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브호른 슈만·내추럴호른 브람스...김홍박 첫 앨범 발매기념 독주회

7월5일 ‘슈만 앤 브람스’ 내놓고 13일 리사이틀
두 사람의 서로 다른 ‘새로움에 대한 반응’ 연주
음반 레코딩 함께 한 박종해·김재원도 무대에

민은기 기자 승인 2024.06.27 13:19 의견 0
호른 연주자 김홍박이 첫 정식음반 ‘슈만 앤 브람스(Schumann & Brahms)’ 발매를 기념해 오는 7월 13일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리사이틀을 연다. ⓒ목프로뎍션 제공


[클래식비즈 민은기 기자] 호른은 금관악기지만 둥글둥글 부드러운 음색 때문에 목관오중주(플루트·클라리넷·오보에·바순·호른)에 빠지지 않고 한자리를 차지한다. 왠지 부족한 목관의 음량을 채워주는 영양만점 악기다.

김홍박은 호른 연주자다. 일찌감치 마에스트로 정명훈의 ‘찜’을 받아 서울시향 호른 부수석을 역임(2007~2010년)했다. 이후 지난해까지 북유럽 명문 악단 오슬로 필하모닉에서 수년간 수석으로 활약하며 세계가 가장 주목하는 젊은 지휘자 클라우스 메켈레의 금관 라인의 중추역할을 맡았다. 고잉홈 프로젝트, KBS교향악단, 국립심포니 오케스트라 등 저명 오케스트라와 협연 무대를 가지며 솔리스트로서도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대 교수로서 제자들도 가르치고 있다.

김홍박은 오는 7월 5일 첫 정식 음반 ‘슈만 앤 브람스(Schumann & Brahms)’를 발매한다. 그리고 이를 기념해 오는 7월 13일(토) 오후 8시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리사이틀을 연다.

그는 낭만주의 시대의 두 작곡가 로베르트 슈만과 요하네스 브람스를 줄기로 삼았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두 사람의 배경 이야기에서 조금 벗어나, 공교롭게도 그들이 활동했던 때에 호른은 악기 자체의 역사에 있어서 가장 획기적인 변화를 겪었던 시기였음에 주목했다. 이런 포인트에 착안, 당시 새로워진 악기와 개량 전 악기 사이에서 탄생한 두 작곡가의 흥미로운 작품을 한자리에 모았다.

호른 연주자 김홍박이 첫 정식음반 ‘슈만 앤 브람스(Schumann & Brahms)’ 발매를 기념해 오는 7월 13일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리사이틀을 연다. ⓒ목프로뎍션 제공

원전악기에 비하면 개선된 음정의 안정성, 그리고 다양한 테크닉 구사가 가능한 지금의 모습이 되기까지, 호른이라는 악기는 여러 차례 중요한 변화를 겪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획기적인 개량을 거쳤던 시기가 바로 낭만주의 시대였고, 이 기간을 지나 악기는 유압밸브와 버튼식 키가 있는 우리에게 익숙한 모습을 지니게 된다.

김홍박은 호른의 그 큰 변화를 직접 겪은, 두 작곡가의 다른 성향만큼이나 서로 사뭇 달랐던 ‘새로움에 대한 반응’을 음악으로 풀어낸다. 또한 십수년 간 해외 여러 오케스트라에서 체화한 음악적 경험과 영감들을 이번 프로그램에서 선보이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슈만 앤 브람스’ 음반 녹음은 지난 5월 9일부터 11일까지 사흘간 통영국제음악당에서 진행됐다. 김홍박이 직접 슈만 해석에 대한 전폭적인 신뢰와 애정을 밝힌 파트너 피아니스트 박종해, 툴루즈 카피톨 오케스트라 악장인 바이올리니스트 김재원이 호흡을 맞추며 음반의 완성도를 높였다.

김홍박은 새로운 악기인 밸브 호른에 매료돼 이를 적극적으로 도입했던 슈만의 ‘아다지오와 알레그로(Op.70)’ ‘환상소곡집(Op.73)’ ‘세 개의 로만체(Op.94)’를 음반에 넣었다. 또한 호르니스트였던 부친 덕에 개량 전 내추럴 호른의 음색을 마음 깊이 품었던 브람스의 ‘호른 트리오(Op.40)’도 연주해 총 4곡으로 음반을 구성했다.

특히 밸브 호른의 안정적인 음정 구사와 테크닉을 느낄 수 있는 슈만의 ‘아다지오와 알레그로’, 호른을 피아노 삼중주에 도입해 실내악에 있어 호른의 위치를 재정립한 브람스의 ‘호른 트리오’ 등 주요 호른 작품을 한 앨범에 담았다는 점을 눈여겨볼 만하다.

김홍박은 앨범과 똑같은 프로그램으로 독주회를 연다. 레코딩을 함께했던 박종해, 김재원도 무대에 올라 한층 깊어진 음악적 교감을 유감없이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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