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든·슈만·슈베르트 ‘터치’...김선욱 잠시 지휘봉 내려놓고 2년만에 피아노 앞으로

경기필 예술감독 7월 5일 리사이틀
​​​​​​​오랜시간 공고히 구축한 악상 선사

민은기 기자 승인 2024.04.15 16:06 의견 0
피아니스트 김선욱이 오는 7월 5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2년만의 피아노 리사이틀을 연다. ⓒ빈체로 제공


[클래식비즈 민은기 기자] 무대에 설 때마다 뚜렷한 자신의 색깔로 성숙해지는 음악세계를 선보이는 피아니스트 김선욱이 2년만의 피아노 독주 무대로 돌아온다. 올해부터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예술감독으로 활약하고 있는 김선욱은 7월 5일(금) 오후 7시 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서울 관객을 만난다. 그는 피아노와 지휘를 오가며 유럽과 아시아, 그리고 한국에서 본인이 ‘우주’라고 지칭하는 음악을 빠르게, 그리고 깊게 확장하고 있다.

이번 공연 티켓은 4월 16일(화) 오후 3시부터 예술의전당 유료회원을 대상으로 선예매가 시작되며, 17일(수) 오후 3시부터는 예술의전당과 인터파크를 통해 예매할 수 있다.

김선욱은 자신을 ‘음악을 연주하는 사람’으로 소개하곤 한다. 그만큼 그는 피아노라는 악기를 통해 음악을 능숙하게 연주하는 것을 넘어 음악의 구조, 흐름을 구현해내고 보여주는데 더 무게를 두고, 이를 위해 청중과 호흡하는 독주회를 특별히 여긴다.

피아니스트 김선욱이 오는 7월 5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2년만의 피아노 리사이틀을 연다. ⓒ빈체로 제공


오로지 음악에 매진하고 있는 그는 이번 공연에서 수많은 피아노 소나타를 남긴 하이든의 작품 중 가장 원숙한 고전 건반 소나타의 형식을 띄고 있는 E플랫 장조 소나타(Hob. XVI:49)로 문을 연다.

뒤이어 열성적인 플로레스탄과 몽상가 오이제비우스라는 대조적인 두 개의 자아를 오가며 작곡가 슈만 본인의 관념적 이상을 말하는 다비드 동맹 무곡집(Op.6)이 연주된다. 서로 다른 두 자아 사이에서 피어나 음악이라는 꽃으로 우리에게 남겨진 슈만의 이 작품은 피아노와 지휘를 오가며 셀 수 없이 수많은 음표를 감싸 안으며 음악가 김선욱이 맞이하고 있는 커다란 우주로 관객을 초대할 것이다.

프로그램의 피날레는 31세의 짧은 생으로 마감했지만 마지막까지 떠오르던 악상을 써내려간 슈베르트가 남긴 최후의 피아노 소나타(D.960)를 연주한다. 이 곡은 짧았지만 치열하게 음악만을 바라보며 살았던 슈베르트의 삶을 조망할 수 있는 대작이다. 곡의 곳곳에 등장하는, 모두를 숨죽이게 하는 페르마타(늘임표)와 쉼표의 정적은 작곡가의 시간을 활짝 열고 그의 삶을 떠올리며 음악의 본질을 떠올려 볼 수 있는 순간이기도 하다.

모든 사람에게 음악은 인생의 템포와 박자에 맞춰 같은 곡이어도 매번 색다르게 다가온다. 그리고 삶과 음악이 보다 다채롭게 변주되는 발전부에 발을 디딘 김선욱. 그가 준비한 이번 피아노 리사이틀은 음악가 김선욱이 오랜 시간 공고하게 구축하고 확장한 오늘의 악상을 더욱 진하게 그려낼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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