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음악의 매력 속으로...국립심포니 2월 공연 ‘아랑후에스 기타 협주곡’
밀로시 카라다글리치 유려한 기타 사운드 선사
샤브리에·드뷔시·라벨 곡으로 이국적 선율 연주
민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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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18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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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비즈 민은기 기자]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가 스페인 음악으로 2월을 장식한다. 다비트 라일란트 예술감독은 작곡가에게 샘솟는 영감을 선물해 주는 스페인 음악을 소개한다. 스페인 땅에 깃든 춤곡과 노래는 작곡가들의 호기심을 자극했고, 스페인의 전통은 새로운 음률에 실려 세상에 태어났다.
스페인의 전통적 리듬과 음향의 부활을 꿈꾼 샤브리에와 로드리고, 악기의 다채로운 음향을 탐구한 드뷔시와 라벨의 음악으로 만난다. 작은 사운드로 관현악 무대에서 주목받기 힘들었던 클래식 기타의 매력을 선보이는 무대이자 캐스터네츠, 색소폰, 첼레스타 등 다양한 악기의 향연으로 낯선 소리의 세계를 탐구한다.
국립심포니는 ‘로드리고, 아랑후에스 기타 협주곡’을 2월 2일(금) 오후 7시 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무대에 올린다.
먼저 에마뉘엘 샤브리에의 ‘에스파냐’로 포문을 연다. 프랑스 토박이였던 샤브리에는 스페인 여행을 마치고 난 뒤 그곳에서 접한 이국적 정취를 관현악곡 ‘에스파냐’에 기록했다. 훗날 구스타프 말러는 이 작품을 가리켜 ‘현대의 시작’이라고 할 만큼 단순한 선율이 스페인의 다채로움을 입고 화려하게 그려진다.
클래식 기타와 오케스트라가 만나는 호아킨 로드리고의 ‘아랑후에스 기타 협주곡’ 역시 눈길을 끈다. 무대에 오르는 기타리스트 밀로시 카라다글리치는 데뷔음반 ‘지중해(Mediterraneo)’의 발매와 동시에 영국 클래식 음반 차트 1위를 차지한 화제의 인물이다. BBC 뮤직 매거진 선정 ‘지난 세기 최고의 클래식 기타리스트 6인’에 이름을 올렸다. 국내 악단과의 첫 조우로 기대를 모으는 가운데, 기타의 유려한 기교와 오케스트라의 폭발적인 음향이 만나 관객의 귀를 사로잡을 예정이다.
2부에서 인상주의 작곡가 클로드 드뷔시와 모리스 라벨에게 영감이 된 스페인의 전통을 만난다. 먼저 연주될 드뷔시의 ‘관현악을 위한 영상’ 중 ‘이베리아’에는 스페인의 민속 리듬과 선율이 녹아 있다. 드뷔시가 스페인에 머문 것은 불과 몇 시간밖에 되지 않지만, 스페인의 이국적인 풍경은 그의 음악적 상상력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캐스터네츠와 탬버린 등 세비아의 춤곡 리듬과 목관·금관악기의 유머스러운 연주가 특징이다. 원곡은 제1곡 ‘지그’부터 제3곡 ‘봄의 론도’까지 총 세 곡의 모음곡이지만, 제2곡 ‘이베리아’를 따로 발췌해 자주 연주되곤 한다.
공연의 대미는 라벨의 ‘볼레로’가 장식한다. ‘볼레로’는 스페인의 민속춤이다. 작품은 스네어 드럼의 규칙적인 리듬에 맞추어 악기가 흩어졌다 모이기를 반복한다. 라벨은 클래식 음악에서 고정적으로 사용되어 오던 변주나 발전의 개념이 아닌, 반복과 확장으로 새로운 형식의 음악을 완성해 냈다. 섬세한 앙상블과 색소폰, 잉글리시 호른 등 특색 있는 악기가 눈길을 끄는 작품이자, 국립심포니의 각 악기군만의 독특한 매력을 발견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eunki@classicbiz.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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