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트의 환생’ 온다...알렉상드르 캉토로프 첫 내한 리사이틀

2019차이콥스키콩쿠르 우승자 4월19일 공연
리스트 ‘순례의 해 2년-이탈리아’ 등 연주

민은기 기자 승인 2022.03.07 10:03 의견 0
2019년 세계 3대 콩쿠르로 불리는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한 신예 피아니스트 알렉상드르 캉토로프가 오는 4월 19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첫 내한 리사이틀을 연다. Ⓒ마스트미디어


[클래식비즈 민은기 기자] ‘리스트의 환생’이 온다. 2019년 세계 3대 콩쿠르로 불리는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한 신예 피아니스트 알렉상드르 캉토로프가 드디어 한국 팬들을 만난다. 오는 4월 19일(화) 오후 7시 30분 롯데콘서트홀에서 첫 내한 리사이틀을 갖는다. 원래 2020년 공연이 예정됐으나 코로나 때문에 지각 공연을 하게 됐다.

이번 공연은 랑랑, 크리스티안 짐머만, 당 타이 손, 마우리치오 폴리니, 유자 왕 등 세계 피아노 음악을 선도하는 해외 명연주자들로 구성된 마스트미디어의 2022년 기획 시리즈 ‘더 그레이트 피아니스트 시리즈(The Great Pianists Series)’의 일환으로 진행된다.

코로나에도 굴하지 않고 자신만의 뚜렷한 음악적 언어로 꾸준한 연주활동을 펼치며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알렉상드르 캉토로프. 이번 공연은 베일에 싸였던 그의 연주를 실황으로 만나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팬데믹 장기화로 세계적인 아티스트의 내한 공연에 목말라 있는 관객들에게 특별한 시간을 선물할 것이다.

캉토로프는 2019년 차이콥스키 파이널에서 파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1위부터 4위에 오른 7명의 수상자 중 유일하게 차이콥스키 피아노 협주곡 중 대중적인 1번이 아닌 2번을 연주했다. 또한 통상적으로 러시아 작곡가 협주곡을 연주하는 두 번째 협주곡 연주에서도 역시 유일하게 독일 작곡가 브람스의 작품을 선보이며 특유의 음악적 자신감을 드러냈다.

2019년 세계 3대 콩쿠르로 불리는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한 신예 피아니스트 알렉상드르 캉토로프가 오는 4월 19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첫 내한 리사이틀을 연다. Ⓒ마스트미디어


그 결과 그는 프랑스인으로서는 최초로 1위와 동시에, 전 악기부문 중 최고의 연주자에게 주어지는 그랑프리(Grand Prix)를 수상하며 이름을 알렸다. 캉토로프는 보편적인 길 보다는 자신의 음악적 장점을 가장 잘 나타낼 수 있는 독보적인 길을 선택해 차세대 거장의 면모를 드러냈다.

캉토로프는 최근 유럽에서 가장 주목받는 피아니스트 중 한명이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콘세르트 허바우에서 열리는 마스터 피아니스트 시리즈에서 리사이틀을 선보이고 베를린 콘체르트 하우스, 필하모니 드 파리, 베르비에 페스티벌, 라 로크 당테롱 페스티벌 등에 초청된 공연 이력을 보면 요즘 유럽에서 가장 핫한 피아니스트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마린스키 오케스트라를 비롯해 파리 오케스트라, 베를린 슈타츠 카펠레,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필하모니아 등 저명한 오케스트라들에서도 초청돼 협연자로 무대에 올라 뜨거운 반응을 불러 일으켰다. 클래시카(Classica)로부터 “피아노의 젊은 황제”라는 찬사를 받으며 세계를 무대로 활발하게 활동 중인 그가 한국 관객들과 처음 마주하는 이번 리사이틀에서 어떤 연주를 들려줄지 주목된다.

팡파르 매거진(Fanfare Magazine)으로부터 “리스트의 환생. 그 어디에서도 들어본 적 없는 연주였다”라는 찬사를 받은 캉토로프는 이번 리사이틀에서 이 평가에 걸맞은 현란한 테크닉과 강력한 호소력을 요구하는 리스트의 작품을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리스트가 편곡한 바흐 ‘울음, 탄식, 근심, 두려움 전주곡’을 시작으로 섬세한 감성의 슈만 ‘피아노 소나타 1번’을 들려준다. 이어 리스트 ‘순례의 해 2년: 이탈리아’ 중 5번 ‘페트라르카의 소네토 104번’, ‘작별’ ‘슬픔의 곤돌라 2번’을 연주한다. 그리고 신비주의 음악의 대명사 스크랴빈의 ‘불꽃을 향하여’를 터치한 뒤, 다시 ‘순례의 해 2년: 이탈리아’로 돌아와 7번 ‘단테를 읽고, 소나타풍의 환상곡’으로 마무리하며 부드러운 감성과 화려한 테크닉을 아우르는 음악을 들려준다.

한 인터뷰에서 캉토로프는 자신에게 영감을 준 사람으로 리스트를 꼽으며 “피아니스트로 시작해 작곡에 몰두한 다음 스스로를 가두며 종교인으로 거듭난 리스트는 다시는 살지 않을, 놀라운 삶을 살았다”라며 작곡가에 대한 존경의 마음을 드러냈다. 작곡가에 대한 겸손한 마음을 바탕으로 그는 이번 공연에서 성숙한 음악성,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해석 능력으로 그만의 젊은 감성을 가감 없이 선사할 예정이다. 티켓은 4만~9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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