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들 구스비·박수예·이해수·한재민 ‘명기’ 얻었다...삼성문화재단 악기후원 선정

‘삼성 뮤직 펠로우십’ 뽑혀 올해부터 명품 현악기 지원???????
???????스트라디바리우스·과다니니 등으로 더 깊어진 연주 선사

김일환 기자 승인 2023.06.12 11:08 의견 0
랜들 구스비·박수예·이해수·한재민(왼쪽부터)이 삼성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악기 후원 프로그램 ‘삼성 뮤직 펠로우십’에 선정돼 올해부터 명품 현악기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삼성문화재단 제공


[클래식비즈 김일환 기자] 랜들 구스비(바이올리니스트)·박수예(바이올리니스트)·이해수(비올리스트)·한재민(첼리스트)이 ‘명기(名器)’를 얻었다. 이들 4명은 앞으로 스트라디바리우스·과다니니 등 명품 현악기로 더 풍성하고 깊어진 연주를 선사할 수 있게 됐다.

삼성문화재단은 악기 후원 프로그램 ‘삼성 뮤직 펠로우십(Samsung Music Fellowship)’의 2023년 신규 펠로우로 랜들 구스비, 박수예, 이해수, 한재민을 선정했다고 12일 밝혔다.

‘삼성 뮤직 펠로우십’은 연주활동에 적합한 악기를 만나지 못해 탁월한 예술적 역량을 온전히 펼치지 못하고 있는 전도유망한 연주자들에게 세계적인 명품 현악기를 무상으로 대여하는 사업이다. 연주자들이 음악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세계적인 음악가로 성장하도록 도움을 주고자 1997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각 펠로우는 연주활동과 음반, 국제 콩쿠르 입상 실적 등을 바탕으로 음악계 각 분야 전문가들의 추천과 검증을 통해 예술성, 음악활동 전반, 발전가능성을 다각도로 검토해 선정됐으며, 대여 받은 악기는 최대 5년까지 사용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삼성문화재단은 악기보험료 전액, 유지·관리비 등을 지원해 연주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에 앞서 2022년에는 명문 클래식 음반사 도이체 그라모폰(DG)과 전속 계약을 맺은 첫 한국인 여성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에게 1725년산 과르네리 델 제수 ‘ex-Moller’ 바이올린 대여를 시작했고, 국가대표급 현악사중주단인 노부스 콰르텟(첼리스트 이원해)에게 1715년산 마테오 고프릴러 첼로를 대여하며 독주자 중심의 지원에서 실내악까지 범위를 넓혔다.

이번에 펠로우로 선정된 4명의 연주자는 10대 중반의 신예 연주자부터 한국과 새로운 연결고리를 찾은 한국계 연주자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연주자로 구성됐다.

바이올리니스트 랜들 구스비(26세·1708년산 스트라디바리우스 ‘ex-Strauss’ 대여)는 재일교포 3세 한국인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한국계 미국인 연주자다. 2020년 클래식 음반 레이블 데카와 전속계약을 맺고 세계 음악계에 이름을 알린 그는 6월 롯데콘서트홀에서의 첫 내한 리사이틀을 통해 ‘어머니의 나라’에서 국내 음악팬에게 개성 있는 음악세계를 선보일 예정이다.

바이올리니스트 박수예(23세·1753년산 조반니 바티스타 과다니니 ‘ex-Hamma’ 대여)는 2017년 만 16세에 스웨덴의 명문 음반 레이블 BIS를 통해 ‘파가니니 카프리스 전곡’ 앨범으로 데뷔한 뒤, 지금까지 5장의 독주 및 협주곡 음반을 발표하며 시대를 아우르는 폭넓은 음악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지휘자 오스모 벤스케와 버르토크 바이올린 협주곡 등의 작업을 통해 디스코그래피를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비올리스트 이해수(23세·1590년산 가스파로 다 살로 대여)는 2018년 한국인 최초로 미국 프림로즈 국제 비올라 콩쿠르에서 만 18세의 나이로 1위에 오른 신예 연주자다. 베를린 한스 아이슬러 국립음대에서 타베아 치머만 문하에서 석사과정을 수학하며 독주자이자 열정적인 실내악 연주자로서 ‘커티스 온 투어’ ‘뮤지션스 프롬 말보로’ 등의 일원으로 활발한 연주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2022년 윤이상 국제 음악 콩쿠르 3관왕의 주인공인 첼리스트 한재민(17세·1697년산 조반니 그란치노 대여)은 2021년 에네스쿠 국제 콩쿠르 최연소 우승, 제네바 국제 콩쿠르 입상으로 음악 신동을 넘어 한국의 차세대 첼리스트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2022년 세계적인 클래식 매니지먼트사인 KD슈미트와 전속계약을 맺고 2023년 상반기 오클랜드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 룩셈부르크 필하모닉과의 협연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세계무대를 향해 나선다.

삼성문화재단은 1997년 바이올리니스트 오주영(현 카타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악장)과 캐서린 심(현 미국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오케스트라 단원)에게 악기 대여를 시작한 이래 백주영, 김지연, 신지아, 클라라 주미 강, 김상진, 리처드 용재 오닐, 이화윤, 백나영, 문태국, 제임스 정환 김 등 20여명의 연주자들이 거치며 한국의 정상급 연주자의 산실 역할을 수행해 왔다.

삼성문화재단이 보유하고 악기는 세계 3대 명품 바이올린으로 손꼽히는 ‘스트라디바리우스’ ‘과르네리 델 제수’ ‘과다니니’ 바이올린을 비롯해 ‘가스파로 다 살로’ 비올라, ‘마테오 고프릴러’ ‘조반니 그란치노’ 첼로, ‘루이지 만토바니’ 더블베이스까지 총 7대다.

이 악기들은 16세기 후반에서 18세기 사이 이탈리아 크레모나, 밀라노 등지에서 제작된 현악기로 오케스트라에도지지 않는 풍부한 음량, 각 악기가 가진 고유한 음색, 연주자에 따라 개성 있고 폭넓은 음악적 표현을 가능하게 하는 악기로 잘 알려져 있다. 기악 연주자들에게 악기는 ‘분신’이자 ‘메신저’로서 음악적 표현에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인 현악기들은 높은 희소성과 고가의 가격으로 인해 개인이 소장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삼성문화재단 류문형 대표이사는 “악기 후원 프로그램인 ‘삼성 뮤직 펠로우십’을 통해 세계를 무대로 활약하는 연주자들이 음악으로 경계 없이 소통하며 우리나라 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하기를 바란다”며 “이번에 선정된 펠로우들이 국내외 무대에서 한국의 문화적 위상을 높이며 훌륭한 예술가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삼성문화재단은 이외에도 뛰어난 재능으로 두각을 나타내는 예술 영재를 발굴하고자 한국예술영재교육원과의 협력으로 ‘영재 콘서트 시리즈’를 개최하고 있으며, ‘피아노 조율사 양성사업’ 등을 통해 한국 클래식 음악 발전의 기반을 마련하는데 필요한 지원을 지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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