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클래식 토양 더 단단하게”...조성현·김두민·김홍박 ‘더 고잉홈 위크’ 스타트

7월30일~8월4일 롯데콘서트홀 6일간 공연
14개국 50개 유명 교향악단서 90명 출연

박정옥 기자 승인 2022.06.10 10:35 의견 0
플루티스트 조성현, 첼리스트 김두민, 호르니스트 김홍박(왼쪽부터)이 ‘고잉홈프로젝트’를 론칭하고 7월 30일부터 8월 4일까지 롯데콘서트홀에서 ‘더 고잉홈 위크’라는 타이틀로 콘서트를 연다. Ⓒ고잉홈프로젝트 제공


[클래식비즈 박정옥 기자] 지난 2018년이다. 플루티스트 조성현, 첼리스트 김두민, 호르니스트 김홍박은 평창대관령음악제의 페스티벌 오케스트라를 통해 처음으로 한 자리에 모여 연주했다. 그해부터 예술감독을 맡은 손열음의 아이디어로 탄생한 평창페스티벌오케스트라(PFO)는 해외 유수의 악단에서 활약하는 젊은 단원들로 꾸린 드림팀으로 국내에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붐을 일으키며 빅히트했다.

세 사람은 처음부터 죽이 잘 맞았다. 음악제는 끝났지만 장기적인 음악 비전을 공유할 수 있는 정규 악단 설립의 필요성을 절감하며 뜻을 모았다. 착실한 준비과정을 거쳐 지난해 말 비영리사단법인 ‘고잉홈프로젝트’를 론칭했다. ‘고잉홈(Going Home)’이라는 단체명은 해외 활동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 음악계에 시선을 돌리게 된 이들의 마음을 그대로 반영했다. ‘집으로’, 그 이름만큼 마음도 예쁘다.

주축이 된 세 아티스트는 모두 유럽 명문 오케스트라 수석 연주자로 활약했다. 조성현과 김두민은 각각 독일 쾰른 귀르체니히 오케스트라, 뒤셀도르프 심포니 오케스트라에서 종신 수석으로 활동하다 최근 연세대와 서울대 교수로 부임해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김홍박은 현재 노르웨이 오슬로 필하모닉에 재직 중이다.

이들의 목표는 뚜렷하다. “세계적 수준의 악단 조직, 다양한 레퍼토리로 정기 공연 개최, 차세대 음악인을 양성하는 멘토링 프로그램 등으로 한국 클래식 음악의 토양을 더 단단히 다지겠다”는 것이다.

그 첫 음악회가 오는 7월 30일부터 8월 4일까지 6일 동안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더 고잉홈 위크(The Going Home Week)’라는 타이틀로 열린다. 오케스트라 공연 4회, 실내악 공연 2회 등 모두 6번의 음악회를 준비한다.

독일, 프랑스, 스위스, 핀란드, 스웨덴, 벨기에, 오스트리아, 노르웨이, 미국, 캐나다, 일본, 중국, 한국, 호주 등 총 14개국의 50개 교향악단에서 활동하고 있는 음악가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메가 프로젝트러 모두 90명 정도가 출연한다.

포문을 여는 곡은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이다. 7월 30일과 31일 두 번 공연한다. 1913년 파리에서 초연 당시 경찰이 출동할 정도로 소동을 빚었던 이 문제작을 지휘자 없이 연주하는 파격적인 시도를 감행한다. 서울시향 악장을 지낸 불가리아 출신의 바이올리니스트 스베틀린 루세브가 리드한다. 또한 이 날 공연에는 ‘고잉홈프로젝트’의 모태가 된 평창페스티벌오케스트라의 최초 기획자인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쇼스타코비치의 ‘피아노 협주곡 1번’을 협연한다.

마라톤 갈라 콘서트 형태로 진행되는 8월 2일 공연에서는 무려 14명의 협연자가 등장하는 보기 드문 광경이 연출된다. 각기 다른 악기가 독주를 펼치다가 조금씩 그 편성이 커지며 마지막에는 모두가 함께 연주하는 장관이 펼쳐진다. 이 날 공연의 마지막 곡인 라벨 ‘볼레로’의 음악적 구성을 그대로 본 딴 것이다.

이외에도 한국 관악계의 스타들이 총출동하는 ‘그랑 파르티타’(8월 1일), 이 시대 최고의 하피스트로 평가 받는 시반 마겐이 함께 하는 ‘집으로’(8월 3일) 등 다양한 형태의 실내악 공연이 이어진다.

피날레(8월 4일)는 2011년부터 2018년까지 BBC 필하모닉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세계 음악팬의 큰 사랑을 받았던 스페인 출신 거장 지휘자 후안호 메나가 지휘하는 브루크너의 ‘교향곡 6번’이 장식한다. 오슬로 필하모닉의 호른 수석인 김홍박은 이 공연에서 R. 슈트라우스의 ‘호른 협주곡 1번’을 협연한다.

이밖에도 이번 ‘더 고잉홈 위크’에는 톱틀래스 연주자들이 대거 참여한다. 플루티스트 한여진(독일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 오보이스트 함경(핀란드 방송 교향악단 종신 수석), 클라리네티스트 조인혁(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종신 수석), 바수니스트 유성권(독일 베를린 방송 교향악단 종신 수석), 호르니스트 유해리(서독일방송교향악단 수석 발탁), 트럼페티스트 알렉상드르 바티(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트럼펫 종신 수석) 등이 출연한다.

이와 더불어 바이올리니스트 플로린 일리에스쿠(독일 프랑크푸르트 방송 교향악단 악장), 조윤진(독일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 종신 제2악장), 이직무(독일 서독일방송교향악단 제2바이올린 종신 부수석), 이재형(독일 베토벤 본 오케스트라 제2악장), 민서희(스웨덴 로열 스톡홀름 필하모닉 제2악장), 헝웨이 황(캐나다 밴쿠버 심포니 비올라 종신 수석), 루크 터렐(독일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 비올라 종신 수석), 문웅휘(독일 코부르크 극장 오케스트라 종신 수석), 부락 말랄리(독일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 더블베이스 종신 수석), 나오키 야스다(핀란드 방송 교향악단 종신 부수석) 등도 함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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