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드레스·아찔 하이힐 뛰어넘는 ‘깊은 내공’...유자왕 첫 내한 리사이틀

‘21세기 건반여제’ 6월19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베토벤·리게티·카푸스틴 등 다양한 프로그램 구성

민은기 기자 승인 2022.05.11 08:54 의견 0
21세기 건반여제로 불리는 유자왕이 오는 6월19일 첫 내한 리사이틀을 연다. Ⓒ마스트미디어


[클래식비즈 민은기 기자] 21세기 건반 여제가 온다. 폭발적인 카리스마로 눈부신 음악적 커리어를 쌓으며 평단과 관객의 극찬을 받는 이 시대 최고의 피아니스트 유자 왕이 오는 6월 19일(일) 일 오후 5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공연을 갖는다. 국내 첫 리사이틀이다.

이번 공연은 랑랑, 크리스티안 짐머만, 마우리치오 폴리니 등 세계 피아노 음악을 선도하는 해외 유명 연주자들로 구성된 마스트미디어의 2022년 기획공연 ‘더 그레이트 피아니스트 시리즈(The Great Pianists Series)’의 일환으로 진행된다.

● 세계가 열광하는 새로운 건반여제의 첫 내한 리사이틀

보수적인 클래식 공연계에서 파워풀하고 화려한 자신만의 연주력으로 당시 팽배했던 아시안 연주자에 대한 편견을 깨고 미주뿐만 아니라 세계 관객들을 전율케 한 유자 왕. 괴물 같은 테크닉, 깊이 있는 해석, 그리고 관중들의 혼을 빼놓는 무대 매너까지 모두 갖춘 유자 왕은 그 어떤 피아니스트들도 대신할 수 없는 끝없는 매력으로 모든 대륙을 아우르는 살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다.

2019년 LA필하모닉 100주년 기념 페스티벌에서 구스타보 두다멜과 함께 내한해 한국 관객들과 가진 짧은 만남으로 아쉬움을 남겼던 그녀가 2022년 드디어 첫 내한 리사이틀로 돌아온다.

● 외면의 화려함을 넘어서는 내공

21세기 건반여제로 불리는 유자왕이 오는 6월19일 첫 내한 리사이틀을 연다. Ⓒ마스트미디어


피아니스트 유자 왕을 떠올리면 많은 사람들은 단번에 그녀의 짧고 타이트한 드레스, 아찔한 하이힐을 떠올리곤 한다. ‘클래식 연주자스러움’을 완벽히 거부하며 자신만의 스타일로 아름다움을 표출하고 있는 유자 왕은 외적인 화려함으로 이목을 집중시키지만, 연주를 감상한 관객들은 그의 상상 이상의 테크닉, 심도 있는 음악으로 화제를 전환할 수밖에 없게 된다. 정해진 틀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아름다움을 맘껏 표출하는 것은 그저 젊은 세대의 자유분방함을 넘어서 내면에 쌓아온 실력에 대한 자신감의 표출이라고도 할 수 있다.

● 독보적인 피아니스트 유자 왕의 깊이 있는 해석

21세기 건반여제로 불리는 유자왕이 오는 6월19일 첫 내한 리사이틀을 연다. Ⓒ마스트미디어


20세기에 마르타 아르헤리치가 있다면 21세기에는 유자 왕이 있다. 2007년 컨디션 난조로 무대에 오르지 못한 전설과 같은 건반의 여제 마르타 아르헤리치를 대신해 샤를 뒤투아가 지휘하는 보스턴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협연 무대에 오른 후 단번에 스타덤에 오른 유자 왕은 오늘날 아르헤리치를 이을 여류 피아니스트로 언급되고 있다.

“유자 왕의 수월한 기술적인 해석, 색채의 범위, 그리고 순수한 힘의 조합은 항상 놀랍다. 그러나 최근에는 그의 점점 더 깊이 있는 음악성을 드러내며, 즉각적이면서도 매력적으로 각 작곡가의 세계로 우리를 끌어들인다.”--파이낸셜 타임즈

화려한 테크닉과 더불어 최근 유자 왕의 연주는 음악적으로도 깊이 있는 해석을 들려주고 있다. 또한 2019-2020년 시즌 유자 왕은 영국의 바비칸 센터의 레지던스 아티스트로 선정돼 네 차례 직접 연주회를 큐레이팅하며 아티스트로서 무르익은 예술성을 드러냈다.

그는 자신이 가진 음악적 장점을 모두 보여줄 수 있는 베토벤(피아노 소나타 18번)부터 리게티(에튀드 6번 ‘바르샤바의 가을’·13번 ‘악마의 계단’), 카푸스틴(전주곡 작품번호 53 10번·11번)까지 모든 시대를 아우르는 프로그램으로 현재 미주와 유럽 투어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내한공연에서는 이 프로그램에 더해 쇤베르크(피아노 모음곡 작품번호 25), 스크랴빈(피아노 소나타 3번), 알베니스(이베리아 모음곡 제3권 3번 ‘라바피에스’) 등도 연주한다.

화려한 테크닉과 깊이 있는 해석으로 늘 새로운 음악을 선사하는 유자 왕. 힘과 아름다움까지 모두 겸비한 유자 왕의 무대는 2022년 클래식 공연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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