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깐부 할아버지 보러가자” 오영수 연극 예매율 1위

골든글로브 수상 후 연극 '라스트 세션' 티켓 파워

민은기 기자 승인 2022.01.12 13:54 의견 0
한국 첫 골든 글로브 남우조연상을 받은 배우 오영수가 연극 ‘라스트 세션’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다. Ⓒ파크컴퍼니


[클래식비즈 민은기 기자] “수상 소식을 듣고 생애 처음으로 내가 나에게 ‘괜찮은 놈이야’라고 말했다. 이제 ‘세계 속의 우리’가 아니고 ‘우리 속의 세계’다.”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으로 한국 첫 골든 글로브 남우조연상을 받은 배우 오영수(78)의 감동적인 수상소감도 화제가 되면서 “깐부 할아버지 보러가자” 열풍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가 출연 중인 연극 ‘라스트 세션’이 예매율 1위에 랭크되며 티켓 파워를 보이고 있다.

12일 예술경영지원센터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에 따르면 연극 부문에서 ‘라스트 세션’은 주간(5~11일) 예매 순위 1위를 기록했다.

특히 오영수의 골든 글로브 수상 소식이 전해진 10일부터 ‘라스트 세션’은 예매 상황판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주말인 8일과 9일의 예매 순위는 4위였다.

티켓 판매사이트 인터파크에서도 ‘라스트 세션’이 연극 랭킹 1위에 올랐다. 이날 기준 판매점유율은 45.8%에 달한다. 지난 주말에는 판매점유율 10%대로 3위에 머물렀지만, 10일에는 판매점유율 55.3%로 껑충 뛰면서 1위에 올라섰다.

한국 첫 골든 글로브 남우조연상을 받은 배우 오영수가 연극 ‘라스트 세션’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다. Ⓒ파크컴퍼니
한국 첫 골든 글로브 남우조연상을 받은 배우 오영수가 이상윤과 함께 연극 ‘라스트 세션’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다. Ⓒ파크컴퍼니

제작사 파크컴퍼니 관계자도 “예매율이 꾸준히 상위권으로 높았지만, 오영수의 골든 글로브 수상 소식 이후 티켓 예매가 급격히 늘어났다”고 말했다.

‘라스트 세션’ 팀도 오영수의 골든 글로브 수상을 함께 축하했다. 연극에 함께 출연 중인 배우 이상윤은 자신의 SNS에 “와우 축하드립니다”라는 글과 함께 오영수가 케이크를 들고 종이왕관을 쓴 채 미소 짓고 있는 사진을 올렸다. 그의 등 뒤로는 골든 글로브 수상을 축하하는 문구가 적혀있다.

지난 7일 대학로 티오엠(TOM) 1관에서 개막한 ‘라스트 세션’은 정신분석학의 대가 지크문트 프로이트(1856∼1939)와 C.S. 루이스(1898∼1963)의 대담을 그린 2인극이다. 미국 극작가 마크 저메인이 하버드 의대 정신과 교수인 아맨드 M. 니콜라이의 저서 ‘루이스 vs 프로이트’에서 영감을 받아 쓴 작품이다.

작품은 정신분석학과 문학이란 각기 다른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두 사람의 만남을 다룬다는 점에서 무척 흥미롭다. 하지만 현실에서 둘은 실제로 만난 적이 없다. 이들 사이에 오간 대화는 작가의 상상력이 빚어낸 허구란 이야기다. 그럼에도 무대에서 펼쳐지는 두 사람의 논쟁은 심오하고 위트가 넘친다. 둘의 논쟁을 듣다 보면 시간이 순식간에 지난다.

신의 존재에서 출발한 두 사람의 논쟁은 종교, 삶과 죽음, 사랑, 유머 등에 관한 대화로 이어지고 결국 인간의 삶과 인간에 대한 주제로 확장된다.

'프로이트' 역을 연기하는 오영수는 골든 글로브 수상 이후인 11일 이상윤과 함께 저녁 무대에 섰고, 관객들은 그의 열연에 기립박수를 보냈다. 그는 수상 이후 쏟아지는 관심에도 연극에 오롯이 집중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혀왔다.

프로이트 역은 오영수와 함께 초연부터 함께한 신구가 번갈아 연기한다. 루이스 역은 초연에 이어 재연에도 돌아온 이상윤과 새로 합류한 전박찬이 출연한다. ‘라스트 세션’은 오는 3월6일까지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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