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선혜 재치 넘치는 리사이틀...후고 볼프·에리히 볼프에 초점 맞춘 ‘비엔나의 늑대들’
작년 거암아트홀 개관공연 이어 5월18일 앙코르 무대
피아니스트 박상욱과 함께 매력적 리트의 세계로 안내
김일환 기자
승인
2024.04.12 16:10 | 최종 수정 2024.04.12 16:14
의견
0
[클래식비즈 김일환 기자] “이번 리사이틀은 좀 더 학구적이면서도 재치 있는 기획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보여주겠습니다. 성악가들이 사랑하는 작곡가 후고 볼프와 올해로 탄생 150년이 된 에리히 볼프의 잊힌 작품들까지 풍성하고 재미있게 구성했습니다.”
소프라노 임선혜가 ‘비엔나의 늑대들’이라는 감각적 타이틀의 음악회를 준비한다. 지난해 거암아트홀 그랜드 오픈 페스티벌의 히로인 임선혜가 다시 같은 무대에 올라 앙코르를 선물한다.
작년 개관 연주에서 세계적 피아니스트 세바스티안 비난트와 함께 18세기 유럽 악기 포르테피아노(fortepiano)를 소개하며 모차르트의 음악을 완벽하게 재현해 관객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았던 임선혜. 큰 사랑과 호응에 화답하듯 오는 5월 18일(토) 오후 5시 거암아트홀에서 시선을 사로잡는 테마로 팬들을 만난다.
● 후고 볼프·에리히 볼프의 작품으로 떠나는 오스트리아 여행
임선혜는 아주 매력적이고 아름다웠던 두 작곡가의 작품을 통해 19세기 오스트리아 비엔나로 우리를 안내한다. 40세 전후로 짧은 생을 살았지만 누구보다 뜨겁게 예술혼을 불태웠던 두 ‘늑대’들 후고 볼프와 에리히 볼프. 이들은 19세기 오스트리아의 예술 가곡을 최고의 반열에 올린 주인공들이다.
‘언어를 음악으로 재단하는 개성 있는 음악가’로 평가받는 후고 볼프(Hugo Wolf·1860~1903)는 독일 가곡사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이다. 240여편의 가곡을 남긴 그는 후기 낭만파의 대표 작곡가로, 600여편의 가곡을 남긴 슈베르트 이후 가장 방대한 양의 가곡을 작곡했다. 그의 가곡은 뫼리케, 아이헨도르프, 괴테 등의 시에 의해 만들어졌는데, 말의 억양과 악센트가 음악에 융화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그의 리트는 ‘말 맛’이 살아있다.
에리히 자크 볼프(Erich J. Wolff·1874~1915)는 당대 성악가들이 가장 선호한 반주자로 유명했던 유대인 작곡가다. 쇤베르크, 쳄린스키 등 유명 작곡가들과 활발히 교류했으며 그의 가곡은 1913년까지 영국 프롬즈 오프닝, 세계 최고의 지휘자 푸르트뱅글러의 무대 등 주요한 곳에서 수없이 오르며 사랑받았다.
그러나 1차 세계대전과 동시에 벌어졌던 잔혹한 유대인 말살 정책으로 인해 그의 작품들은 잊혀졌다. 전쟁 발발 1년 후 뉴욕에서 급사하여 그의 작품은 더 이상 볼 수 없었다. 하지만 시대를 풍미했던 그의 작품세계는 영원히 기억할만한 가치가 있다. 특히 올해는 탄생 150주년을 기념해 독일 음반사 낙소스와 독일 방송국들의 협업으로 그의 작품 약 170여곡의 리트 전곡을 7개의 음반으로 나누어 녹음하는 프로젝트가 열리고 있다. 이를 노래하는 일곱 명의 성악가 중 한명으로 임선혜가 선정됐다.
● 건반위에서 펼쳐질 매력적 춤...피아니스트 박상욱 무대도 관전 포인트
피아니스트 박상욱은 또 한 명의 ‘늑대’로 변신해 아달베르트 폰 골드슈미트와 알렉산더 폰 쳄린스키의 작품을 연주한다. 피아노 듀오 ‘신박’(신미정&박상욱)으로도 활약하고 있는 그의 스테이지 역시 이번 공연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그는 만 14세에 오스트리아로 유학을 떠나 유럽음악의 정수를 온전히 선보이는 매우 탁월한 피아니스트로 평가받고 있다. 때로는 휘몰아치듯이, 때로는 깊은 감성으로 건반 위에서 화려한 춤선을 보여주는 듯한 그의 선율 속에는 분명 두 늑대들의 DNA가 흐르고 있다.
소프라노 임선혜, 피아니스트 박상욱의 매력적인 하울링으로 우리를 설레게 할 이번 공연은 전석 8만원으로 인터파크에서 예매 가능하다.
/kim67@classicbiz.kr
저작권자 ⓒ ClassicBiz,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