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왕자 결혼식 첼로 축주’ 세쿠 카네-메이슨 첫 내한...피아니스트 누나와 듀오공연

19세의 나이로 로열웨딩 축하 연주 존재감
12월 17일 롯데콘서트홀서 한국 데뷔무대
​​​​​​​브리지·쇼팽·라흐마니노프 첼로소나타 선사

김일환 기자 승인 2023.11.15 10:28 의견 0
첼리스트 세쿠 카네-메이슨이 누나인 피아니스트 이사타 카네-메이슨과 함께 오는 12월 17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첫 내한공연을 연다. ⓒ롯데콘서트홀 제공


[클래식비즈 김일환 기자] 클래식 음악계에서 남매, 형제, 자매가 함께 음악을 하는 풍경은 그리 드문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일곱 남매가 모두 음악의 길을 걷는 것은 역사적으로도 흔치 않은 일이다. 영국 출신의 카네-메이슨 가족은 일곱 남매가 모두 음악을 한다.

첫째 이사타는 피아노, 둘째 브라이마는 바이올린, 셋째 세쿠는 첼로, 넷째 콘야는 피아노와 바이올린, 다섯째 제네바는 피아노와 첼로, 여섯째 아미나타는 바이올린과 피아노, 막내 마리아투는 첼로와 피아노를 연주한다. 이중 첫째 이사타(피아노), 둘째 브라이마(바이올린), 셋째 세쿠(첼로)는 ‘카네-메이슨 트리오’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카네-메이슨 가족은 ‘브리튼스 갓 탤런트’, BBC1 ‘이매진’, BBC ‘스트릭틀리’ 등 여러프로그램에 출연했고, 2020년에는 ‘동물의 사육제’ 앨범까지 발매해 화제를 모았다. 리사이틀부터 7중주까지 다채로운 구성으로 연주 가능한 이들은 듀오 또는 트리오 등 다양한 조합을 통해 음악활동을 펼쳐가고 있다.

첼리스트 세쿠 카네-메이슨이 누나인 피아니스트 이사타 카네-메이슨과 함께 오는 12월 17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첫 내한공연을 연다. ⓒ롯데콘서트홀 제공


가장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첫째 이사타와 셋째 세쿠가 오는 12월 17일(일) 오후 5시 롯데콘서트홀에서 첫 내한공연을 갖는다.

첼리스트 세쿠 카네-메이슨은 2018년 19세의 나이로 영국 윈저성에서 거행된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의 결혼식에서 가브리엘 포레의 ‘꿈꾸고 난 후’, 슈베르트의 ‘아베마리아’ 등을 연주했고 세계에서 20억명이 이를 시청했다. 로열 웨딩 공연 후 ‘왕실 결혼식 첼리스트에 대해 알아야 할 5가지’라는 기사가 나올 정도로 세쿠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기도 했다.

세쿠는 7남매 중에서 가장 독창적인 아티스트다. 첼로뿐 아니라 작곡과 편곡도 직접 할 정도로 다재다능하다. 클래식뿐 아니라 재즈와 팝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영국의 클래식과 팝 차트를 모두 석권했다. 또한 세쿠는 영국 BBC 프롬스의 마지막 밤을 장식하는 ‘Last Night of the Proms’의 솔리스트로 2022~2023 연속 지명돼 참여했다. 22-23 시즌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 상주 아티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특히 그는 2016 BBC 영 뮤지션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1978년 콩쿠르 창설 이후 처음으로 우승한 흑인 연주자 기록을 세웠다. 아울러 그가 발표한 두 장의 솔로 앨범 ‘Inspiration’(2018)과 ‘Elgar’(2020) 모두 영국 클래식 차트 1위, 팝 차트 상위권에 오른 바 있다. 특히 사이먼 래틀과 런던 심포니와 함께 연주한 ‘Elgar’는 영국 종합 차트(Official UK Album Chart) 8위를 차지하며 첼리스트 역사상 최초로 종합 차트 10위권 내 안착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누나인 피아니스트 이사타 카네-메이슨 역시 2021년 번스타인 상 수상과 2020 오푸스 클래식 어워드 베스트 영아티스트 수상에 빛나는 신예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공연에서 세쿠와 이사타 듀오는 브리지, 쇼팽, 라흐마니노프의 첼로 소나타를 연주한다. 세쿠는 한 인터뷰에서 “브리지 첼로 소나타는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곡은 아니지만 놀라울 정도로 아름답고 가슴 아픈 곡이다”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또한 라흐마니노프 ‘첼로 소나타 가단조’는 2020년 BBC 프롬스 외에도 다양한 공연에서 세쿠와 이사타가 함께 자주 연주하는 곡이다. 세쿠는 클래식에 입문하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하는 곡으로 이 작품을 꼽으면서 “사실상 라흐마니노프의 모든 것”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첼리스트 세쿠 카네-메이슨이 누나인 피아니스트 이사타 카네-메이슨과 함께 오는 12월 17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첫 내한공연을 연다. ⓒ롯데콘서트홀 제공


공연을 앞두고 세쿠 카네-메이슨과 간단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함께하는 피아니스트이자 누나인 이사타 카네-메이슨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가족과 함께 연주하면 어떤 장점이 있나요.

“이사타와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같이 연주해왔기 때문에 첼로와 피아노 레퍼토리의 다수를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서로의 연주도 아주 잘 알게 됐죠. 이는 무대에 대한 이해와 신뢰가 크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단지 남매이기 때문이 아니에요. 그보다 중요한건 얼마나 오래 같이 연주했느냐 입니다. 함께 오래 연주했기에 연주자로서 우리는 서로 이해하고 신뢰할 수 있습니다.”

-이번 리사이틀은 소나타라는 전통적인 장르의 작품들을 선택했습니다. 이 곡들은 어떤 매력을 지닌 작품들인가요.

“세 작품 모두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놀라운 소나타들입니다. 그 중 시작을 알리는 브리지의 소나타는 가장 좋아하는 작품 중 하나입니다. 곡 안에 가득 들어있는 것들이 믿기 힘든 강렬함을 주는 곡이죠. 제 리사이틀 작품들 중 가장 덜 알려진 작품이지만 청중에게 새로운 것을 들려주기에 좋은 곡입니다. 쇼팽과 라흐마니노프는 둘 다 뛰어난 피아니스트였죠. 그래서 이 두 소나타의 피아노 파트는 굉장합니다. 둘 다 피아노와 함께 쓸 수 있는 유일한 악기로 첼로를 선택했어요. 굉장히 사랑스러운 일이죠. 두 작곡가 모두 첼로에 대한 특별한 애정이 있었을 거예요.”

- 몇 년 전까지는 아마티 형제들이 만든 첼로를 연주했고, 최근에 고프릴러가 만든 첼로로 연주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악기는 당신에게 어떤 가능성을 주나요.

“평소 악기로 새로운 사운드를 탐구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이 고프릴러의 첼로는 광범위한 색상과 가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제 연주 스타일을 예상할 수 있을 정도로 반응하는 놀라운 능력과 예술적으로 추구하는 바를 제시해주죠. 제가 표현하는 것을 완벽하게 구현하는 첼로를 찾는 것은 늘 저의 꿈이었는데, 이 꿈이 이루어졌습니다. 고프릴러의 이 첼로는 아주 드문 특별한 악기입니다.”

-당신을 비롯한 요즘 연주자들은 SNS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SNS 활동에 대한 당신의 견해가 궁금합니다.

“청중에게 다가가기에는 SNS가 도움되는 플랫폼이라고 생각하지만 음악을 배우는 데에는 절대 도움이 되는 도구가 아닙니다. 음악가에게 SNS 활동이 우선 순위가 되어서는 안되는 이유가 바로 이거죠. 음악을 위한 것이 아닌 소통을 위한 플랫폼임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kim67@classicbiz.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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