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는 엘가 ‘F’는 포레...이아라 재치 넘치는 바이올린 독주회 ‘알파벳 시리즈’

12월2일 JCC아트센터서 네번째 리사이틀
직접 해설 곁들여 ‘귀도 쏙쏙 머리도 쏙쏙’

민은기 기자 승인 2023.11.18 10:23 의견 0
바이올리니스트 이아라가 연주력뿐만 아니라 기획력까지 보여주는 ‘알파벳 시리즈’ 리사이틀의 네 번째 공연을 오는 12월 2일 무대에 올린다. ⓒ이아라 제공


[클래식비즈 민은기 기자] 바이올리니스트 이아라는 연주력뿐만 아니라 기획력도 뛰어나다. 자신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몇 곡을 선곡해 연주하는 공연이 아니라, 의미 있는 탐구정신이 녹아있는 리사이틀을 열고 싶었다. 그래서 ‘알파벳 시리즈’라는 재치 넘치는 타이틀의 독주회를 론칭했다. A부터 Z에 이르는 작곡가들의 대표곡을 자신이 직접 해설까지 하며 들려주는 콘서트다. ‘귀에 쏙쏙 머리에 쏙쏙’ 공연이다.

이아라의 야심찬 프로젝트가 벌써 네 번째를 맞았다. 오는 12월 2일(토) 오후 5시 JCC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리사이틀을 연다. 피아니스트 박휘암과 호흡을 맞춰 환상케미를 선사한다.

이번에는 알파벳 ‘E와 F’로 시작하는 이름을 가진 작곡가를 초이스했다. 에드워드 엘가(Edward Elga)와 가브리엘 포레(Gabriel Faure)다. 영국과 프랑스를 대표하는 작곡가들인데, ‘샹송(Chanson)’이라는 작은 제목도 달았다.

지난 7월 열린 ‘C와 D’에서는 로맨틱이라는 서브 타이틀로 아론 코플랜드, 안토닌 드보르자크, 클로드 드뷔시, 에른스트 폰 도흐나니의 곡을 연주했다.

1부는 엘가(1857~1934)의 시간이다. 이아라의 손 끝을 타고 섬세한 감수성과 아름다운 멜로디가 빛나는 ‘아침의 노래(Chanson de matin)’와 ‘밤의 노래(Chanson de nuit)’가 흐른다. 엘가하면 바로 떠오르는 ‘사랑의 인사(Salut D’Amour)’에 견줘도 전혀 뒤떨어지지 않는 소품들이다.

엘가는 처음에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밤의 노래’를 만들었는데, 출판사가 곡명을 프랑스어로 붙이면 악보가 더 잘 팔릴 것 같다고 제안했다. 그래서 ‘Chanson de nuit’이라고 달았고 예상은 적중해 히트곡이 됐다.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라고 하지 않는가. 대중들의 뜨거운 반응을 실감한 엘가는 이와는 반대되는 개념의 ‘Chanson de matin’까지 만들었다. 사업적 마인드도 충만한 엘가다.

그리고 이아라는 고전과 낭만 사이를 오간 ‘바이올린 소나타 e단조(Op.82)’도 선사한다.

2부는 포레(1845~1924)의 작품으로 준비했다. ‘꿈을 꾼 후에(Apres un Reve)는 원래 성악곡이지만 첼로·바이올린 버전으로도 널리 연주된다. 현실에서는 이루어질 수 없고 오직 꿈속에서만 가능한 사랑이라니. 이아라가 이 슬프도록 아름다운 선율을 어떻게 풀어 놓을지 설렌다.

이어 포레가 쓴 첫 번째 실내악곡인 ‘바이올린 소나타 1번 A장조(Op.13)’을 연주한다. 4악장으로 구성된 이 곡은 우아함을 잃지 않으면서도 격정적 매력이 넘친다. 1875~1876년 사이의 겨울에 작곡됐는데, 당시의 시대에 비해 진보적 느낌이 든다. 인상주의 음악과 모더니즘의 시대의 도래를 알리고 있는 듯하다. 빠른 3악장의 멜로디에는 재즈의 향기도 묻어난다.

바이올리니스트 이아라는 선화예술학교 재학 중 오스트리아로 유학을 떠났다. 인스부르크 Musikgymnasium을 거쳐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 국립음대에 16세에 입학해 Diplom을 취득했다. 독일 뮌헨 국립음대 학사 및 석사, 독일 뷔르츠부르크 국립음대 최고연주자과정(Meisterklasse-Konzertexamen) 입학 및 심사위원 만장일치 최우수 졸업했다.

독일 Alois Kottmann콩쿠르 1위, 이탈리아 Giovanni Alfredo Marcozig 2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신진예술가로 선정되는 등 바이올리니스트로서 다양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이외에도 독일 프랑크푸르트시장 초청 솔로 연주, 독일 아우그스부르크 Mozart Haus 초청 듀오 연주회 등의 연주를 통해 호평을 받았다.

현재 예술의전당 음악영재아카데미, 선화예중, 계원예중, 성신여대 평생교육원에 출강하고 있으며 명지대 문화예술원 객원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크로스챔버 단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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