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부스콰르텟 첫 스타트는 4·5·9·10번...‘베토벤 현악사중주 전곡연주’ 내달 시작

김규현 손 부상으로 연기된 두번의 공연 내년 개최
올해 세차례 콘서트로 ‘15년 찐우정 환상케미’ 선사

박정옥 기자 승인 2022.07.28 15:16 의견 0
김재영·김영욱·김규현·이원해로 구성된 노부스 콰르텟의 베토벤 현악사중주 전곡연주 첫 공연이 오는 8월 16일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열린다. Ⓒ목프로덕션


[클래식비즈 박정옥 기자] 세계 유명홀의 지속적인 러브콜을 받으며 국내외 무대에서 활약하는 현악사중주단 ‘노부스 콰르텟’이 지난 6월 멤버 부상으로 1회차·2회차 공연을 연기해야 했던 아픔을 딛고 오는 8월 16일(화)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드디어 베토벤 현악사중주 전곡(16곡) 연주 대장정의 포문을 연다. 첫 스타트에서는 4번, 5번, 9번 ‘라주모프스키 No.3’, 10번 ‘하프’를 연주한다.

김재영·김영욱·김규현·이원해로 구성된 노부스 콰르텟은 모험적인 앙상블이다. 2020년 멘델스존 현악사중주 전곡(6곡) 연주, 2021년 쇼스타코비치(15곡)와 브람스(3곡) 현악사중주 전곡연주 등 꾸준히 도전적인 리사이틀 레퍼토리를 매번 선보이며 독보적인 행보를 보였다. 그런 노부스 콰르텟이 올해 현악사중주의 최정점인 루드비히 판 베토벤의 현악사중주를 꺼내들어 많은 관심이 쏠렸다.

그러나 예기치 못한 불운이 닥쳤다. 6월 12일과 17일 예정됐던 공연이 멤버 부상이라는 암초를 만나 1회차와 2회차 공연을 내년 상반기로 미뤄야 했다. 하지만 이들은 큰 산과도 같은 음악적 과업을 앞에 두고 네 멤버가 더욱더 단단해지는 계기로 삼았다는 후문이다.

특히 비올리스트 김규현은 부상을 완전히 회복해 지난 7월 9일 평창대관령음악제에서 프랑스 현악사중주단 모딜리아니 콰르텟 비올리스트의 빈자리를 채우며 완벽한 컴백 무대를 선보였다.

현악사중주 음악의 구약으로 널리 불릴 정도로 베토벤의 열여섯 작품들은 독보적인 장르적 성취와 음악적인 가치로 세계적 현악사중주단들에게는 일생의 과업이자 최후의 목표점과도 같은 레퍼토리다.

김재영·김영욱·김규현·이원해로 구성된 노부스 콰르텟의 베토벤 현악사중주 전곡연주 첫 공연이 오는 8월 16일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열린다. Ⓒ목프로덕션


격변하는 시대상과 개인적인 병환, 그로부터의 정신적인 극복와 승화라는 베토벤의 삶이 현악사중주라는 장르에는 자전적인 성찰과 심원적인 정신의 경지가 표현돼 담겼기에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연주가들에게는 말 그대로 ‘영적인’ 음악 경험이자 도전으로 여겨진다.

그렇기에 실내악단이 자생하기에 결코 녹록하지 않은 음악시장에서 결성 15주년을 맞은 노부스 콰르텟이 뜻 깊은 순간을 맞아 선택한 이유를 여기서 찾을 수 있다. 이들에게 있어선 15년을 갈고닦으며 보낸 기다림을 지나 꺼내들게 된 베토벤이다. ‘지금의 노부스 콰르텟이기에’ 할 수 있는 선택이자 도전이라는 의미를 담아 베토벤이라는 큰 산 앞에 서 있는 노부스 콰르텟이다.

대한민국 실내악의 역사는 노부스 콰르텟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는 말처럼 노부스 콰르텟은 폭넓은 레퍼토리의 스펙트럼, 결코 타협하지 않는 높은 음악적 목표점을 무기로 쇼스타코비치, 멘델스존, 브람스 등 현악사중주 레퍼토리 큰 줄기들을 무려 전곡연주로 관통하며 확고한 음악세계를 구축해왔다.

작곡가의 고통과 정신, 삶을 관통하는 지난하고도 충분한 소화 과정을 거쳐야 진정한 베토벤 해석이 가능하기에 노부스 콰르텟은 올해 세 차례(8월 16일, 11월 11일, 11월 19일), 내년도 두 차례 이렇게 총 다섯 번의 무대로 베토벤 현악사중주 전곡을 선보인다.

현악사중주단에게 있어 평생 동안 계속해서 연구하고 지속적으로 놓지 않아야하는 음악으로 여겨지는 베토벤이기에, 이번 전곡 연주 시리즈는 연주자 본인들에게는 그간의 활동과 시간의 집대성이자 미래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기회다. 또한 관객들은 자랑스러운 한국 현악사중주단의 발전상을 목격할 수 있는 소중한 무대다.

프로그램 구성은 매회 공연에서 베토벤의 인생을 전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도록 모든 날짜에 초기, 중기, 후기의 작품을 고루 안배해 다양성과 넓은 시야를 담았다.

/park72@classicbiz.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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