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기업 폭력에 짓밟히는 난민부녀의 비극 ‘아시아판 리골레토’ 온다
서울오페라앙상블 5월13·14일 마포아트센터 공연
베르디의 불멸의 오페라 현대적 버전으로 재해석
민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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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4.29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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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비즈 민은기 기자] 베르디 불멸의 오페라 ‘리골레토’가 새로운 내용을 담은 ‘아시아판 리골레토’로 돌아온다. 오리지널 음악의 디테일은 그대로 살리면서 21세기 초 아시아의 한 항구도시를 배경으로 다국적 기업의 폭력에 무너지는 리골레토와 질다의 난민 가족 이야기를 현대적 버전으로 풀어낸다.
창단 28주년을 맞은 한국의 대표적 민간오페라단 서울오페라앙상블은 콘서트 오페라 ‘리골레토’를 오는 5월 13일(금)과 14일(토) 이틀간 무대에 올린다.
1년 6개월간의 리노베이션을 마치고 지난해 12월에 재개관한 서울 마포아트센터 아트홀맥(대극장)에서 공연되는 이번 ‘리골레토’는 베르디 오페라의 단순한 재현이 아닌 오늘의 시각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특히 21세기 세계화의 물결 속에서 디아스포라(난민)로서 정체성에 혼돈을 겪는 아버지 리골레토와 딸 질다의 소시민적 삶이 다국적 자본의 폭력성에 짓밟히는 비극적 스토리를 새로운 해석의 연출로 선보여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는 서울오페라앙상블이 창단 이후 지속적으로 추구해 온 ‘우리의 얼굴을 한 한국오페라의 세계화’ 작업의 일환이다. 베르디 원작에 아시아적·한국적 가치를 담아내어 관객들에게 과거의 이야기가 아닌 현재형 이야기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도록 풀어낸다.
원작의 광대 리골레토와 그의 딸 질다가 전쟁을 피해 탈출한 난민 출신이라는 새로운 설정으로 이산가족의 아픔을 오버랩시켰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러시아의 침공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우크라이나 난민들의 비극에 연대하는 관객들에게 또 다른 감동의 무대를 선사한다.
서울오페라앙상블 예술감독인 장수동이 연출을 맡고, 오페라 ‘카르멘’ ‘돈조반니’ ‘라보엠’ ‘개구쟁이와 마법’ 등의 작품으로 서울오페라앙상블과 수년간 호흡을 맞춰 온 스페인 출신의 지휘자 우나이 우레초가 지휘한다.
타이틀롤 리골레토 역에 바리톤 최종우와 최병혁, 질다 역에 소프라노 임수연과 최세정, 두카역에 테너 김중일과 왕승원이 나온다. 또한 스파라푸칠레 역에 베이스 김요한과 심기복, 막달레나 역에 메조소프라노 김난희와 임은경, 죠반나 역에 소프라노 장수빈, 몬테로네 역에 베이스 김상민, 체프라노 역에 베이스 박종선, 마룰로 역에 바리톤 박현석 등이 출연한다.
오케스트라는 서울오페라앙상블과 호흡을 같이 해 온 챔버오케스트라인 앙상블스테이지, 합창은 오페라전문합창단 노이오페라코러스가 함께 음악적 앙상블을 이룬다.
새로운 형태의 오페라공연 형식인 영상, 조명, 의상, 소품, 분장 등을 갖춘 콘서트 오페라 ‘리골레토’는 인터파크 티켓에서 예매 가능하다. R석 10만원·S석 7만원· A석 5만원.
/eunki@classicbiz.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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