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로의 귀족’ 피에르 푸르니에 3CD 박스세트 첼로전집 발매

40대 초반에 녹음한 베토벤 첼로소나타 5곡 전곡 ‘눈길’

민은기 기자 승인 2022.03.16 13:57 의견 0
첼리스트 피에르 푸르니에(1906-1986)의 세장짜리 박스세트 첼로 전집이 16일 출시됐다. Ⓒ굿인터내셔널


[클래식비즈 민은기 기자] 첼리스트 피에르 푸르니에(1906-1986)의 세장짜리 박스세트 첼로 전집이 16일 출시됐다. ‘첼로의 귀족(Aristocrat of Cellists)’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미세한 구조부터 전체적인 통일성까지 모두 갖춘 섬세한 멋이 가득한 앨범이다.

첫째 CD에는 체코 출신 영국 지휘자 발터 수스킨트(1913-1980) 지휘·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 연주의 생상스 ‘첼로협주곡 1번’, 제럴드 무어(1899-1987)의 피아노가 함께하는 ‘동물의 사육제’ 중 ‘백조’, 장 후보(1917-1992)의 피아노가 함께한 슈베르트 ‘아르페지오네 소나타’, 외젠 비고(1888-1965) 지휘·라무뢰 오케스트라 연주의 차이콥스키 ‘로코코 변주곡’이 수록됐다.

둘째와 셋째 CD에는 희귀본으로 알려진 푸르니에의 베토벤 ‘첼로 소나타 5곡 전곡’이 담겼다. 1948년에서 1949년 사이의 녹음으로 푸르니에 최초 베토벤 첼로 소나타 전곡녹음이다. 오스트리아 피아니스트 아트투르 쉬나벨(1882-1951)이 함께 호흡한다.

푸르니에가 들려주는 베토벤의 첼로 소나타는 고아한 향기가 넘치며 귀족적인 기품과 높은 격조를 지녔다. 40대 초반의 충만한 에너지로 베토벤의 음악에 섬세한 표정을 불어넣고 있다.

이 밖에도 생상스, 슈베르트, 차이콥스키의 소품들도 눈길을 끈다. 우리 귀에 익은 첼로의 대표적 소품들이지만 푸르니에의 디오니소스적인 첼로는 이 소품들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낭만주의의 정갈한 음악에 더없이 아름답고 따스한 첼로연주를 들려준다.

피에르 푸르니에는 12세에 파리음악원에 들어가 나중에는 교수가 되어 제자들을 길러내면서 미국, 소련을 비롯해 전세계 연주여행을 했다. 그는 음악으로 국경을 허물고 세계인이 서로 강한 유대감을 형성한다고 믿었다.

1978년 5월 9일 세종문화회관 개관예술제에 초청받아 내한공연을 했다. 당시 피아니스트 이경숙이 반주를 맡았다. 프랑스 정부는 그에게 영예로운 삶을 산 인물에게 수여되는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수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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