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음악이 이렇게 재미있는지 몰랐어요”...앙상블 아리 국내 첫 공연 관객 찬사
현대곡과 낭만곡 섞어 최고연주 펼쳐
안진 단장 친절한 곡 해설도 박수갈채
관객 참여형 앙코르 선사는 하이라이트
김일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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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03 18:12 | 최종 수정 2024.07.04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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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비즈 김일환 기자] “현대음악이 이렇게 재미있는지 몰랐어요. 새로움과 익숙함을 모두 느낄 수 있었던 귀한 음악회였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활동하는 앙상블 ‘아리(ARI)’의 국내 첫 공연에 관객의 찬사가 이어졌다. 지난 6월 28일 서울 용산구 일신홀에서 열린 아리 창단 10주년 기념음악회는 빅히트였다. 관객들이 가득 차 보조의자까지 준비해야 했다. 작곡가들도 “현대음악 콘서트에 이렇게 사람이 많은 것은 드믄 일이다”라며 놀라워했다.
2014년 론칭한 ‘아리’는 안진(작곡·기획), 송희근(바이올린), 정재희(비올라), 홍세라(첼로), 김샤론(피아노) 등 탄탄한 실력파 재미교포 음악인들로 구성돼 있다. 곽지원(바이올린)도 단원인데 이번 공연에는 참석하지 못했다. 이들은 뉴욕 줄리어드 음악원, 보스턴 뉴잉글랜드 콘서바토리, 독일 만하임 음대 출신들이다.
1부에서는 그동안 앙상블 아리가 협업해온 한국 작곡가 5명의 곡을 한국 초연하고, 2부에서는 낭만파의 절정인 슈만의 피아노 사중주를 연주했다.
강종희의 바이올린 소나타 ‘춘천 가는 밤기차(Night Train to Chuncheon)’는 클래식을 바탕으로 재즈와 팝의 요소까지 가미해 강원도 춘천의 풍경을 현대적 감성으로 표현했다. 조선희의 무반주 비올라 소나타 ‘해일(Heil)’은 세계 초연 작품으로 자연이 만드는 거대한 에너지를 선율에 담았다.
또한 재미교포 작곡가 위정윤의 ‘안개 속에서(In a Fog)’, 마이클 리의 ‘유령 브레이크 댄스(Ghost Break Dance)’, 안진의 ‘늘 그렇듯이, 그러나 다르게(The Usual, Unusually)’ 등의 작품을 통해 관객들은 다양한 음악적 표현을 폭넓게 즐겼다.
안진 단장의 친절한 곡 해설은 현대음악 감상의 진입장벽을 낮췄다. 그는 “현대음악 두려워하지 마세요. 짧습니다”라고 말한 뒤, 관객들이 쉽고 편안있게 음악을 즐길 수 있도록 팁을 줬다.
가장 재미있었던 것은 앙코르. 이번 공연을 위해 안 단장이 새롭게 편곡한 ‘강원도 아리랑’을 들려줬다. 안 단장은 관객들에게 ‘덩따~ 쿵따~’를 가르쳐줬고, 한목소리 추임새가 반주가 되어 앙상블 아리가 멋진 연주를 선사했다. 관객 참여형 앙코르를 펼친 셈이다.
앙상블 아리의 이번 콘서트는 최고의 연주자들이 최고의 기량으로 연주했을 뿐 아니라, 현대곡과 낭만곡을 함께 연주한 기획으로 그 여느 음악회와 달랐다. 관객들은 전문 음악인부터 처음 음악회를 온 사람들까지 다양했지만 모두가 즐거워하는 음악회였다.
/kim67@classicbiz.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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