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비즈 민은기 기자] “음악은 ‘내가 연주해’라고 생각하는 건 정말 위험한 생각이에요. ‘우리가 연주’하는 거죠. 청중들에게 귀를 기울여야 하고, 그들도 내게 귀 기울여야 합니다. 우리의 대화는 양방향이어야 합니다.”
마리아 조앙 피레스가 한국 리사이틀 투어에 앞서 18일 서울 신사동 클래식 음반 전문점 풍월당에서 팬미팅을 열었다. 이날 행사를 마련한 풍월당의 박종호 대표가 질문과 진행을 맡았다.
대담에 앞서 먼저 피레스의 연주 동영상 감상시간을 준비했다. 프란스 브뤼헨이 지휘한 18세기 오케스트라 함께 공연한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번 2악장 ‘라르고’를 감상했다. 훈훈한 장면도 연출됐다. 박종호 대표는 꼬박 이틀 동안 그린 피레스의 초상화를 선물로 전달했다.
-독주자로서 한국에 온 것이 이번에 세 번째이신가요? 여행이 피곤하지 않으십니까? 당신에게 한국은 어떤 나라입니까?
“한국에 오게 돼 행복합니다. 세 번째 인가요? 시차 때문에 피곤하지만 누구나 겪는 일이니까요. 최선을 다하기 위해서 왔습니다. 한국에 대한 지식이나 인상을 말하기 위해선 좀 더 머물러야 하지만, 우선 사람들이 따뜻하고 친절하며 매우 열려 있어요. 온라인이나 워크숍 등으로 한국 학생을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아주 지적이면서도 섬세해서 감사했던 기억이 나요. 이 나라에 대해서 충분히 알지는 못하지만 아주 오래전, 30년쯤 이었던 것 같아요. 기차를 타고 딸과 바닷가 마을과 어촌 등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는데 무척 즐거웠습니다.”
포르투갈 출신의 피아니스트 마리아 조앙 피레스는 1944년생이다. 올해 80세. 2022년 내한해 슈베르트와 드뷔시의 작품으로 반세기 넘게 리사이틀을 기다려온 한국 팬들의 갈증을 달래 주었다. 그리고 9월 20일(금)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두 번째 리사이틀을 준비하고 있다. 협연으로는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1996년),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2013년), 스코티시 체임버 오케스트라(2014년),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2016년) 등과의 연주가 보도 기록에 남아있다.
-이번 투어에서 한국의 대도시에서만 연주하는 것이 아니라, 적지 않은 지방 도시에서도 연주하는 점은 무척 고맙게 생각합니다. 어려운 점도 있을 텐데 이런 일정에 대해서 말해주세요.
“사실 제가 잘 모르는 곳에서 연주할 예정입니다(웃음). 이후 대만 연주를 하고 다시 한국에 옵니다. 바로 마티아스 괴르네랑 같이 연주를 하기 위해서 인데요. 이 연주가 의미가 있는 건 제가 리트(독일 예술가곡) 연주를 좋아하기 때문이에요. 그와 처음 연주를 같이 했을 때 깊은 음악적 경험이 있었는데 그 이유는 마티아스는 진짜 슈베르트에 대해서 표현하고 싶은 무언가가 제대로 있는 음악가이기 때문이에요. 늘 무언가를 배우게 되는데 저에게는 진짜 대단한 일이에요. 어떤 리사이틀은 제가 즐길 수 있기는 하지만, 저는 언제나 무대를 누군가와 나누는 것을 좋아해요. 심지어 혼자 연주할 때도 저는 제 무대를 관객들과 나눈다고 생각합니다. 관객들과 무대를 나누는 것도 무척 좋지만 다른 음악가들과 무대를 나눌 때 모든 게 좀 더 쉽게 느껴져요.”
피레스는 9월 20일(금)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을 시작으로 21일(토) 아트센터인천 콘서트홀, 26일(목) 대전예술의전당 아트홀, 27일(금)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 29일(일) 강동아트센터 대극장 한강에서 독주회를 연다. 그리고 10월 26일(토)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는 괴르네와 슈베르트의 ‘겨울나그네’를 공연한다.
-제가 당신 연주를 마지막으로 본 것은 지난해 8월 루체른 페스티벌에서 였습니다. 연주 후 예고 없이 클라우디오 아바도(1933~2014)를 추모하면서, 예정에 없던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21번 2악장을 연주했어요. 객석의 사람들이 모두 마음속으로 울었다고 생각하는데 왜 그런 일을 했는지 얘기해 주실 수 있나요?
“왜 그걸 선택했는지 말하는 건 늘 어려워요. 관객들은 우리의 퍼포먼스, 즉 공연 자체를 선택하지요. 음악은 늘 나누는 것이에요. 새로운 게 아니라 음악은 늘 대화 같은 거예요. 음악가의 솔로 플레이가 아니고, 당신들이 거기서 뭔가 하는 것도 아니고, 거기서 벌어지는 일도 아니지요. 모든 음악의 이유는 거기에 대화가 있기 때문입니다. 작곡가, 지휘자, 오케스트라 그리고 청중들과의 대화입니다. 자신의 에고(ego)와의 대화가 아니라 인생, 고통, 행복, 모든 걸 나누는 게 연주입니다. 작품 선택의 이유는 그 작품을 제가 좋아하고 또 사람들도 좋아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었어요. 모든 선택이 반드시 고민을 동반하는 건 아니고, 페스티벌 당시는 리허설을 짧게 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선택으로 이어진 거예요. 음악가들이 ‘내가 연주해’ ‘내가 해’라고 생각하는 건 정말 위험한 생각이에요. ‘우리가’ 연주하는 거죠. 청중들에게 귀를 기울여야 하고 그들도 내게 귀 기울여야 하고 우리의 대화는 양방향이어야 합니다(박수).”
-당신은 한국에는 주로 모차르트, 슈베르트, 쇼팽 그리고 드뷔시의 전문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들을 많이 연주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거기 이유가 있어요?(청중 웃음) 모르겠는데요. 라흐마니노프 같은 작품은 제가 연주 못해요. 제 손이 작다는 아주 실제적인 이유 때문이지요. 누구에게나 조금 더 끌리고 좋아하는 작곡가가 있어요. 우리의 성품, 감성, 캐릭터 등이 누군가에게 끌리게 만듭니다. 저는 스페셜리스트라기 보다는 그 음악들을 사랑하고 배우기 좋아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피레스는 이번 내한 리사이틀에서도 쇼팽을 골랐다. BBC의 음악 프로듀서로 30년이 넘게 활약한 영국의 유명 칼럼니스트 스티븐 플래이스토우는 그라모폰지를 통해 ‘10인의 위대한 쇼팽 피아니스트’(2021년 5월)를 언급했는데 이 중엔 피레스의 녹턴 앨범이 있다. “쇼팽이 음반 만드는 것을 좋아했을지는 모르겠지만, 피레스의 녹턴을 음반으로 만드는 것은 분명히 허락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라는 평가를 했다.
미국의 클래식 음악 방송인 WQXR도 ‘20개의 에센셜 쇼팽 레코딩’(2018년 1월)을 추리면서 피레스의 녹턴 앨범을 리스트에 포함시켰다. 발매 당시 그라모폰 초이스에 뽑힌 이 앨범은 “피레스는 불타는듯한 명료함으로 쇼팽의 위상에 대한 우리의 감각을 강화하고 새로운 가능성의 범위를 창조했다”라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이번에 연주되는 녹턴 작품 중 초기작인 ‘Op.9’의 세 곡(1번, 2번, 3번)은 작곡가의 순수한 판타지와 상상력이 솔직하게 녹아있으며, ‘Op.27’의 두 곡(7번, 8번)은 각각 어둠과 밝음을 상징하는 의미와 함께 좀 더 심오한 피아니즘을 지향한다. 유작으로 남은 ‘Op. posth. 72-1(19번)은 작곡가의 초기작이기는 하나 솔직한 느낌으로 전달되는 슬픔과 이어지는 사색이 묘한 대조를 이루는 명곡이다.
-모차르트는 70년을 치셨어요. 지금 치는 곡들을 7세 때부터 친 건데 연주가로서 당신은 궁극적으로 어떤 연주를 지향하시는지 묻고 싶습니다.
“제가 아주 어릴 때부터 모차르트 작품을 친 거 아시죠? 다섯 살에 모차르트 소나타로 무대에 섰죠. 제가 독일에서 7년간 공부하는 동안 한 번도 모차르트를 치지 않았어요. 모차르트를 한동안 안쳤던 기간들이 있어요. 모차르트만 천재는 물론 아닙니다. 베토벤 같은 천재 작곡가도 있죠. 모차르트는 제게 늘 흥미를 불러일으켰는데 그 다양성 때문이었어요. 감정의 다양한 면이 한꺼번에 다가와요. 예를 들면 기쁨과 눈물, 고통과 빛이 한 프레이즈에서 같이 옵니다. 이런 경우는 정말 드물어요. 슈베르트는 슬픔을 표현하면 그걸 받아들여요. 상반된 감정을 한꺼번에 받아들이는 거, 이게 모차르트 작품의 흥미로운 부분이에요. 일반적인 사람들은 하기 어려운 거죠.”
모차르트는 이번 리사이틀의 후반부에 연주한다. 피레스가 불과 7세의 나이로 공개 연주회에서 연주했던 작품이 바로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이었고, 온라인상에서 엄청난 바이럴(모차르트 협주곡으로 런치 콘서트 무대에 올랐는데, 오케스트라가 연주한 작품 K.466은 정작 자신이 준비한 K.488과 전혀 다른 곡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성공리에 연주를 마친 에피소드)로 화제가 된 작품도 모차르트의 협주곡 무대였다. 협주곡 뿐 아니라 모차르트의 피아노 소나타는 피레스의 이름 뒤에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작품이다.
영국의 펭귄 가이드북에서는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작품집에 대해서 이렇게 평가했다. “마리아 조앙 피레스는 스타일리시하면서도 훌륭한 모차르트 연주자다. 그는 항상 세련되면서도 고전적인 감성이 부족하지 않으며, 생동감 있는 상상력을 가지고 있다. 침착함과 표현적인 감성 사이에서 이상적인 균형을 이루며, 그가 하는 모든 일에 자연스러움을 전달한다”고 말했다.
이번 무대에서 연주되는 소나타 두 곡은 그 비중과 음악사적 의미 등에서 상반된 성격을 띠고 있다. ‘10번 C장조 K.330’은 가볍고 명랑한 기분과 그 안에 숨어있는 민감한 뉘앙스들이 매력으로 작용하는 사랑스러운 작품이다. ‘13번 내림B장조 K.333’은 보다 대규모의 형식을 지니고 있으며, 주제의 사용법과 구상 면에서 협주곡을 연상시키는 스케일로 듣는 이들에게 청각적 포만감을 선사한다.
-언젠가 해외 인터뷰에서 피아니스트로서 당신은 자신의 몸을 다스리는 것의 중요성을 말씀하신 것을 들은 기억이 있습니다.
“테크닉을 받아들이고 발전시키는데 있어 신체는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몸의 테크닉을 기르고 균형을 가져가는 게 정말 중요해요. 예를 들면 손의 테크닉은 실제로 음악을 만드는 테크닉이 아니에요. 우리가 배우는 몸의 테크닉은 정말 중요한데, 우리 몸은 일종의 악기고, 감정은 이 악기를 통해 발산되기 때문이에요. 기교를 가지고 악기를 통해 소리를 낸다고 생각하지요. 인간의 몸에 대해 잘 알면 더 연주를 잘 할 수 있어요. 인체의 척추를 생각해보세요. 바이올리니스트처럼 서서 연주하는 음악가들을 생각해보세요. 실제로 그들이 몸에 대해서 더 잘 알고 있어요. 어린이들에게 손을 이용해서 잘 치는 방법을 가르치는 건 잘못된 방식이라고 생각해요. 가르치는 방식 또한 너무 중요합니다. 우리의 음악을 잘 보존하고 살아있게 만드는 부분에서요. 커리어를 강조하면서 가르치는데, 커리어와 예술을 혼동해서 생각하는 건 정말 위험한 일이에요. 커리어엔 예술이 없어요. 예술은 독립적으로 존재해요. 사람의 표현은 실제로 인간적이지 않은 것들이 많아요. 영적인거나 우주, 이런 걸 생각해 보세요. 그래서 어린이들에게 음악을 가르치는 건 큰 책임감을 요구하는 일이에요. 콩쿠르 같은 것만 강조하게 되면 예술과 상관없는 길로 가게 되지요. 지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두 가지를 다 해내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제가 어렸을 땐 그게 그렇게 어렵지 않았어요. 의문을 가지지도 않았고 우리가 들이는 모든 노력이 상대적으로 쉬웠어요. 그러나 요즘은 모든 것이 비교입니다. 이건 좋고 저건 나쁘다고 하죠. 난 이게 좋아 저게 좋아하면서. 아무도 진정한 누군가의 생각에 대해서 말하지 않아요. 정말 당황스럽죠. 그래서 예술이 신성한 거라 생각합니다.”
-음악가들은 화려한 드레스에 헤어스타일을 하는데, 마나 면으로 된 듯한 옷에, 낮은 신발, 그리고 짧은 머리를 하십니다. 영혼의 구루(guru)를 보는 듯한 느낌을 보는데 그에 대해서 얘기해 주세요.
“저의 옷 입는 방식요? 별로 좋지 않죠(웃음). 그다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아요. 제가 좋아하는 색감이 있고 대체로 심플한 것을 좋아해요. 저의 존재를 표현하는 것을 골라요. 다들 좋아하는 걸 고르잖아요. 좋아하지 않는 걸 고르는 사람은 없잖아요. 영혼의 구루요? 아니에요. 저는 아직도 최선을 다해 배우는 걸요. 날마다 삶을 위해 더 배우려고 노력해요. 우리는 자주 중요한 것을 늦게 하기도 하는데, 그 이유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것에 방해를 받기 때문이에요. 뒤늦게 삶을 이해하는데 노력을 하게 되어요. 우리의 영적인 것이 바로 우리 그 자체입니다. 아이가 있으면 함께 대화를 만들어 나가야 해요.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성장하는 거예요. 성장을 원하는 아이와 대화를 할 때 진짜 교육이 시작되는 거죠. 선생님들은 뭔가 아는 것을 모르는 사람에게 가르친다고 생각합니다. 뭔가를 알아가는 데 이해의 레벨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잖아요. 동등한 위치에서 같이 시작하는 겁니다. 아이에게 악기를 가르친다고 생각해보세요. 대체로 우리가 안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먼저 가르치잖아요. 소리를 내는 방식을 가르치기 이전에 소리를 발견하게 돕는 거죠. 그렇지만 이 모든 가르침들은 다 연결돼 있어요. 물론 우리의 가르침이 늘 최고일수 없기도 하지만, 제가 아이들을 가르칠 땐 우선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정작 피아노와 직접 상관없는 일들을 먼저 해요. 다양한 사운드들이 만들어내는 이야기, 사운드들 간의 관계를 깨닫도록 도와줍니다. 그렇게 안하는 음악 선생님들을 비난하는 게 아니라, 우리 모두 관계를 만들어낼 때 실수를 한다는 것을 말씀드리는 거예요. 저는 마스터클래스를 잘 하지 않는데, 마스터클래스라는 단어를 보세요. 마스터가 모르는 사람을 위해 하는 거라는 뜻이잖아요. 무지한 사람, 그리고 마스터는 누가 결정하는 건가요? 균형 잡힌 생각이 아니에요. 좋은 것은 같은 레벨에서 서로 시작하는 거예요(박수).”
-포르투갈 벨가이스 센터(Belgais Center For Arts) 오픈과 운영에 감동받았던 사람입니다. 평생 모은 재산을 투자하시고 학생들과 함께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벨기에의 파르티투라 프로젝트 같은 교육 활동도 잘하고 계신가요?
“이러한 프로젝트들을 새롭게 발전시켜 나가는 것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교육을 위해 새로운 발견을 많이 하고 싶었어요. 저도 교육과 고전적 형태의 학교, 그리고 새로운 형태의 학교에 대해서 많이 배웠습니다. 오직 음악 교육 만에 대한 얘기는 아니에요. 뇌과학 분야의 사람들과 협업하며 몇 가지 중요한 발견들을 하기도 했어요. 벨가이스 센터는 제가 40년 전에 설립했는데 물론 제가 살기도 하는 곳이고요. 다양한 예술 분야의 사람들이 서로 만나서 많은 것들을 교환하면서 균형을 찾아가는 곳입니다. 과학 분야를 다루기도 하지만 대체로 예술 분야의 많은 컨퍼런스와 미팅들이 있고 영화 같은 다양한 장르의 예술을 이야기해요. 예를 들면 2~3주 함께 머물며 오직 ‘프레이즈’라는 한 가지 주제를 탐구하기도 해요. 프레이즈 자체가 쉽지 않은 개념이잖아요. 어떻게 발전시켜야 하는지 생각하는 것도 어렵고, 음악의 첫 음이 어떻게 프레이즈로 연결되는지 생각하는 것도 어렵고, 그 결과 그게 단순히 물질적인 표현이 아니라 어떻게 좀 더 영적인 표현이 되는지를 생각하죠. 우리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거나 뒤에서 보이지 않게 영향을 주는 것을 이야기합니다. 어떻게 프레이즈를 생성하고 사용하는지 등등. 프레이즈가 영화에 적용된다면, 미술에 적용된다면 어떻게 표현될 것인가를 이야기 합니다. 실험적 콘서트 같은 것도 했는데, 아티스트만 알고 청중들은 모르는 것들을 청중들과 함께 대화로 풀어나가며 이해를 돕는 프로젝트였습니다.”
-오늘 연주를 안 하시는 건 압니다. 그래도 피아노 조율까지 했는데.
“(진행자가 즉석에서 연주를 요청하자 피레스는 정중하게 거절함) 오늘은 우리 대화를 하는 거고 연주를 요청하시면 약간은 강제적으로 한다는 느낌이네요. 너무 연출된 쇼 같은 느낌이에요. 연주와 대화를 섞는 건 좋은 방법은 아닌 것 같아요.”
팬미팅이 끝나고 피레스는 단체사진을 촬영하고 사인회를 마쳤다. 팬들과 굿바이 한 뒤, 피레스는 행사가 열렸던 장소로 다시 올라와서 1시간여 동안 모차르트와 슈베르트를 연습했다.
-아침에 일어나시면 무엇을 드시고, 어떤 명상을 하시고, 어떤 운동을 하나요?
“제 일생은 매일 변화하죠. 연주 여행을 하니까요. 겨울에는 불을 지펴요. 불 만들어 따뜻하게 만드는 걸 좋아해요. 제가 늘 가장 먼저 일어나는 사람이라 사람들을 위해 아침을 준비해요. 보통 1시간 정도 걷고 집에 오면 쌓여 있는 일들을 하고, 예를 들면 가드닝과 미팅을 하고, 전화를 받고, 오후엔 주로 연습을 해요. 해야 할 일을 마치고 나면 조금 더 자유로움을 느껴서 주로 오후에 연습을 하고 어떤 땐 레슨을 하기도 해요. 보통 하루에 2시간 정도 연습을 하는데 저한테는 그 정도가 좋아요. 이 시간은 모두에게 같은 기준은 아니에요. 제 아이들이 어릴 때 터득한 기술이랄까요. 빠르게 연습을 집중해서 하는 방식을 알게 되었어요. 제가 연주 여행을 다닐 땐 아주 달라져요. 연습, 걷기, 연주한 지역 발견하기 등등을 합니다. 제 인생은 사실 아주 평범해요, 여기 계신 분들이 가지고 계신 인생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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