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고흐 ‘별이 빛나는 밤에’는 어떤 음악과 어울릴까...국립심포니 청각·시각 결합 실내악 콘서트

‘고흐 작품으로 만나는 19·20세기 음악가들’ 2월29일 공연
호른 김홍박·피아노 문정재 등 객원연주자 참여 풍성 선율

김일환 기자 승인 2024.02.13 11:48 의견 0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는 시각과 청각이 어우러진 실내악 시리즈 ‘반 고흐 작품으로 만나는 19·20세기 음악가들’을 2월 29일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공연한다. 사진은 지난해 국립심포니가 선보였던 명화와의 컬래버 무대인 ‘사운드 팔레트’ 공연 모습. ⓒ국립심포니 제공


[클래식비즈 김일환 기자]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화가 중 한 명인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 위로 프랑스 인상주의 작곡가들의 음악이 흐르는 이색 콘서트가 열린다.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는 실내악 시리즈 ‘반 고흐 작품으로 만나는 19·20세기 음악가들’을 2월 29일(목) 오후 7시 30분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공연한다.

윤문영(플루트), 조연수(오보에), 임순원(클라리넷), 조기화(바순), 김홍박(호른), 김정(바이올린), 김아현(바이올린), 윤지현(비올라), 최정우(첼로), 문정재(피아노) 등 국립심포니 단원과 객원 연주자 등 10명이 앙상블을 이룬다.

이들은 드뷔시, 그리그, 풀랑크 등 프랑스 인상주의로 대표되는 작곡가들의 실내악을 반 고흐 작품과 엮은 무대로 색다른 음악 감상 경험을 선사한다.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는 시각과 청각이 어우러진 실내악 시리즈 ‘반 고흐 작품으로 만나는 19·20세기 음악가들’을 2월 29일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공연한다. 호른 김홍박(왼쪽)과 피아노 문정재가 객원연주자로 참여한다. ⓒ국립심포니 제공


공연의 포문은 톡톡 튀는 개성이 돋보이는 목관 5중주(플루트·오보에·클라리넷·바순·호른)가 연다. 드뷔시의 ‘작은 모음곡’은 4개의 손을 위해 작곡된 피아노곡이다. 특히 나른한 선율의 3악장 ‘미뉴에트’와 아기자기한 음악적 구성이 돋보이는 4악장 ‘발레’가 유명하다. 피아노곡을 목관 5중주로 만나보는 기회로 목관 특유의 매력을 발산한다. 객원으로 호르니스트 김홍박이 하모니를 이룬다.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협주곡으로 익숙한 프랑스 작곡가 풀랑크의 ‘피아노와 목관 5중주를 위한 6중주’가 무대를 잇는다. 앞선 선배들이 완성한 프랑스 인상주의에 대한 후배 작곡가의 해학과 풍자가 녹아 있다. 한 선율과 다른 선율을 오가는 변덕스러움이 듣는 이로 하여금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한다. 피아니스트 문정재가 특별출연한다.

그리그의 현악 4중주 1번은 드뷔시 고유의 인상주의 확립에 영향을 미친 곡이다. ‘노르웨이 4중주’로 불릴 만큼 작곡가 본향인 노르웨이의 광활한 풍광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그리그는 네 개의 악기를 단순히 선율악기로 치부하지 않고, 서너 개의 화성을 한 악기에 부여해 더욱 넓은 음향을 작품 속에 그려 넣었다. 4명의 국립심포니 단원은 하나의 작은 오케스트라가 되어 드넓은 노르웨이의 자연을 무대에서 펼쳐 보인다.

이번 무대의 백미는 시기에 따라 변하는 반 고흐의 작풍과 프랑스 인상주의 음악과의 연결에 있다. 고흐의 초기작 ‘감자 먹는 사람들’(1885)부터 대표작 ‘별이 빛나는 밤’(1889)에 이르기까지 그의 작품 50여 점이 무대를 가득 메우며 청각과 시각의 화려한 성찬을 펼친다. 각 곡마다 해설자 김세한이 나서 반 고흐의 삶과 작품을 설명하며 관객의 이해를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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