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35억 LA필 지휘자’ 구스타보 두다멜 뉴욕필로 이직
최고연봉 마에스트로 2026년 음악감독 취임
“새 건물 세우고 문을 여는 느낌” 소감 밝혀
김일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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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08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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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비즈 김일환 기자] “새로운 건물을 세우고 문을 여는 느낌이다.” 연봉 35억원의 마에스트로 구스타보 두다멜(42)이 뉴욕필하모닉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기대감을 드러냈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은 7일 베네수엘라 출신의 세계적 지휘자 구스타보 두다멜이 로스앤젤레스(LA) 필하모닉을 떠나 2026년부터 뉴욕필 음악감독을 맡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계약기간은 5년이며, 연봉 등 계약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180년의 역사를 지닌 뉴욕 필이 히스패닉 지휘자와 계약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단 두다멜은 2025년에는 현재 뉴욕필 음악감독인 얍 판 츠베덴의 후임자 자격으로 뉴욕필을 지휘하고, 2026년 가을 음악감독으로 정식 취임한다. 얍 판 츠베덴은 2024년부터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음악감독을 맡는다.
두다멜은 클래식계에서 가장 몸값이 비싼 지휘자 중 한 사람이다. LA 필에서 280만달러(약 35억원)의 연봉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9년 28세의 나이로 LA 필 음악감독으로 발탁됐고, 이후 LA 필을 미국에서 가장 성공적인 악단으로 업그레이드 시켰다. 2021년 8월부터는 프랑스 파리 국립 오페라 음악감독도 맡고 있다.
두다멜은 ‘스토리가 있는 지휘자’다. 1981년 베네수엘라에서 태어난 그는 열 살 때 클래식에 입문했다. 저소득층 청소년들에게 무료로 음악 교육을 해주는 ‘엘 시스테마(El Sistema)’를 통해 처음 음악을 배웠다. 그러면서 엘 시스테마 창립자인 호세 안토니오 아브레우에게 지휘를 배웠다. 1999년 베네수엘라 시몬 볼리바르 청소년 관현악단의 음악감독을 맡았고, 2004년 말러 국제 지휘콩쿠르에서 우승해 실력을 인정받았다. 2007년 스웨덴 예테보리 교향악단 음악감독으로 국제무대에 첫발을 내디뎠고, 2009년 LA 필의 역사상 최연소 음악감독에 발탁됐다.
NYT는 5억5000만달러(약 6900억원)를 들여 전용 홀인 데이비드 게펜홀을 개보수한 뉴욕 필 입장에서 두다멜을 영입한 것은 적지 않은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거장이라는 점 외에도 뉴욕 필이 새로운 팬층을 확보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NYT는 두다멜이 미국프로풋볼(NFL) 슈퍼볼의 하프타임 쇼에 등장하고, 드림 워크스 애니메이션에 성우로 출연하는 등 대중문화계에서도 적지 않은 영향력을 지니고 있다고 전했다.
/kim67@classicbiz.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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