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그모어홀 상주음악가의 더 깊어진 영국 감수성...노부스 콰르텟 ‘브리티쉬 나잇’ 리사이틀

엘가·월튼·브리튼 등 영국 현악사중주로만 공연
3월2일 5년만의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리사이틀

민은기 기자 승인 2024.02.13 10:00 의견 0
영국 런던 위그모어홀 상주음악가로 활약한 2023시즌을 보낸 노부스 콰르텟이 더 깊어진 영국 감수성으로 오는 3월 2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리사이틀을 연다. ⓒJino Park/목프로덕션 제공


[클래식비즈 김일환 기자] 한국 음악계가 자랑할 만한 현악사중주단 노부스 콰르텟이 영국 런던 위그모어홀 상주음악가로 활약한 2023시즌을 보내고 오는 3월 2일(토) 오후 5시 ‘브리티쉬 나잇(BRITISH NIGHT)’이라는 타이틀로 다섯 해 만에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무대에 선다.

바이올린 김재영·김영욱, 비올라 김규현, 첼로 이원해로 구성된 노부스 콰르텟은 지난 5년 동안 무려 4차례의 현악사중주 전곡연주 사이클, 런던 위그모어홀 상주음악가 선정, 인터내셔널 음반 발매 등 말 그대로 ‘초인적이다’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의 행보를 이어왔다.

한시도 안주하지 않았던 쉼 없는 담금질은 또 한 차례 높아진 팀의 위상을 가져다주기에 충분했다. 세계적인 앙상블들이 서로 앞 다투어 초청받고 싶어 하는 위그모어홀에 한국인으로서 최다 초청, 한국인 음악가로 최초 위그모어홀 상주음악가 선정이라는 이들이 전해준 낭보를 떠올려오면 노부스 콰르텟이 3월 공연을 앞두고 에드워드 엘가, 윌리엄 월튼, 벤저민 브리튼 등 세 명의 영국 작곡가들의 현악사중주 작품을 고르게 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닐 것이다.

예술가로서 끊임없는 추구와 탐구를 위한 원동력을 얻어 ‘나 자신을 또 뛰어넘는’ 일이 쉽지 않은 숙명과도 같은 과업이라고 한다면, 올해 17년 차가 되어 가는 노부스 콰르텟에게는 ‘꿈의 무대’ 위그모어홀을 비롯해 영국에서 마주한 수많은 음악적 경험은 이들을 다시 한 번 콰르텟을 시작하던 순수한 열정으로의 회귀와도 같은 순간이었다.

영국 런던 위그모어홀 상주음악가로 활약한 2023시즌을 보낸 노부스 콰르텟이 더 깊어진 영국 감수성으로 오는 3월 2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리사이틀을 연다. ⓒJino Park/목프로덕션 제공


전곡 연주 사이클 같은 초인적인 도전의 완주, 영웅적인 기록들에 젖어 있지 않고 또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네 연주자를 반겨준 음악적 영감의 공간, 영국이 낳은 세 작곡가의 현악사중주 작품을 연주할 예정이다.

아방가르드(avant-garde)로의 전위가 무르익던 시대에 거대한 흐름 속에서도 지켜졌고 발전했던 영국적(British) 감수성이 존재한다. 노부스콰르텟은 에드워드 엘가(현악사중주 마단조 Op.83), 윌리엄 월튼(현악사중주 가단조), 벤저민 브리튼(현악사중주를 위한 3개의 디베르티멘티, 현악사중주 2번 다장조 Op.36)으로 이어지는 영국음악, 더 나아가 근현대 현악사중주 음악의 발전상을 특유의 예리하면서도 절묘하게 균형감 있는 해석으로 선보인다.

비와 안개의 도시를 연상하며 우리가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우수와 멜랑콜리의 차원에서 더 나아가 영국 특유의 색채 속에서 노부스 콰르텟이 그간 닦아온 학구적인 레퍼토리를 또 한 번 확장하며 그간 현지에서 흡수하고 자신의 음악으로 체화시켜온 영국적 감수성을 통해 아티스틱한 변모를 기대해 봄 직하다.

한국 실내악의 새로운 역사라는 수식어의 무게를 잠시 내려놓고 네 음악가가 사랑하는 음악적 공간 영국에서 발견한 음악과 스스로 사이의 지극히 인간적인 이야기가 될 이번 리사이틀 ‘브리티쉬 나잇’은 총 3회에 걸쳐 통영국제음악당(2월 25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3월 2일),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3월 6일)으로 이어진다. 서울 공연 티켓은 예술의전당과 인터파크 티켓에서 예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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