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정·윤상아·오예은·강혜정·김순영·김지은...여섯 소프라노 ‘호프만’ 마음 홀린다

국립오페라단 ‘호프만의 이야기’ 9월19일~10월2일 공연
세바스티안 랑 레싱·뱅상 부사르 환상콤비 다시 의기투합

김일환 기자 승인 2022.09.05 15:19 | 최종 수정 2022.10.28 09:57 의견 0
국립오페라단은 오펜바흐의 오페라 ‘호프만의 이야기’를 9월 29일부터 10월 2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올린다. ⓒ국립오페라단 제공


[클래식비즈 김일환 기자] 국립오페라단은 오페라 ‘호프만의 이야기’를 9월 29일(목)부터 10월 2일(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올린다. 19세기 낭만주의 오페라의 결정판으로 불리는 ‘호프만의 이야기’는 100편 이상의 오페레타를 쓴 당대 최고의 히트메이커 오펜바흐가 남긴 처음이자 마지막 오페라다. 주인공 호프만의 세 가지 환상적인 연애담을 다루며 한 예술가의 꿈과 좌절을 옴니버스 방식으로 펼쳐낸 독특한 작품이다. 오펜바흐는 이 작품을 두고 ‘판타스틱 오페라’라고 부르기도 했다.

‘호프만의 이야기’는 독일 낭만주의의 대문호 E.T.A. 호프만의 세 가지 단편 소설 ‘모래사나이’ ‘고문관 크레스펠’ ‘잃어버린 거울의 형상’의 스토리를 토대로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포함, 총 5막으로 구성됐다.

이번 프로덕션에서는 시인 호프만이 자신의 과거 연애담을 들려주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매혹적이고 섬뜩한 환상의 세계를 그렸던 원작의 느낌을 살려 오페라 무대에서도 매혹적 미장센을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E.T.A. 호프만 서거 100주기를 맞은 2022년 올해 이번 무대는 그의 작품세계와 한층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 지휘 세바스티안 랑 레싱·연출 뱅상 부사르 다시 의기투합

국립오페라단은 오펜바흐의 오페라 ‘호프만의 이야기’를 9월 29일부터 10월 2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올린다. ⓒ국립오페라단 제공


이번 공연은 2019년 ‘호프만의 이야기’로 호평을 받은 바 있는 제작진이 또 한번 의기투합했다. ‘마농’에 이어 ‘호프만의 이야기’로 완벽한 호흡을 보여주었던 마에스트로 세바스티안 랑 레싱과 연출가 뱅상 부사르가 다시 만난다. 또한 ‘무대가 곧 음악’이라는 평을 받았던 무대디자이너 뱅상 르메르와 의상 디자이너 클라라 펠루포 발렌티니 등 세계적인 크리에이티브팀이 다시 모였다.

미완의 유작으로 작곡가 사후에 완성된 ‘호프만의 이야기’는 다양한 판본이 존재한다. 세바스티안 랑 레싱 지휘자는 다양한 판본의 악보와 장면 구성이 존재하지만 스토리적 구성이 탄탄하고 장대한 합창으로 막을 내리게 되는 가장 드라마틱한 음악적 결말의 버전을 선택했다.

뱅상 부사르 연출가는 주인공이자 극 전체의 내레이터인 호프만을 순진하고 물정 모르는 예술가로 설정하고 그가 사랑한 여인들, 즉 올림피아, 안토니아, 줄리에타를 3명의 소프라노가 연기하도록 설정했다. 2019년 ‘호프만의 이야기’에서 1명의 소프라노가 세 배역을 소화했던 것과는 차별화된 지점이다. 3명의 소프라노가 각각의 캐릭터를 맡게 됨으로써 보다 분명한 성격을 갖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는 반대로 사랑의 훼방꾼이자 악마, 즉 린도르프, 코펠리우스, 미라클, 다페르투토의 4역을 1명의 성악가가 연기하도록 해 극적 효과를 높인다.

보랏빛 구름, 은빛 별로 뒤덮인 무대 위에는 거대한 달, 도식화된 피아노와 바이올린 등의 상징적인 오브제들이 등장해 작가의 작품세계를 시각적으로 표현한다. 프랑스 신사들은 멋진 턱시도를 입고 나오는 한편 아름다운 여인들은 한복 모티브의 드레스를 입고 등장한다. 한국적인 의상과 비현실적인 무대가 어우러져 무대의 판타지성이 더욱 극대화된다. 또한 무대에는 영상을 활용하여 여성의 실루엣, 눈동자 등을 보여주어 낯선 분위기를 선사한다. 특히 3막 줄리에타의 이야기에서는 샤막스크린을 이용하여 현실과 환상이 결합되어 흐릿하고도 오묘한 느낌을 갖게 한다.

● 초절기교 ‘인형의 노래’·낭만의 듀엣 ‘호프만의 뱃노래’ 한무대서 감상

국립오페라단은 오펜바흐의 오페라 ‘호프만의 이야기’를 9월 29일부터 10월 2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올린다. ⓒ국립오페라단 제공


오페라 ‘호프만의 이야기’ 관전 포인트는 아름다운 멜로디와 이와 어우러지는 성악가들의 열연이다. 유려하면서도 재치가 넘치는 멜로디에 고도의 성악적 기교가 더해져 관객들에게 익숙한 ‘인형의 노래(Les oiseaux dans la charmille)’를 비롯해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에 삽입되기도 했으며 세상에 존재하는 뱃노래(Barcarolle) 중에 가장 아름답다고 불리는 호프만의 뱃노래 ‘아름다운 밤, 사랑의 밤(Belle nuit, ô nuit d’amour)’ 등 오펜바흐 특유의 환상적인 음악들을 만나볼 수 있다.

국립오페라단 ‘호프만의 이야기’를 위해 성악적 기량은 물론 강력한 몰입의 연기력을 겸비한 성악가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호프만 역은 2019년 호프만으로 열연을 펼쳤던 테너 국윤종과 이탈리아 베르디 극장 ‘아이다’의 주역을 맡았던 테너 이범주가 맡는다.

호프만이 사랑했던 올림피아, 안토니아, 줄리에타는 각 배역이 가진 매력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소프라노 이윤정, 윤상아, 오예은이 맡았다. 소프라노 강혜정, 김순영, 김지은 역시 올림피아, 안토니아, 줄리에타를 맡아 열연을 펼친다.

호프만의 사랑을 방해하는 린도르프, 코펠리우스, 미라클, 다페르투토 역은 독일 드레스덴 젬퍼오퍼의 주역가수로 활약한 바 있는 바리톤 양준모가 맡아 4가지 색깔의 악마 역을 표현한다. 호프만을 지켜주는 뮤즈이자 니클라우스 역은 2018년 국립오페라단 ‘코지 판 투테’ 도라벨라 역으로 활약한 매력적인 목소리의 메조소프라노 김정미가 맡는다. 그 외에도 테너 위정민·노경범, 바리톤 김원, 베이스 김철준, 메조소프라노 양송미 등 실력파 성악가들이 완성도 높은 무대를 선사한다.

/kim67@classicbiz.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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