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를 넘어 ‘극락급’에 이른 아이유...서른한살 가수 분석한 첫 음악 평론

언론인·음악평론가 조성진 ‘아이유를 읽는 시간’ 출간
​​​​​​​전문가 80여명 생생 인터뷰 등 원톱 보컬 A~Z 담아

민은기 기자 승인 2024.08.09 09:53 | 최종 수정 2024.08.09 09:57 의견 0
가수 아이유를 분석한 음악 평론 ‘아이유를 읽는 시간’이 출간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담엔터테인먼트 제공


[클래식비즈 민은기 기자] <‘Love wins all’을 들으며 이제 명실공히 탁월한 제작자·프로듀서로서 본격적인 길로 가고 있단 생각이 들었다. 아이유는 보컬리스트로선 ‘최고’를 넘어 ‘극락급’이다. 이제 훌륭한 가수로서 다 완성된 것 같다.>(‘Part 3 우리가 만난 아이유: 전문가들이 생각하는 아이유’ 중에서)

국내 최초 아이유 음악 평론인 ‘아이유를 읽는 시간’(한스미디어·2만3000원)이 출간됐다. 이 책에서 가수 겸 보컬트레이너 박선주는 아이유를 ‘최고를 넘어 극락급’이라고 말했다. 모두의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적확한 표현이다.

372쪽의 이 책은 아이유의 발성·가창과 음악 전반을 집중 분석한 평론에서부터 데뷔 때부터 현재까지 아이유와 관련한 A부터 Z까지 모든 사항을 담아낸 말 그대로 아티스트 아이유에 대한 완벽한 바이블이다.

언론인 겸 음악평론가인 저자 조성진은 80여명이 넘는 관계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방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정리했으며 평론가, 실용음악(보컬) 교수, 보컬트레이너, 작곡‧편곡자 등을 통한 전문적 깊이와 다양한 시각으로 아이유 음악을 분석했다.

또한 이 책을 통해 처음 공개되는 아이유의 비하인드스토리는 팬들에게 읽는 즐거움을 더해준다. 아이유는 아이돌 그룹이 대세인 음악계에서 ‘나 홀로 존재감’을 발휘하는 희귀한 캐릭터다.

<아이유는 처음부터 솔로였다. 수많은 쟁쟁한 팀들 사이에서 솔로로 등장해 홀로서기에 성공한, 정말 대단한 아티스트다. PC를 사용해 ‘오려두기’ ‘복사하기’ ‘붙이기’ 등 편리한 작업 방식을 뒤로하고 아이유는 원고지로 작업하는 빈티지한 방식과 닮아 있다. 원고지 감성을 근간으로 하지만 ‘옛것’의 고집이 아니라 ‘지금 가장’ 트렌디한 걸 원고지에 담는 작업을 병행한다는 점에서 세대 불문 폭넓은 사랑을 받고 있기도 하다. 이 모든 건 아이유만의 예술적 집중력, 몰입의 미학에서 나오는 것이라 말하고 싶다.>(‘Part 1 아이유의 의미: 깊이를 알 수 없는 몰입의 미학’ 중에서)

<미니 2집 ‘IU...IM’은 정규앨범 1집을 발표하던 아이유 초기의 특징, 사랑스런 ‘국민 여동생’의 면모가 잘 드러나 있다. ‘아침 눈물’ ‘기차를 타고’ 등 열여섯 살 고교생이 소화하기에 벅찰 수 있는 감정 처리가 많은 앨범이다. 어린 신인 가수지만 이만큼 잘한다는 기획자·프로듀서의 자신감이 엿보이는 부분이기도 하다.>(‘Part 2 아이유의 시간: 앨범을 통해 본 아이유의 발성·가창 변화와 특징’ 중에서)

올해 7월 아이유 공식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는 971만명을 넘어섰다. 솔로 가수로서 이만큼 적극적인 팬덤을 지니고 있는 아티스트는 없다. 말 그대로 독보적이다. 그는 무려 5장의 정규앨범과 6장의 미니앨범을 보유한 음악가다.

나이는 31세지만 디스코그래피의 양과 질로 본다면 이미 ‘중견’ 가수다. 여기에 싱글 및 각종 콜라보 음원, OST까지 합치면 200여곡에 달한다.

비슷한 또래의 가수들이 정규앨범 1〜2장 또는 미니 앨범 몇 장 발표한 게 대부분인 점을 감안하면 아이유가 음악적으로 얼마나 치열한 행보를 걸어왔나 짐작할 수 있다.

언론인 겸 음악평론가인 조성진은 국내 최초 아이유 음악 평론인 ‘아이유를 읽는 시간’을 출간했다. ⓒ한스미디어 제공


<아이유에겐 ‘빈티지’와 ‘트렌디’함이라는, 양립하기 힘든 두 감성이 아름답게 공존하고 있다. 2013년 정규 3집 ‘Modern Times’는 20세기 스윙 빅밴드의 이디엄을 21세기의 트렌디한 감성으로 재치 있게 풀어낸 작품이다. ‘Modern Times’를 기점으로 아이유의 빈티지+트렌디한 정서적이며 작법적 접근은 시간이 지나며 더욱 무르익어 갔다. 그리고 이러한 감성이 노골적으로 절묘하게 잘 드러난 것이 ‘꽃갈피’와 ‘꽃갈피 둘’이란 두 장의 리메이크 앨범이다.>(‘Part 1 아이유의 의미: 깊이를 알 수 없는 몰입의 미학’ 중에서)

<아이유는 바로 이러한 ‘정규’와 ‘미니’ 앨범의 일반적 개념뿐만 아니라 더욱 확대된 형태로 두 스타일을 가장 모험적이며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아이유의 정규앨범과 미니앨범은 콘셉트나 동선 예측이 불가능할 만큼 작품마다 독자적인 작가주의가 빛을 발한다. ‘CHAT-SHIRE’를 비롯한 일련의 미니앨범은 곡 수만 ‘미니’일 뿐 작품의 깊이와 다양성이란 점에선 정규앨범 못지않은 최상의 퀄리티다. 어느 것 하나 가볍게 접할 수 없는 작품 세계다.>(‘Part 2 아이유의 시간: 앨범을 통해 본 아이유의 발성·가창 변화와 특징’ 중에서)

아이유는 한국 음악이 보여주는 하나의 장르가 됐다. 그는 수많은 아이돌이 탄생하고 명멸해간 시간 속에서 자신만의 가치를 오롯이 빛내며 지금보다 앞으로의 행보에 더욱 기대를 갖게 하는 몇 안 되는 아티스트다.

이 때문에 아이유가 만들어 온 시간을 살펴보고 앞으로 만들어 갈 시간을 생각해보는 것은 대한민국 음악의 미래를 한발 앞서 엿보는 것과도 같다.

<정규 4집 ‘Palette’로 아이유는 음악적 깊이와 감성 표현, 그리고 이젠 발성 스킬을 초월했다고 할 만큼 노래를 ‘부르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완벽하게 ‘연기’하는 ‘베스트 오브 베스트’ 아티스트로 자리했다. ‘Palette’는 20대 아이유의 예술적 감수성이 가장 높게 구현되고 있는, 한국 대중음악사에 빛나는 명반 중의 하나다. ‘밤편지’ ‘잼 잼’‘이 지금’ ‘사랑이 잘’ 그리고 타이틀곡인 ‘팔레트’와 ‘이름에 게’까지 어느 것 하나 가볍게 지나칠 수 없는 진정한 ‘웰메이드’ 명품의 보고다.>(‘Part 2 아이유의 시간: 앨범을 통해 본 아이유의 발성·가창 변화와 특징’ 중에서)

이 책에서는 5장의 정규앨범과 6장의 미니앨범 및 디지털 싱글과 듀엣/콜라보 음원들, 그리고 2장의 리메이크 앨범에 이르기까지 총 124곡을 모두 리뷰했으며 윤일상(작곡가·음악감독), 최철호(드라마 음악감독), 박선주 등 여러 스페셜리스트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최대한 전문적 깊이와 다양한 시각을 반영했다.

곡마다 아이유가 사용한 발성 방식, 그리고 창법 스타일이 어떻게 변해가고 있고 그 곡에선 왜 그런 발성으로 노래했는지, 곡 가사와 딕션 연출의 특장점, 사용한 코드 보이싱의 의미 등등 다양한 각도에서 심도 높은 분석을 시도했다. 관심도가 높은 몇몇 유명 곡은 전문가들의 평을 더 많이 담으려고 했다.

<아이유는 이미 그 자신이 높은 수준의 문장가, 문인이다. 아이유의 탁월한 가사 쓰기는 이미 많은 히트곡이 증명한다. 특히 ‘밤편지’ 가사는 고등학교 국어 교사들이 수업 중에 예제로 사용할 만큼 명문으로 알려져 있다. ‘스물셋’ 등 여러 곡에서 아이유는 당시 자신의 나이와 생각 감성에 잘 맞는 내용을 가사로 풀어내는 역량이 대단하다. 향후 ‘서른셋’ 또는 ‘이제 마흔’ 등등 30〜40대 아이유의 가사는 또 어떻게 그려질지 기대하지 않을 수 없게 한다.>(‘Part 1 아이유의 의미: 깊이를 알 수 없는 몰입의 미학’ 중에서)

신간 ‘아이유를 읽는 시간’은 200자 원고지 2000매 분량의 방대한 원고를 담았다. 특정 아티스트를 음악적으로 가장 정밀하게 들여다보는 음악 출판 사상 최초의 시도고 아티스트 당사자에게는 자신의 모든 걸 담은 기록이자 유산이다.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예약 판매가 시작된 지 일주일 만인 지난 7월 29일 알라딘 서점 예술 분야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으며, 정식 발간 후 일주일이 지난 현재 교보문고, 알라딘, 예스24 등 전국 주요 서점 예술 분야 베스트셀러 5위권에 랭크되어 여름 서점가의 화제작으로 주목을 끌고 있다.

초기에 서적을 구매한 층에서 남성 비중이 높다는 부분도 특이점이다. 인터넷 서점 알라딘의 구매 독자 분포를 보면 이 책의 구매층은 대부분 20대부터 50대까지인데 남녀 비중이 6:4 정도의 비율로 남성 구매자가 많은 편이다.

아이유의 팬덤이 전국적이고 초등학생부터 50대 이상의 중장년까지 넓게 분포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보여주는 부분이다. 인스타그램, 유튜브, 블로그 등에서도 팬들의 구매 후기가 이어지며 첫 아이유 음악 평론집에 대한 높은 관심도를 증명하고 있다. 8월 폭염도 아이유 앞에선 속수무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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