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틸라’ ‘시칠리아 섬의 저녁기도’ 국내 초연...국립오페라단 60주년 라인업 공개

1962년 창단 기념작 ‘왕자, 호동’ 등 새해 5개 작품 공연

민은기 기자 승인 2021.12.20 16:01 의견 0
국립오페라단이 내년 창단 60주년을 맞아 베르디의 걸작 ‘아틸라’ ‘시칠리아 섬의 저녁기도’를 국내 초연한다. Ⓒ국립오페라단


[클래식비즈 민은기 기자] 내년 창단 60주년을 맞는 국립오페라단이 베르디의 걸작 ‘아틸라’ ‘시칠리아 섬의 저녁기도’를 국내 초연한다. 또한 1962년 창단 기념작이었던 ‘왕자, 호동’을 다시 선보이고, 높은 작품성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영원한 명작 ‘호프만 이야기’ ‘라 보엠’ 을 무대에 올린다.

국립오페라단은 지나온 60년의 역사를 뒤돌아보고 새로운 100년을 향해 나아간다는 의미를 담은 2020년 정기공연·사업을 20일 발표했다.

예술성 높은 다섯 작품을 공연하는 것뿐만 아니라 오페라스튜디오를 통해 전문인력 양성에도 적극 나선다. 또한 일반인을 위한 오페라아카데미를 진행해 생활 속에서 더욱 가깝게 오페라를 즐기고 배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이와 함께 영상화 및 온라인 상영이라는 새로운 공연 관람 방식을 제시해 온라인을 통해 관객과의 접촉면을 더욱 넓히고 오페라 저변확대에 적극 나선다.

● 60주년 기념무대 ‘봄을 여는 오페라 갈라 페스티벌’ ‘오페라 어워즈’

국립오페라단 창단 60년의 역사를 축하하고 새 미래를 여는 축제의 장으로 ‘봄을 여는 오페라 갈라 페스티벌’(2월 9·10일, 2월 12·13일 국립극장 해오름)을 선보인다. 오페라스튜디오 단원들과 오디션을 통해 발탁된 성악가들이 대거 출연해 다양한 명작 오페라 속의 아리아를 선사한다.

또한 ‘오페라 어워즈’(3월 12일 국립극장 해오름)를 개최한다. 60년 역사와 함께 해 온 원로들과 현재 공연 현장 최전방에서 오페라 발전의 새 역사를 쓰고 있는 예술인 및 관련 업계 종사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60주년을 기념하는 자리다. 그동안의 눈부신 오페라 발전사를 기념하고 향후 한국오페라가 나아갈 방향을 논하는 화합의 장을 펼친다.

● 과감한 재해석이 담긴 신선한 무대 ‘왕자, 호동’

국립오페단은 내년 창단 60주년을 맞아 1962년 창단 기념작이었던 ‘왕자, 호동’을 다시 선보인다. Ⓒ국립오페라단


1962년 국립오페라단 창단을 기념해 만든 장일남의 오페라 ‘왕자, 호동’(3월 11·12일 국립극장 해오름)이 무대에 오른다. ‘왕자, 호동’은 삼국사기에 기록돼 전해져 내려오는 설화를 바탕으로 만든 창작오페라다.

고구려의 호동왕자와 사랑에 빠져 적들의 침입을 미리 알려주는 신물인 자명고를 찢어버리고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하는 낙랑공주의 이야기를 친숙한 선율과 아름다운 우리말 가사로 만들어낸 수작이다.

2021년 국내 초연 서정오페라 ‘브람스...’에서 호흡을 맞췄던 한승원 연출과 여자경 지휘자가 협업해 전통적인 무대에서 벗어나 군더더기 없는 간결하며 현대적인 디자인과 몰입도 높은 연출을 선보인다. 박현주, 김순영, 이승묵, 박성규, 김남두, 정의근, 박준혁, 박정민, 이준석 등이 출연한다.

● 팬들 가슴 뛰게 하는 ‘아틸라’ ‘시칠리아 섬의 저녁기도’ 첫선

팬들의 가슴을 뛰게 할 두 작품인 베르디의 ‘아틸라’(4월 7~10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와 ‘시칠리아 섬의 저녁기도’(6월 2~5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가 국내 초연된다.

위대한 정복자이자 잔인한 침략자로 역사적 평가가 엇갈리는 훈족의 왕 아틸라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든 ‘아틸라’는 전설적인 테너 마리오 델 모나코의 아들인 잔카를로 델 모나코가 연출을 맡는다. ‘베이스 아틸라’에 맞선 ‘바리톤 에치오’의 저음 대결 이중창이 기대되는 작품이다. 전승현, 박준혁, 고성현, 이승왕, 임세경, 이윤정, 신상근, 정의근, 구태환 등이 출연한다.

베르디의 오페라 중 가장 유명하고 웅장한 서곡이 등장하는 ‘시칠리아 섬의 저녁기도’는 3000여명의 프랑스인이 학살당한 ‘시칠리아 만종 사건’을 모티브로 한다. 시칠리아가 프랑스의 혹독한 지배를 참지 못하고 1282년 부활절 저녁기도를 알리는 종소리를 시작으로 반란을 일으켜 부당한 침략으로부터 승리했다는 역사적 의미가 있는 작품으로 5막으로 이뤄진 대작이다.

유려한 오케스트레이션과 성악가와의 뛰어난 호흡을 자랑하는 홍석원이 지휘를 맡고 2016년 국립오페라단 ‘오를란도 핀토 파초’를 통해 개성 있는 해석을 선보인 파비오 체레자가 연출을 맡는다. 양준모, 한명원, 서선영, 김성은, 강요셉, 국윤종, 최웅조, 김대영, 신성희 등이 출연한다.

● 영원한 명작 ‘호프만 이야기’ ‘라 보엠’

국립오페라단은 내년 창단 60주년을 맞아 높은 작품성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영원한 명작 ‘호프만 이야기’를 무대에 올린다. Ⓒ국립오페라단


오펜바흐의 ‘호프만 이야기’(9월 29일~10월 2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는 인생과 예술의 의미를 낭만주의 음악에 녹여낸 옴니버스 형식의 오페라다. 허영에 빠지거나 관능적 탐닉 속에서 사랑을 끝없이 갈구하는 인간의 모습이 투영돼 고통, 좌절, 실패 속에서 피어나는 예술의 본질에 대해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2019년 오펜바흐 탄생 200주년을 맞아 ‘호프만 이야기’를 선보인 바 있는 국립오페라단은 프랑스 연출가 뱅상 부사르의 독특하고 대담한 연출, 몽환적이며 감각적인 미장센이 돋보이는 이번 작품을 역동적인 오케스트레이션으로 호평받는 세바스티안 랑 레싱의 지휘로 다시 한번 선보인다. 국윤종, 이윤정, 윤상아, 양준모, 최기돈, 김정미, 위정민, 노경범, 최병혁, 김철준, 양송미 등이 나온다.

국립오페라단은 내년 창단 60주년을 맞아 높은 작품성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영원한 명작 ‘라 보엠’을 무대에 올린다. Ⓒ국립오페라단


2022년의 마지막은 가난하지만 찬란했던 젊은 날의 사랑이야기 ‘라 보엠’(12월 1~4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이 아름답게 장식한다. 춥고 배고픈 젊은 예술가들이 따뜻하게 나누는 우정과 미미와 로돌포, 무제타와 마르첼로 두 커플의 가슴 시린 사랑 이야기를 부드럽고 서정적인 선율의 아리아에 담아낸 푸치니 걸작이다.

2021년 새롭게 제작된 국립오페라단의 뉴프로덕션 ‘라 보엠’은 크리스마스 시즌 가족·연인과 함께 공연을 찾은 관객들에게 감동의 시간을 선사할 것이다. 서선영, 이윤경, 강요셉, 최원휘, 박소영, 김유진, 김기훈, 이승왕, 김종표, 이형욱, 박준혁, 박상욱, 박경태 등이 출연한다.

● 오페라 전문인력 육성... 일반인도 쉽게 참여하는 공공예술서비스 제공

국립오페라단 오페라스튜디오는 국내 오페라 교육의 자생력 강화를 통해 역량 있는 오페라 전문 인력 배출하기 위해 2021년 개설됐다. 분야별 국내외 전문 분야 강사진을 위촉해 공연 현장에서 요구되는 실용적인 커리큘럼을 제공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실력이 검증된 신인 성악가에게는 국립오페라단 공연에 출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실제 무대 경험을 통해 오페라 전문 인력 역량을 강화하고 공연의 완성도 또한 높인다는 전략이다.

또한 국립오페라단은 일반 교양 강의보다 한 차원 높은 오페라 및 문화예술 향유자 교육 프로그램인 오페라 아카데미를 개설, 운영하고 있다. 2022년에는 일반인을 위한 성악강좌, 리허설 극장 투어, 수료음악회 등을 포함한 다양한 프로그램 구성으로 많은 참여를 이끌어낼 예정이다.

● 온라인 영상서비스 ‘크노마이오페라’

국립오페라단은 2022년에도 온라인 영상 서비스 ‘크노마이오페라(KNOmyOpera)’를 통해 경계 없는 무대, 오페라의 무한 확장으로 관객과의 만남을 시도한다. 국립오페라단은 2021년 새롭게 출범한 크노마이오페라를 통해 코로나19의 확산 위기 속에서 안전한 공연 관람방식을 제공하고 동시에 온라인 공간으로 무대를 확장하여 대중의 접근성을 높이는 데에 힘써왔다. 2021년 한 해 동안 국립오페라단은 전체 정기공연 및 성악콩쿠르 등을 유무료로 온라인 생중계했으며 이를 통한 라이브시청수는 약 6000회에 달한다.

오페라 마니아층 사이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으며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흐름에 힘입어 국립오페라단은 2022년에도 정기공연을 비롯해 갈라콘서트, 성악 콩쿠르 등 다양한 콘텐츠를 생중계(또는 지연중계)로 선보일 예정이다. 생중계된 영상은 VOD로 전환, 언제 어디서든 국내 최고 수준의 오페라를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국립오페라단 박형식 단장은 “2022년은 국립오페라단이 창단 60주년을 맞이하는 매우 뜻깊은 해다”라며 “국립오페라단이 문화예술계를 선도해 공연문화사업을 견인하는 역할을 해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러면서 “종합예술로서 오페라가 지닌 예술적·인문학적 가치를 잃어버리지 않으면서도 낮은 자세로 국민들에게 한발짝 다가가고자 노력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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