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비즈 김일환 기자] 작곡가 윤이상의 예술혼이 오페라로 한번 더 부활한다. 이번엔 윤이상과 함께 수감생활을 했던 화가 이응노와 시인 천상병의 삶까지 다루며 가슴 아픈 한국 현대사를 노래한다.
서울오페라앙상블은 창단 28주년을 맞아 지난 2017년 초연해 호평을 받은 나실인 작곡의 창작오페라 ‘나비의 꿈’을 다시 무대에 올린다. 오는 9월 6일(화)과 7일(수) 오후 7시 30분 구로아트밸리예술극장에서 공연한다.
‘나비의 꿈’은 2017년 10월 ‘윤이상 탄생 100주년 기념오페라’로 처음 선보여 관객과 평단으로부터 ‘오페라를 통한 시대정신의 구현’과 ‘창작오페라의 새로운 방향 제시’라는 평가를 받았다. 2018년 ‘대한민국오페라대상 소극장오페라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이번 공연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중장기창작지원 사업 선정작에 뽑혀 무대에 오르게 됐다. 그동안 창작 오페라는 대부분 1회성에 그치는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나비의 꿈’은 이를 극복한다. 작품 완성도에 포커스를 맞추고 더 친화적인 대중과의 공감대를 높여 ‘지속 가능한 창작오페라’로 거듭난다. 즉 ‘창작오페라 레퍼토리 공연’으로 업그레이드된다.
특히 기존 프로덕션의 단순 반복 공연이 아닌 대본의 수정 및 보완, 새 음악 작곡 및 편곡 작업을 통해 음악과 드라마의 연결성을 한층 강화해 관객들과의 음악적 교감에 방점을 찍어 작업하고 있다.
초연 때는 없었던 스토리를 더 보완했다. ‘동백림 사건’으로 윤이상과 함께 수감돼 고초를 겪은 이응노 화백, 천상병 시인의 작품세계와 수감생활의 척박한 이야기를 추가해 새롭게 작곡했다. 권위주의 시대, 국가 공권력의 폭력 속에서도 예술혼을 끝까지 지켜온 3인의 삶을 우리가 사는 동시대에 적용시키고 반추하는 계기를 갖는다.
작곡가 윤이상은 ‘동양의 정서와 사상을 서양의 음악양식과 결합해 완성한 20세기 최고 현대작곡가의 한사람’으로 평가 받는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작곡가로서의 명성보다 1967년에 독일 베를린에서 한국으로 납치됐던 이른바 ‘동백림 사건’으로 더 알려져 있다.
‘나비의 꿈’은 윤이상이 수감 생활 속에서도 창작에 대한 열의를 꺾지 않고 서대문 형무소에서 오페라 ‘나비의 미망인’(1969년 2월 작곡가 없이 독일 뉘른베르크 오페라극장 초연)을 작곡한 600일간의 기록과 함께 같이 갇혀있던 화가 이응노, 시인 천상병의 수감생활을 그린 작품이다.
내용과 음악을 더 보강한 ‘나비의 꿈’은 서울오페라앙상블 예술감독 장수동이 대본과 연출을 맡고, 작곡가 나실인이 직접 지휘를 맡아 작곡의도에 충실한 음악적 해석을 선보인다.
윤이상 역에 바리톤 장철, 아내 이수자 역에 소프라노 정시영, 윤이상의 어머니 역에 메조소프라노 김난희, 이응노 화백 역에 테너 유태근, 천상병 시인 역에 바리톤 최정훈, 판사 역에 테너 최재도, 지휘자 임원식 역에 바리톤 임창한이 출연한다. 서울오페라앙상블과 오랫동안 호흡을 같이 해 온 앙상블스테이지 오케스트라가 성악가들과 케미를 이룬다.
인터파크 티켓에서 예매할 수 있으며 R석 7만원, S석 5만원, A석 3만원이다. 학생할인 등 다양한 할인혜택이 마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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