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니아티쉬빌리·폴리니...귀성길에 미리 듣는 피아니스트 내한공연

‘미궁’ ‘베토벤 소나타 전곡집’ 등 교통체증 스트레스 날려줘

민은기 기자 승인 2022.01.29 10:47 의견 0
올해 내한하는 피아니스트 가운데 카티아 부니아티쉬빌리와 마우리치오 폴리니의 음반은 귀성·귀경길의 교통체증 스트레스를 날려준다. Ⓒ클래식비즈 DB


[클래식비즈 민은기 기자] 올해 코로나 대유행이 계속되는 상황에서도 해외 유명 연주자들과 교향악단의 내한공연이 잇따라 예정돼 있다. 설연휴을 맞아 귀성·귀경길에 오르는 클래식 팬들이라면 이들 아티스트와 오케스트라의 음반을 미리 듣는다면 교통체증 스트레스를 날릴 수 있다. 가다 서다를 반복한다고 짜증내지 말고 음악으로 릴렉스해보자.

올해 내한하는 피아니스트 가운데는 관객의 영혼을 건반으로 빼앗아간다는 카티아 부니아티쉬빌리와 살아있는 전설 마우리치오 폴리니를 꼽을만한다.

오는 4월 20일 서울 롯데콘서트홀 무대에 오르는 카티아 부니아티쉬빌리는 마르타 아르헤리지 이후 가장 촉망받는 여성 피아니스트다.

1987년 조지아 출신인 그는 규범적 해석에서 벗어나 고독과 우수에 찬 열정적인 연주로 유명하다. 또한 연주회마다 남성 청중의 심장을 멈추게 한다는 살아있는 세이렌으로도 잘 알려졌다.

지난 2020년 10월 소니 레이블을 통해 발표한 음반 ‘미궁(Labyrinth)’은 그의 미모를 부각시킨 화보 같은 재킷이 인상적이다. ‘내면의 미로를 걷다’라는 부제가 붙은 이 음반에는 영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어메리카’에 수록된 엔니오 모리코네 ‘데보라의 테마’를 시작으로 에릭 사티 ‘짐노페디 1번’, 쇼팽 ‘전주곡 4번’, 라흐마니노프 ‘보칼리제’ 등 모두 18곡의 소품이 수록됐다.

특히 17번 트랙인 존 케이지의 ‘4'33"’에서 앨범 제목처럼 완전한 미궁에 빠지게 되는데, 친숙한 곡을 시작으로 끝으로 갈수록 정적인 내면의 연주로 이어지기 때문에 무엇인가에 홀린 것 같은 느낌이다. 그래서 이 음반은 처음부터 끝까지 그가 연주하고 전달하는 음악의 길을 따라가게 만든다.

오는 5월 25일에 첫 내한해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공연하는 이탈리아 출신 마우리치오 폴리니는 살아있는 전설이라고 불리는 피아니스트다.

폴리니는 1960년 18세에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당시 심사위원이었던 아르투르 루빈스타인은 “저 소년이 우리 심사위원들보다 더 잘 친다”고 극찬한 일화는 유명하다. 이후 폴리니는 더 큰 성공을 마다하고 아르투로 베네데티 미켈란젤리의 제자가 돼 공부를 계속했다. 그는 1968년이 되서야 뉴욕 카네기홀에서 화려하게 등장했다. 80세를 넘긴 폴리니가 지금까지 발매한 음반은 100여장을 넘긴다.

지난 2014년 11월 도이치 그라모폰(DG)에서 박스 세트로 나온 폴리니의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집’은 명반이다. 악성이 남긴 32곡의 피아노 소나타가 모두 들어있다. 우리 귀에 익숙한 ‘8번(비창)’ ‘14번(월광)’ ‘17번(템페스트)’ ‘21번(발트슈타인)’ ‘23번(열정)’ ‘26번(고별)’ ‘29번(함머클라비어)’을 비롯해 최후의 소나타인 ‘30번’ ‘31번’ ‘32번’ 등은 “역시 폴리니”라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

1984년에 발매된 ‘쇼팽 에튀드, 프렐류드, 폴로네즈’, 클라우디오 아바도가 지휘한 베를필필하모닉과 협연한 ‘슈만 피아노 협주곡’도 강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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