉클함을 전달했다.

추모장소인 마가릿다리 주변에는 헝가리주재 한국대사관과 한국문화원이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헝가리 경찰의 도움을 요청하는 등 안전한 추모환경을 조성하는데 최선을 다했다.

남성합창단 이마에스트리가 헝가리 부다페스트 공연을 마친 후 기념촬영를 하고 있다. 피아노를 중심으로 왼쪽부터 박종범 영산그룹 회장, 양정윤 바이올리스트, 양재무 음악감독, 박철민 대사, 송효숙 WCN대표, 인숙진 한국문화원장, 조한솔 피아니스트, 이명천 교수. Ⓒ주헝가리한국문화원


양재무 음악감독은 “리스트와 레하르 등 많은 작곡가를 배출한 헝가리답게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 덕에 더욱 깊이 있는 연주를 했다”라며 “박철민 대사님과 인숙진 한국문화원장님의 완벽한 준비로 연주자들이 연주에 더 몰입할 수 있었다”고 감사를 표했다.

이마에스트리 커뮤니케이션 자문역 이명천 교수는 “여객선 사고 희생자 추모의 기회가 되기도 한 헝가리 연주는 헝가리 주재 한국대사관과 한국문화원이 대한민국의 문화외교가 어떤 방식으로 가야 할지를 제시해 준 모범사례다”라며 “해외문화홍보원과 WCN 송효숙 대표의 적극적 지원과 배려도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헝가리 공연을 마친 이마에스트리는 5개국 중 마지막 방문국인 세르비아에서 두 번의 공연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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