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에머슨 스트링 콰르텟...세계 최고 현악사중주단 새해 은퇴 콘서트

클래식 음악 기획사 오푸스 내년 공연 라인업 발표
앙상블오푸스 전통·혁신 주제로 두차례 정기연주회
바그너·브람스 곡으로 제15회 서울국제음악제 준비

민은기 기자 승인 2022.12.09 10:27 | 최종 수정 2022.12.09 10:29 의견 0
오푸스는 40년간 세계 최정상의 자리를 지켜온 ‘에머슨 스트링 콰르텟’의 은퇴공연을 내년 5월에 연다. ⓒ오푸스 제공


[클래식비즈 민은기 기자] 40년간 세계 최정상의 자리를 지켜온 ‘에머슨 스트링 콰르텟’이 2023년 은퇴를 앞두고 새해 한국에서 고별무대를 연다. 국제적인 명성과 뛰어난 연주 능력을 갖춘 솔로이스트들로 구성된 ‘앙상블 오푸스’는 전통과 혁신을 주제로 두 번의 정기연주회를 개최한다. 또 제15회 서울국제음악제가 ‘낭만에 관하여’를 테마로 10월에 클래식 팬들을 만난다.

클래식 음악 기획사 오푸스는 서울국제음악제 행사 9회 등 모두 17번의 음악회(서울 기준)로 이루어진 2023년 공연 라인업을 9일 발표했다. 내년에도 풍성한 콘서트가 관객을 찾아간다.

● 40년간 톱 지킨 에머슨 스트링 콰르텟의 고별공연 ‘Last Dance’

오푸스는 40년간 세계 최정상의 자리를 지켜온 ‘에머슨 스트링 콰르텟’의 은퇴공연을 내년 5월에 연다. ⓒ오푸스 제공


“Arguably the world’s best chamber musicians.(의심의 여지없는 세계 최고의 실내악 연주단)”

‘포춘’은 에머슨 스트링 콰르텟을 이렇게 평가했다. 미국 건국 200주년을 기념해 미국의 철학자 왈도 에머슨(1803~1882)의 이름을 따 1976년 창단된 에머슨 스트링 콰르텟은 9번의 그래미상 수상(2번의 최우수 클래식 음반 포함), 3번의 그라모폰상 수상, 실내악단 최초로 미국 최고의 영예인 에이브리 피셔상을 거머쥔 역사상 가장 독보적인 실내악단이다.

지난 40년간 톱의 자리를 지켜온 에머슨 스트링 콰르텟은 2023년 은퇴를 선언했다. 그리고 팬들에게 마지막 선물을 주기 위해 세계 투어에 나섰다. 지난 11월부터 오스트리아 빈의 뮤직페라인, 영국 런던의 퀸 엘리자베스홀, 독일 퀼른의 퀼른 필하모닉 홀 등 주요 공연장에서 마지막 인사를 하고 있다.

한국에서의 마지막 투어인 ‘Last Dance’가 5월 25일(목)부터 28일(일)까지 열리고, 서울에서는 5월 27일(토) 예술의전당에서 아듀 콘서트를 준비한다. 작곡가의 의도를 잘 구현해내고 작품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앙상블로 유명한 네 멤버(바이올린 유진 드러커·바이올린 필립 세처·비올라 로렌스 듀튼·첼로 폴 왓킨스)의 유기적인 연주와 완벽한 호흡이 감동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 앙상블오푸스가 선보이는 브람스의 ‘전통’·류재준과 최우정의 ‘혁신’

매년 봄과 가을에 정기연주회를 갖고 있는 앙상블오푸스는 내년에도 ‘전통과 혁신’을 주제로 두차례 관객을 만난다. ⓒ오푸스 제공


2009년 창단한 앙상블오푸스는 국제적인 명성과 뛰어난 연주 능력을 갖춘 전문 연주자로 구성된 단체다. 솔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유수의 단원들이 앙상블에 대한 깊은 이해와 관심을 바탕으로 세계 최고의 음악단체를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모였다. 작곡가 류재준이 예술감독, 바이올리니스트 백주영이 리더를 맡고 있다. 매년 봄과 가을에 정기연주회를 갖고 있는 앙상블오푸스는 내년에도 ‘전통과 혁신’을 주제로 관객을 만난다.

봄을 여는 3월 23일(목)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공연(제21회 정기연주회)에서는 ‘앙상블오푸스의 브람스’라는 제목 아래, 낭만시대를 관통한 브람스의 실내악 작품 3곡을 집중 조명한다. 백주영(바이올린), 송지원(바이올린), 김상진(비올라), 이한나(비올라), 김민지(첼로), 심준호(첼로), 문지영(피아노)이 무대에 선다.

‘가슴 깊이 간직한 동경’ ‘아기 예수를 위한 자장가’로 이루어진 ‘두 개의 가곡, Op.91’은 원래 성악, 비올라, 피아노를 위한 작품이지만 이번 연주회에서는 작곡가 류재준이 비올라, 첼로, 피아노를 위해 편곡한 작품으로 선보인다. 가곡에서 가사가 빠진 삼중주를 통해 음악 자체가 가진 호소력을 더욱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다.

또한 비극적 분위기 속에서 복잡한 감정이 마디마다 소용돌이치는 ‘피아노 사중주 3번, C단조, Op.60’, 봄의 기운과 고양된 행복감으로 가득한 ‘현악 오중주 1번, F장조, Op.88’과 함께 낭만 음악의 거장 브람스의 다양한 면모를 만끽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가을 시즌으로 접어드는 9월 8일(금)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무대(제22회 정기연주회)는 ‘류재준 & 최우정의 소나타’라는 타이틀로 준비한다. 백주영(바이올린), 김상진(비올라), 김민지(첼로), 김한(클라리넷), 김가람(피아노), 김규연(피아노), 박종해(피아노), 일리야 라쉬코프스키(피아노)가 참여한다.

한국의 중견 작곡가인 류재준과 최우정이 음악사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소나타 양식을 21세기 스타일로 재해석해 창작한다. 첼로, 클라리넷, 바이올린, 비올라 등 대표적인 독주악기들을 위한 소나타를 창작해 직관적이고 수용성 있는 클래식 음악 레퍼토리 확대에 기여한다.

2004년 류재준과 최우정은 ‘프렐류드와 푸가’를 공동 발표해 평론과 청중에게 주목을 받았다. 20년이 지나 한국 최고의 오페라·극음악 작곡가로 인정받고 있는 최우정과 국제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류재준의 작품을 앙상블오푸스의 연주자들이 연주해 현대음악에 대한 선입견의 벽을 깨고 많은 연주자들이 음악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 모두 9번의 공연 예정된 제15회 서울국제음악제 ‘낭만에 관하여’

2020년부터 시작된 코로나 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전쟁을 겪으며 이 기간 동안 서울국제음악제의 주제가 ‘위로’와 ‘희망’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2023년은 음악의 본질인 ‘아름다움’에 중점을 둔다. 200년 전인 1823년을 기준으로 10년 전후에 탄생한 낭만음악의 거장 바그너와 브람스를 올해의 주요 작곡가로 선정해 이들의 음악을 집중적으로 연주한다. ‘낭만에 관하여’라는 주제로 10월 6일(금)부터 14일(토)까지 제15회 서울국제음악제를 진행한다.

바그너의 위대한 서사시 링 시리즈의 시작을 알린 ‘라인의 황금’ 콘체르탄테(10월 6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를 선두로 아름다움의 극치를 꿈꾸던 브람스의 우아한 선율(10월 7·8·10일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낭만의 끝자락을 잡고 유영했던 시벨리우스의 곡(10월 9일 장소 미정), 현대에 다시 부흥한 신낭만주의적 작품을 선보이는 작곡가 이상인(10월 12일 예술의전당 IBK챔버홀)과 류재준(10월 14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의 신곡은 늦은 가을의 낭만을 한껏 노래한다.

거장 바실리 페트렌코의 지휘봉 아래 서울국제음악제의 시그니처인 SIMF 오케스트라·SIMF 합창단이 함께하는 공연(10월 11·14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과 한국·핀란드 수교 50주년을 기념하는 연주회(10월 9일 장소미정)도 서울국제음악제의 목적과 부합하는 매머드 공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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