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룻밤 놀이처럼 시작된 모의재판서 죄를 실토...서울시극단 9월27일부터 ‘트랩’ 공연

스위스 작가 프리드리히 뒤렌마트의 단편소설 원작
김명기·남명렬·손성호·강신구·김신기·이승우 등 출연
​​​​​​​하수민 연출 “관객이 마치 배심원이 된것처럼 동참”

박정옥 기자 승인 2024.08.12 10:02 | 최종 수정 2024.08.12 10:06 의견 0
서울시극단은 하반기 첫 작품으로 스위스 작가 프리드리히 뒤렌마트의 단편소설 ‘사고’를 원작으로 한 ‘트랩’을 9월 27일부터 10월 20일까지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선보인다. 가운데부터 시계방향으로 남명렬, 강신구, 김신기, 손성호. ⓒ세종문화회관 제공


[클래식비즈 박정옥 기자] 하룻밤 놀이처럼 시작된 모의재판서 내 죄를 실토하게 되는 연극이 무대에 오른다. 관객들도 마치 배심원이 된 듯 극에 적극 몰입한다.

세종문화회관은 서울시극단의 하반기 첫 작품으로 스위스 작가 프리드리히 뒤렌마트의 단편소설 ‘사고(Die Panne)’를 원작으로 한 ‘트랩’을 9월 27일부터 10월 20일까지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선보인다.

프리드리히 뒤렌마트(1921~1990)는 스위스 출신의 소설가이자 극작가로 독일어권 극문학을 주도하며 ‘노부인의 방문’ ‘물리학자들’ ‘로물로스 대제’ 등의 희곡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그는 특유의 기괴하고 과장된 전개로 부조리한 현실을 더욱 부각하며 자신만의 고유한 극작론을 펼쳤다.

‘사고’는 그의 연극이론이 가장 잘 반영된 작품으로 꼽히고 있으며 그 자신도 자신의 가장 잘된 작품의 하나로 꼽고 있다. ‘사고’는 세 개의 다른 장르 버전이 있다. 동명의 방송극과 소설이 1956년에 발표됐다. 그리고 1979년 희곡으로 출간됐으며 같은 해에 자신의 연출로 하나우의 빌헬름스바트에서 초연됐다.

‘트랩’은 우연히 벌어진 모의재판에서 인간의 숨은 죄를 추적하는 블랙코미디다. 주인공 트랍스(김명기)는 출장길에 자동차 사고로 조용한 시골마을에 묵게 된다. 집주인(남명렬)은 재판놀이를 하며 삶의 활력을 찾는 퇴직한 판사다. 그는 과거 검사(강신구), 변호사(김신기), 사형집행관(손성호)이었던 친구들을 소개하며 트랍스에게 모의법정 놀이에 함께할 것을 제안한다. 트랍스는 피고로 참여하게 되고 신문 과정에서 미필적 고의에 의한 그의 과거 행적이 드러난다.

서울시극단은 하반기 첫 작품으로 스위스 작가 프리드리히 뒤렌마트의 단편소설 ‘사고’를 원작으로 한 ‘트랩’을 9월 27일부터 10월 20일까지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선보인다. 가운데부터 시계방향으로 김명기, 강신구, 손성호, 남명렬, 이승우, 김신기. ⓒ세종문화회관 제공


이번 작품은 ‘육쌍둥이’ ‘슈미’를 연출하고 ‘새들의 무덤’으로 제45회 서울연극제에서 대상을 수상한 하수민 연출이 맡았다. 또한 연극, 무용, 뮤지컬을 넘나들며 다양한 무대를 보여주는 남경식 무대디자이너가 관객이 배심원으로 참여하는 느낌을 체감을 할 수 있는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의상은 연극 ‘천개의 파랑’ 뮤지컬 ‘더 트라이브’ 등에서 활약한 EK디자이너가 맡고, 창극 ‘패왕별희’ 창극 ‘춘향’ 등의 김종한 분장디자이너가 함께해 미학적 요소를 더할 예정이다.

트랍스 역을 ‘햄릿’ ‘스카팽’ ‘만선’ 등에서 열연한 김명기가 맡고 묵직한 존재감의 남명렬, 손성호가 서울시극단 단원 강신구, 김신기, 이승우와 함께 안정적인 관록의 연기를 펼친다.

하수민 연출은 “‘트랩’은 작품의 제목이 뜻하는 ‘사고’처럼 작고 평범한 일상 속에서의 우연한 ‘사고’들을 다루지만 그 속에는 인간에 대한 다양한 관찰과 관점, 삶에 대한 진지한 철학을 담고 있다”며 “액자 속 연극이 아니라 관객이 마치 배심원이 되어 모의재판에 함께 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고선웅 서울시극단장은 “우리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 죄를 짓는다. 잘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 설득의 과정이 너무나 흥미진진하고 냉혹하다”라며 작품의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연극 ‘트랩’은 세종문화회관 및 서울시극단 공식 SNS를 통해 공연에 대한 소식을 확인할 수 있다.

/park72@classicbiz.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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