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컬러스 카터 서울시향 포디움 데뷔...2년 연기 끝 슈만 교향곡 3번으로 첫 인사

코로나로 늦춰진 공연 8월9일 롯데콘서트홀 개최
​​​​​​​‘디바’ 헬레나 윤투넨은 ‘네 개의 마지막 노래’ 선사

민은기 기자 승인 2024.07.29 12:00 의견 0
스위스 베른 심포니 오케스트라 수석 지휘자이자 베른 오페라 음악감독인 니컬러스 카터가 8월 9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서울시향과 첫 호흡을 맞춘다. ⓒ서울시향 제공


[클래식비즈 민은기 기자] 스위스 베른 심포니 오케스트라 수석 지휘자이자 베른 오페라 음악감독인 니컬러스 카터가 서울시립교향악단과 첫 호흡을 맞춘다. 원래 지난 2022년 2월 데뷔 예정이었으나 코로나 19 때문에 연기된 공연이 드디어 열리게 된 것.

협연자로는 소프라노 헬레나 윤투넨이 출연한다. 그도 지난해 1월 서울시향과 두 번째 공연을 할 예정이었으나 연기돼 이번에 다시 한국 팬들을 만난다.

서울시향은 8월 9일(금) 오후 8시 롯데콘서트홀에서 ‘니컬러스 카터의 슈만 교향곡 3번’을 개최한다. 코로나 탓에 서울시향 포디움 데뷔가 미뤄진 오스트라아 출신의 지휘자 니컬러스 카터와 핀란드를 대표하는 소프라노 헬레나 윤투넨이 한여름 밤의 시원한 무대를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1981년생 스코틀랜드 작곡가 헬렌 그라임의 ‘자정 가까이’로 문을 연다. 이 곡은 헬렌 그라임이 영국 할레 오케스트라의 부작곡가로 있었던 시기에 할레 오케스트라의 위촉으로 2012년에 완성됐으며, D.H. 로렌스의 ‘주야 기도(Week-night Service)’라는 시에서 영감을 받았다.

곡은 연속된 네 개의 섹션으로 구성돼 있으며, 우울한 분위기와 곡 전체에 걸친 팡파르풍의 금관 패시지가 종소리를 연상시킨다. 높이 떠도는 달과 밤의 이미지가 성찰적이고 야상곡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한국 초연이다.

핀란드 출신의 디바 소프라노 헬레나 윤투넨이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네 개의 마지막 노래’로 8월 9일 서울시향 무대에 오른다. ⓒ서울시향 제공


이어 소프라노 헬레나 윤투넨이 리하르트 슈트라우스가 죽기 한 해 전에 작곡한 가곡집인 ‘네 개의 마지막 노래’로 오랜만에 서울시향 무대에 오른다.

윤투넨은 2011년 10월 서울시향과 현대 음악 시리즈인 ‘아르스 노바’(‘새로운 예술’이라는 뜻의 라틴어) 통해 처음 한국 관객을 만났다. 지난해 1월 오스모 벤스케 전 서울시향 음악감독 지휘로 시벨리우스의 가곡들을 노래할 예정이었으나, 벤스케 감독의 부상으로 프로그램이 변경되며 서울시향과의 두 번째 만남이 1년 넘게 연기됐다.

시벨리우스 아카데미에서 수학한 윤투넨은 모차르트 ‘마술피리’의 파미나에서 베르크 ‘보체크’의 마리까지 폭 넓은 레퍼토리에 걸쳐 찬사와 인정을 받았다. 북유럽을 대표하는 BIS와 옹딘 레이블로 시벨리우스 가곡에서 베토벤 교향곡 9번에 이르는 광대한 앨범에 참여해 왔으며, 사본린나 오페라 페스티벌의 푸치니 ‘나비부인’ 타이틀 롤과 프랑스 낭시 오페라의 코른골트 ‘죽음의 도시’에서 마리 역까지 출연하고 있다.

‘네 개의 마지막 노래’는 슈트라우스의 생애 마지막을 장식한 ‘백조의 노래’다. 헤세의 시에 곡을 붙인 1곡 ‘봄’, 2곡 ‘구월’, 3곡 ‘잠자러 가는 길에’와 아이헨도르프의 시를 노래한 4곡 ‘황혼녘에’는 다가온 죽음에 대한 감회와 삶에 대한 겸허한 상념이 오롯이 담겨 있어 깊은 울림을 준다.

가사로 채택된 헤세와 아이헨도르프의 시들은 공통적으로 죽음과 연관된 감회를 토로하고 있지만 슈트라우스는 특유의 탐미성과 낙천성을 잃지 않고 그 어느 때보다 풍부하고 간절하게 노래했다. 윤투넨이 시에 담긴 마음에 사무치는 고별의 정서를 어떻게 표현할지 기대된다.

니컬러스 카터의 지휘로 슈만 교향곡 3번 ‘라인’을 연주하며 대미를 장식한다. 이 곡은 슈만이 독일 서부 라인강 유역의 도시인 뒤셀도르프 음악감독으로 부임하면서 라인강의 모습에 영감을 받아 쓴 작품으로 라인강의 장엄한 풍경이 음악을 따라 수려하게 펼쳐진다.

카터는 2021년부터 베른 극장의 수석지휘자이자 공동 오페라 감독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최근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서 브렛 딘의 ‘햄릿’과 브리튼의 ‘피터 그라임’을 지휘했다. 함부르크 국립오페라와 베를린 도이치 오페라에서 카펠마이스터로, 클라겐푸르트 극장과 케른트너 오케스트라 수석지휘자를 역임했으며, 처음 그의 이름을 알린 오페라뿐만 아니라 콘서트 무대에서도 돋보이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메인 레퍼토리인 ‘라인 교향곡’은 총 5개 악장으로 구성돼 있으며, 로마시대 이래 독일 역사와 전설의 주요 무대였던 라인강 유역의 다양한 풍경과 색채를 투영해 놓은 듯한 회화적 이미지가 두드러진다.

1악장은 도도하게 굽이치는 강물의 흐름을 연상시키는 탄력적인 리듬, 영웅적 열정과 패기가 가득하다. 2악장은 렌들러풍의 온화한 스케르초로 목가적인 분위기가 흐르며, 3악장은 은은한 달빛 아래 부드럽고 상냥한 정취를 담고 있다. 4악장은 쾰른 대성당에서 본 대주교의 추기경 즉위식에서 영감을 받아 종교적 분위기가 가득하며, 5악장은 희망찬 미래를 향해 쏘아 올리는 축포를 연상시키는 축전적 분위기가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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