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가로와 수잔나 20년만에 깨질 위기...기발한 상상력의 ‘피가로의 이혼’

신동일 작곡·박춘근 대본·김태웅 연출의 창작오페라
그랜드오페라단 2월 3·4일 구로아트밸리예술극장 공연
김준동·한경성·김재민·심규연 출연 4개의 에피소드 구성

박정옥 기자 승인 2023.01.25 10:12 의견 0
그랜드오페라단 ‘피가로의 이혼’의 한 장면. 왼쪽부터 케루비노(테너 김재민), 피가로(바리톤 김준동), 수잔나(소프라노 한경성), 바리나(소프라노 심규연). ⓒ그랜드오페라단 제공


[클래식비즈 박정옥 기자] <결혼 20주년을 앞두고 있는 피가로와 수잔나는 ‘피가로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카페 직원인 바리나와 케루비노는 사장 몰래 연애 중이다. 피가로는 친절한 바리나에게 마음을 빼앗긴다. 흑심을 품는다. 바리나는 케루비노와의 오랜 연애에 불안함과 답답함을 느낀다. 게다가 피가로의 추근거림은 정말 못마땅하다. 바리나는 케루비노와의 관계를 새롭게 발전시키기 위해 특별한 데이트를 약속한다. 그러나 케루비노의 ‘뜻밖의 고백’를 듣고 절망한다. 바리나는 피가로와 나눈 메시지를 수잔나가 발견할 수 있도록 일부러 카페에 자신의 태블릿을 두고 나온다. 이미 피가로와의 관계가 소원해진 것을 느꼈던 수잔나는 바리나에게 보낸 피가로의 ‘러브레터급 문자’를 발견하고는 피가로를 몰래 따라간다. 바리나를 따라온 케루비노까지 더해져, 결국 네 사람은 모두 한 공간에 모이게 되는데...>

피가로는 백작부인 로지나와 힘을 합쳐 호시탐탐 수잔나를 노리던 알마비바 백작을 혼내주고 마침내 결혼에 골인한다. 그 후 피가로는 행복하게 살았을까? 모차르트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을 바탕으로 새롭게 탄생한 창작오페라 ‘피가로의 이혼’이 무대에 오른다. 웨딩마치를 울린 피가로와 수잔나의 20년 후 이야기를 담고 있다. ‘피가로의 결혼’의 속편인 셈이다.

올해 창단 27주년을 맞는 그랜드오페라단이 제55회 정기공연 겸 창작오페라 시리즈 세번째 작품으로 ‘피가로의 이혼’을 공연한다. 오는 2월 3일(금) 오후 7시 30분과 4일(토) 오후 3시 두차례 구로아트밸리예술극장에서 관객을 만난다.

​신동일 작곡가의 ‘피가로의 이혼’은 그랜드오페라단이 2011년 선보인 ‘봄봄’의 부산 초연과 2020년 공연한 ‘로미오 대 줄리엣’ 부산 초연에 이어 세 번째로 선보이는 창작 오페라다. 모차르트 ‘피가로의 결혼’을 모티브로 새롭게 만들었다. 21세기 서울을 배경으로 현대인들의 부부 관계와 남녀 관계의 여러 단면을 다루고 있는 1개의 이야기, 4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4인극 옴니버스 형식의 작품이다.

공연 전부터 큰 주목을 받았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관한 2022년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신작’ 창작오페라 분야 실연 심의에서 전국 총 7개 오페라 단체가 참여한 가운데 지난해 4월 중순 경연을 벌여 최종적으로 선정됐다.

공연예술창작산실은 제작부터 유통까지 연극, 무용, 뮤지컬, 전통예술, 오페라, 음악 등 공연예술 모든 장르에 걸쳐 단계별 지원을 통해 우수 창작 레퍼토리를 발굴하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지원사업이다.

​‘피가로의 이혼’은 쟁쟁한 베테랑들이 모였다. 2020 뉴욕타임즈가 선정한 올해의 최우수 그림책 CD-BOOK ‘노란 우산’의 음악을 만든 신동일이 작곡하고, 대학로 극장에서 롱런한 ‘민들레 바람 되어’ 공연의 극작가 박춘근이 협업한 작품으로 ‘로미오 대 줄리엣’의 성공에 이어 대중적인 오페라로서의 가능성을 보여 줄 것으로 기대된다.

예술의전당이 2020년 기획한 오페라 ‘춘향전 2020’을 연출한 김태웅이 연출을 맡고 유수한 국제 오페라와 성악 콩쿠르에서 수상한 국내 정상급 오페라 주역 가수 바리톤 김준동과 소프라노 한경성, 그리고 테너 김재민과 소프라노 심규연 등이 출연한다.

신동일 작곡가는 최근 ‘피가로의 이혼’에 나오는 피가로의 연애편지 선율들을 한데 모아 ‘길을 걸어도 네가 있고’라는 가곡을 만들었다. 피가로 역할을 맡은 김준동의 목소리로 녹음돼 음원으로 발매됐다.

1996년에 창단한 그랜드오페라단은 오페라를 통한 공연예술의 활성화와 대중화를 위해 문화예술교육프로그램의 개발과 운영, 창작오페라의 제작에 힘쓰고 있는 단체로 2009년 문화예술진흥법 제7조에 의한 전문예술단체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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