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연 ‘바로크시대 나라별 하프시코드 음악특징’ 보여준다

4월10일 인천 엘림아트센터서 ‘The Inspiration’ 공연

박정옥 기자 승인 2022.04.10 09:13 의견 0
하프시코드 연주자 조성연이 4월 10일 인천 엘림아트센터에서 ‘The Inspiration’이라는 타이틀로 음악회를 연다. Ⓒ메이지프로뎍션


[크래식비즈 박정옥 기자] 하프시코드 연주자 조성연이 ‘The Inspiration(영감)’이라는 타이틀로 음악회를 연다. 4월 10일(일) 오후 5시 인천 엘림아트센터다.

하프시코드는 ‘피아노의 조상’ 격이다. 영어로는 하프시코드(Harpsichord), 이탈리아어로는 쳄발로(Cembalo), 프랑스어로는 클레브생(Clavecin), 독일어로는 클라비쳄발로(Klavicembalo) 등으로 불린다.

피아노가 등장하기 전 바로크 시대를 대표하는 시그니처 악기로 사랑받았다. 한 번에 여러 음을 짚을 수 있고 음량도 풍성하게 구현할 수 있다. 청아하면서도 숭고한 선율이 마음을 사로잡는다.

조성연 교수(연세대 교회음악과)는 하프시코드 스페셜리스트다. 지난 3월 초 ‘스프링 바로크’라는 메인타이틀 아래 연주회를 잇따라 열었다. 하프시코드 듀오연주에 맞춰 2명의 무용수가 현대무용을 펼쳤고, 고악기(古樂器) 반주로 헨델의 여러 오페라 속 독창·중창곡을 선사했다. 이번 ‘The Inspiration’도 바로 그 ‘스프링 바로크’의 연장선상에서 개최된다.

이번 콘서트에서는 시간적·교통적 제한 때문에 서로 교류가 적었던 바로크 시대에 똑같은 하프시코드라는 악기가 각 지역의 문화·언어를 어떻게 반영해 고유의 음악적 효과와 색채를 지니게 됐는지 비교 감상할 수 있다.

프랑스는 오랫동안 기타의 할아버지로 불리는 류트를 중심으로 음악이 발전했다. 이에 따라 프랑스 하프시코드 음악 역시 기타 주법이 강하게 적용돼 있고, 우아한 억양을 자랑하는 프랑스 말처럼 음악 리듬 또한 부드럽게 이어진다. 조성연은 자크 뒤플리(1715~1789)의 곡을 통해 프랑스의 독특함을 연주한다.

독일의 경우엔 오르간으로 연주해도 무방할 만큼 하프시코드가 오르간적인 영감을 많이 받았다. 조성연이 들려줄 요한 크나우(1660~1722)와 디트리히 북스테후데(1637~ 1707)의 곡은 실제 오늘날에도 오르간으로 빈번히 연주된다.

섬나라 영국은 대륙에서 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음악 발전이 조금 더뎠다. 하지만 헨리 퍼셀(1659~1695)이 등장하면서 당당한 주류를 형성했다. 16세기 이탈리아 스타일을 차용해 건반음악이 발전했지만, 영국의 전통 민요를 많이 사용해 그들만의 특징을 만들었다.

도미니코 스카를라티(1685~1757)는 이탈리아 태생이지만 대부분의 생애를 스페인에서 보냈다. 그래서 그의 음악엔 이탈리아의 화려함과 이베리안 반도의 뜨거움이 그대로 묻어 있다. 이베리안 전통음악의 특징 중 하나인 집시 음계의 사용이 많다.

조성연은 “건반이 현을 튕겨서 소리를 내는 하프시코드가 나라별로 악기에 대한 콘셉트와 음악이 어떻게 다르게 표현됐는지 비교하며 들을 수 있도록 준비했다”며 “프랑스, 독일, 영국, 그리고 이탈리아와 스페인을 대표하는 작곡가들의 하프시코드 음악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라고 강조했다.

/park72@classicbiz.kr

저작권자 ⓒ ClassicBiz,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