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비즈 민은기 기자] 서울시립교향악단은 6월 28일(금)과 29일(토) 롯데콘서트홀에서 ‘레이 첸의 멘델스존과 차이콥스키’ 개최한다. 영국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음악감독 바실리 페트렌코가 2주 연속으로 서울시향 지휘봉을 잡으며, 대만 출신 바이올리니스트 레이 첸이 이틀에 걸쳐 바이올린 협주곡 중 가장 유명한 두 곡을 선보인다.
먼저 독일 낭만파의 시조라 불리는 베버의 ‘오이리안테’ 서곡으로 문을 연다. 13세기 프랑스의 로망스 ‘아주 고귀하고 기사다운 느베르의 영주 제라르 왕자와 매우 고결하고 순결한 사부아의 공주 오이리안테의 이야기’에 바탕을 둔 오페라다. 헬미나 폰셰지가 쓴 대본 자체는 성공을 거두지 못했지만 베버의 음악은 영감이 풍부하다. 오늘날 오페라는 거의 상연되지 않지만 서곡만으로도 오페라의 분위기를 물씬 느낄 수 있어 서곡만큼은 연주회에서 단골 레퍼토리로 연주되고 있다.
이어 레이 첸이 28일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을, 29일 차이콥스키 바이올린 협주곡을 선보인다. 2023년 클래식 레볼루션에서 안드레아스 오텐잠머가 지휘한 서울시향과 브람스 협주곡을 협연했던 레이 첸이 올해는 멘델스존 협주곡과 차이콥스키 협주곡을 연주하며 ‘4대 바이올린 협주곡’을 섭렵하게 된다.
레이 첸은 2008년 예후디 메뉴인 콩쿠르와 2009년 퀸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국제무대에서 주목받았으며, 그의 첫 번째 음반인 ‘비르투오소’로 에코 클래식 상을 받았다. 레이 첸은 포브스에서 선정한 30세 이하 가장 영향력 있는 아시아인으로 이름을 올렸으며, 세계 유수의 오케스트라들과 협연하며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28일에 연주하는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은 역사상 불후의 명곡으로 손꼽히며, 바이올린의 열정적이고 아름다운 선율과 날렵하고 화려한 연주가 귀를 사로잡는다. 당대의 뛰어난 바이올리니스트 페르디난트 다비트에게 헌정됐으며,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에서 열린 초연 무대에서 다비트가 바이올린 연주를 맡았다. 오케스트라의 긴 서주 없이 곧바로 독주 바이올리니스트가 주제를 연주하고, 전 3악장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어 형식면에서 매우 독특한 작품이다.
29일은 러시아 음악의 거장 차이콥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들려준다. 차이콥스키의 단 하나뿐인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랄로의 ‘스페인 교향곡’에서 강한 영감을 받아 쓴 작품이다. 불타는 열정으로 빠르게 완성한 바이올린 협주곡은 고난도의 기교로 작곡 당시 연주가 불가하다는 평가를 받았고, 몇 년 후 빈에서 아돌프 브로드스키의 바이올린 연주로 초연됐으나 당시 세간의 혹평을 받았다. 서정적인 선율로 시작해 점차 바이올린의 화려한 기교가 펼쳐지며 바이올린의 애수 띤 선율이 일품이다.
2부에서는 독일 후기 낭만주의 음악을 대표하는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교향시 중 마지막 작품인 ‘영웅의 생애’를 선보인다. 지휘를 맡은 바실리 페트렌코는 ‘영웅의 생애’에 대해 “슈트라우스의 가장 자전적인 작품 중 하나다. 이 곡은 슈트라우스가 살아온 삶의 모든 희망, 행동, 꿈을 약 50분 정도의 시간 안에 아우르며, 오케스트라의 기량을 자랑할 수 있는 작품이다”라고 설명했다.
1부 ‘영웅’, 2부 ‘영웅의 적들’, 3부 ‘영웅의 반려자’, 4부 ‘전쟁터의 영웅’, 5부 ‘영웅의 업적’, 6부 ‘영웅의 고독과 성취’라는 여섯 장면으로 구성됐다. 4관 편성에 8대의 호른, 2대의 하프, 무대 밖 트럼펫, 수많은 타악기를 동원해 쌓아 올린 대작이다. 도입부에서부터 웅장한 선율로 좌중을 압도하며 영웅의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보여주며, 대편성의 화려한 화성과 정교한 오케스트레이션이 돋보인다. 작품에 대한 정교한 분석과 자신만의 스토리텔링이 독보적인 페트렌코가 펼칠 해석에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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