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상·윤소영 15년만에 한무대 듀오연주...“절친 선후배 케미 보여 줄게요”

11월29일 ‘롯데콘서트홀 인 하우스 아티스트’ 공연
​​​​​​​베토벤·프로코피예프·바르톡·패르트의 대표곡 선사

김일환 기자 승인 2023.11.07 11:19 의견 0
피아니스트 이진상과 바이올리니스트 윤소영이 11월 29일 롯데콘서트홀에서 ‘롯데콘서트홀 인 하우스 아티스트’ 합동공연을 펼친다. ⓒ롯데콘서트홀 제공


[클래식비즈 김일환 기자] 피아니스트 이진상과 바이올리니스트 윤소영은 예원학교 시절부터 절친 선후배 사이다. 두 사람은 비슷한 시기에 독일 쾰른으로 유학을 떠나 함께 공부한 시간은 길지만 그동안 같이 무대에 설 기회는 많지 않았다.

올해 롯데콘서트홀의 ‘인 하우스 아티스트’에 선정돼 4월과 6월에 각각 자신들의 이름을 타이틀로 한 공연을 연 두 사람이 이번에 한 무대에 선다. 함께 공연하는 것은 무려 15년 만이다. 오는 11월 29일(수) 오후 7시 30분 롯데콘서트홀이다.

윤소영은 “15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각자의 길을 걸었고 음악적으로 서로 발전하고 성숙했다. 국내 관객들에게 둘의 연주를 보여줄 수 있는 첫 기회라 설렌다. 스타일이 다른 두 연주자가 어떻게 호흡을 맞추고 고전음악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어떻게 해석하고 표현하는지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프로그램이 알차다. 이진상과 윤소영은 루트비히 판 베토벤부터 세르게이 프로코피예프, 벨라 바르톡, 아르보 패르트까지 고전부터 현대에 이르는 다채로운 시대의 작품들 중 피아노와 바이올린의 선율이 개성과 조화를 이루는 작품들로 공연을 이끌어간다.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 8번 G장조(Op.30, No.3)는 그의 창작 활동 중기에 작곡된 작품 중 하나로 음악적 혁신과 창의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곡이다. 고전주의 양식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낭만주의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는데, 피아노와 바이올린 간의 조화와 균형이 어우러져 이진상, 윤소영 두 연주자의 긴밀한 호흡을 느낄 수 있다.

프로코피예프 ‘바이올린 소나타 1번 f단조(Op. 80)’는 프로코피예프가 남긴 2곡의 바이올린 소나타 중 한 곡으로 1938년에 착수했으나, 제2차 세계대전 탓에 중단됐다가 1940년에 완성됐다. 전쟁의 공포와 죽음의 불안 등 어둡고 심각한 정서가 환상적으로 묘사돼 있다. 현대 바이올린 소나타의 걸작으로 시정 넘치는 민요풍의 선율과 힘차고 예리한 음향이 고도의 기교 속에 잘 표현돼 있다.

멜로디를 곁들인 엄숙한 1악장, 힘차게 돌진하는 듯한 2악장, 몽상적 아름다움에 찬 3악장, 다이내믹하고 리드미컬한 4악장으로 구성됐다. 이 작품에서 피아노와 바이올린은 서로 다른 역할을 하면서 고루 분배된 주제와 화음, 그리고 풍부한 감정을 표현하며 피아노와 바이올린의 동등한 파트가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서정적인 순간에서 격렬한 드라마로 변화하며 특히 바이올리니스트 윤소영의 역동적인 연주를 만끽할 수 있다.

20세기 민속음악의 대표 작곡가인 바르톡은 작곡가이면서 동시에 피아니스트로 알려져 있지만 그는 민속 음악학자로서 20세기 음악에 큰 공헌을 했다. 이번 공연에서 연주할 바르톡의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위한 루마니아 민속 춤곡(Sz.5)’은 원래 헝가리의 트란실바니아 지방에 속해 있다가 루마니아 영토가 되어 버린 4개의 지방 비할, 토르다, 마르슈, 토론탈에서 수집된 6개의 춤곡을 토대로 해서 작곡됐다. 이 곡은 본래의 멜로디들을 그대로 따라 먼저 피아노곡으로 작곡됐고, 1917년에는 바르톡이 관현악을 위한 곡으로 편곡했다. 이 곡에 내재된 민속 음악의 감각적인 요소를 피아노와 바이올린이 훌륭하게 전달하며, 각 춤의 특징적인 리듬과 선율이 피아노와 바이올린의 선율로 풍부하게 표현된다.

아르보 패르트의 ‘프라트레스’는 1977년에 작곡된 작품으로 ‘Fratres’는 라틴어로 ‘형제들’을 의미한다. 실내악 버전으로 처음 작곡됐으나 이후 1980년에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버전으로 새로이 작곡된 후 다양한 편성으로도 편곡됐다. 이 곡은 변주곡 형식을 지니며 중세 오르간을 연상시키는 화음 패시지를 사용해 종교적인 엄숙함과 장대한 스케일의 음향이 압도하는 특징을 지닌다.

이 작품에서 피아노는 반복적인 패턴과 단순한 화음을 주요하게 사용하는데, 이와 같은 반복된 음악적 구조는 미니멀리즘의 중요한 특성 중 하나로, 패턴이 천천히 진행되면서 듣는 이로 하여금 집중하고 내면적인 여운을 느끼게 만든다. 또한 이 작품에서 바이올린은 선율적인 주제를 바탕으로 작은 변화와 장면 변화를 보여주고, 음색 변화를 통해 다채로운 감정적 층위를 만들어낸다.

특히 패르트의 ‘프라트레스’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폐회식 안무감독 및 2021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개폐회식 예술감독을 역임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차진엽의 콜라보레이션으로 연주와 미디어아트가 만나는 새로운 예술세계를 보여준다.

인 하우스 아티스트 시리즈 티켓가격은 R석 7만원, S석 5만원, A석 3만원이다.

피아니스트 이진상과 바이올리니스트 윤소영이 11월 29일 롯데콘서트홀에서 ‘롯데콘서트홀 인 하우스 아티스트’ 합동공연을 펼친다. ⓒ롯데콘서트홀 제공


한편 롯데콘서트홀이 2021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인 하우스 아티스트 시리즈’는 탁월한 음악적 역량을 겸비한 것은 물론 음악 안에서 자신만의 연주 철학과 개성을 추구하는 아티스트를 선정해 다양한 시도로 관객과 만나는 프로그램이다.

실력 있는 국내 연주자들의 활약이 세계적으로 활발해짐에 따라 롯데콘서트홀은 우수한 연주자를 통한 양질의 공연 콘텐츠를 확보하고, 연주자들이 다채로운 음악적 시도를 통해 한층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인 하우스 아티스트 제도를 시행해오고 있다.

롯데콘서트홀 인 하우스 아티스트가 다른 공연장의 상주아티스트와 차별되는 가장 큰 특징은 일반적인 리사이틀 무대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연주자 개인의 역량과 음악적 상상력, 예술적 성취를 위한 모험을 시도할 수 있는 음악의 장을 마련해주는 데 있다.

이를 위해 롯데콘서트홀은 예술가에게 각종 유형·무형의 혜택과 편의를 제공해 연주에 전념할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연주자는 상주예술가로서의 이름에 걸맞게 책임 있는 자세로 양질의 공연을 통해 관객에게 감동을 선사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

이러한 인 하우스 아티스트 제도는 궁극적으로 공연장, 연주자, 관객 모두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준다. 공연장은 상주아티스트 운영을 통해 안정적인 프로그램 확보할 수 있고, 아티스트 역시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 연주함으로써 자신들의 음악적 정체성을 확립하고 평소에 시도하기 힘든 과감한 음악적 도전을 펼칠 수 있다.

나아가 보다 세분화되고 다채로운 프로그램 안에서 일반 대중부터 클래식 애호가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호에 맞게 선택할 수 있어 관객의 저변을 넓히는 긍정적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kim67@classicbiz.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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